다사다난했던 2018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야구계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한 해이지만, 올해도 800만 관중을 돌파하면서 여전히 KBO리그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SK 와이번스가 두산 베어스를 꺾고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지난 10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으로 올 시즌 KBO리그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연말을 맞이해 10개 구단이 어떻게 한 시즌을 보냈는지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세 번째 팀은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8위로 시즌을 끝낸 LG 트윈스다. 공격과 수비에서 힘을 실어줄 외부 FA 김현수의 가세로 5강 후보로 급부상했지만, 김현수의 '원맨쇼'만으로는 포스트시즌에 올라갈 수 없었다. 믿었던 마운드에서도 많은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시름하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두산전 연패를 좀처럼 깨지 못했고,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이 되서야 연패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LG의 추락에 있어서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중요할 때마다 두산에 발목이 잡힌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단순히 성적만 떨어진 것이 아닌, 라이벌로서의 자존심까지 구겨졌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LG가 얻고 잃은 것들, 그리고 내년 시즌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까지 짚어보려고 한다.
 
오지환 "1점이요" 2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2회말 2사 3루에서 LG 오지환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18.9.27

LG 오지환ⓒ 연합뉴스

 
꼬이기 시작하더니 와르르... '기본기' 부족까지 드러낸 LG

NC 다이노스와의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줬으나 개막 이후 4월까지 31경기에서 18승 13패를 기록, 두산과 SK에 이어 3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같은 기간 동안 팀 평균자책점(3.82), 팀 타율(0.297)은 모두 리그 1위였다.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문제는 5월 이후였다. LG가 자랑하는 굳건한 마운드에 균열이 생기면서 5월 팀 평균자책점이 5.46까지 치솟으면서 NC(6.9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헨리 소사와 타일러 윌슨, 임찬규 등 선발 투수들은 어느 정도 분전했지만 불펜이 흔들렸다. 정찬헌(5월 10경기 1승 2패 3세이브 ERA 2.70)을 제외하면 고우석, 진해수 등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이 대부분 좋지 않았다. 특히 셋업맨 역할을 해줘야 하는 김지용(5월 10경기 1승 2패 1홀드 ERA 8.44)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결국 한 달간 26경기 12승 14패로 5할 승률을 맞추지 못한 채 5월을 끝내야만 했다.
 
 2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초 LG 선발 차우찬이 역투하고 있다. 2018.9.27

LG 차우찬ⓒ 연합뉴스

 
6월 들어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안타깝게도 좋은 분위기를 오랫동안 이어갈 수 없었다. 7월 22경기 9승 13패로, 개막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주축 투수들의 피로가 쌓일대로 쌓였고, 이는 7월 들어 팀 성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7월 20일~22일 두산과의 잠실 3연전 싹쓸이 패배가 뼈아팠다. 한때 7점 차로 앞서던 경기를 불펜의 난조로 내줘야 했던 7월 21일(LG 10-17 패배) 경기는 올 시즌 LG에 최악의 경기였다.

특히 두산이나 SK처럼 상위권 팀들과 맞붙을 때 기본기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드러났다. 투수들을 도와줘야 하는 야수들의 잔실수가 연이어 나오는가 하면, 세밀함도 한 수 아래였다. 단순히 몇몇 선수의 슬럼프였다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하루 이틀만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일부 팬들이 '김현수 같은 야수가 5~6명이 있어야 LG가 안전하게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다'는 웃지 못할 농담을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LG 8연패 탈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2-10로 승리를 거둔 LG 트윈스의 투수 정찬헌과 포수 유강남이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LG 트윈스의 투수 정찬헌과 포수 유강남(자료사진)ⓒ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끝난 이후에는 팀의 기둥이나 다름이 없는 김현수가 부상으로 시즌을 접으면서 큰 전력 손실을 입었다. 그 사이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세 팀이 좋은 흐름을 이어갔고, 결국 LG는 세 팀에 밀려 8위까지 떨어졌다. 화려했던 출발과 달리 마무리는 그저 초라하기만 했다.

가치 입증한 김현수, '재발견' 채은성, 묵묵했던 윌슨... LG의 성과는?
 
 21일 오후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5회초 1사 LG 김현수가 안타를 치고 있다. 2018.6.21

LG 김현수의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8위 LG에도 분명히 성과는 있었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역시나 거액을 들여 영입한 김현수다. 국내 최고의 외야수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적어도 5강 이상의 성과를 낼 것이라는 팀의 기대가 현실이 되지 못했을 뿐 개인 성적만 봤을 땐 흠 잡을 데가 없었다. 다만 외국인 타자 가르시아의 부상 등 내야진 사정 때문에 김현수가 1루에서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대해선 결코 웃을 수 없었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LG가 다시 한 번 고려해봐야 할 부분이다.

지난해보다 발전된 기량을 뽐낸 채은성의 재발견도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타율 0.331 OPS 0.927 25홈런 119타점으로, 구단 프랜차이즈 역사상 한 시즌 최다 타점을 기록했다. 팀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이만한 수준급 우타 외야수를 찾기 어렵다. 아직 수비에서는 좀 더 안정감이 요구되지만, 타자로서의 채은성은 점점 완성형에 가까워지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의 호투를 빼놓을 수 없다. 26경기 동안 170이닝을 소화했고, 부상으로 몇 차례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부족한 타선 지원과 불안한 불펜 등이 윌슨을 괴롭혔고, 단 9승만을 거두는 데 만족했다. 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행히 LG는 올 시즌 종료 이후 윌슨과 재계약에 성공했고, 내년에도 그가 잠실 마운드에 설 수 있게 됐다.

'차명석 단장 체제' 변화 시작한 LG, 새해에는 진짜 달라질 수 있을까

가을야구를 구경해야만 했던 LG는 단장 및 코칭스태프 교체로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최일언, 이종범 코치 등 새롭게 팀에 합류한 코치들의 이름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도, 지도자 경험도 있고 해설위원으로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차명석 전 해설위원의 단장 선임이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LG에 대해 잘 알고, 코치와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오랫동안 LG를 지켜봐왔던 인물이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어떨지 더욱 기대를 모은다.

또한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떠나보내고 새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 외국인 타자 토미 조셉을 영입했다. 주전 3루수로 활약했던 양석환의 군입대가 유력한 상황에서 토미 조셉의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켈리가 4년간 묵묵히 제 역할을 다했던 소사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현재 LG는 외부 FA 영입을 시도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아직 LG의 스토브리그가 끝났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 단점으로 지적되는 3루수 보강을 위해 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으며, 어떻게든 카드를 맞춰서 외부 수혈로 3루 고민을 덜어내겠다는 것이 차명석 단장의 계산이다. 실망스러웠던 기억을 뒤로하고 도약을 꿈꾸는 이들이 새해에는 진정한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2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9-1로 승리를 거둔 LG 트윈스의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8.9.27

LG 트윈스의 선수들(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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