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을 깬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끝으로 2018 KBO리그의 막이 내린 지 한 달이 훌쩍 지났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순위 경쟁과 이변이 속출했던 2018시즌. KBO리그 각 구단들이 거뒀던 성과와 문제점을 최종 순위 역순으로 살펴보도록 보자. (6편: KIA 타이거즈)

2018 KIA 타이거즈 투타 부문별 팀 순위

타율(0.295, 2위) 출루율(0.367, 2위) 장타율(0.457, 4위) 홈런(170개, 5위) 도루(88개, 6위) 득점(865득점, 2위) WAR(26.96, 2위) wRC+(107.2, 2위)

팀 ERA(5.43, 9위) 선발평균이닝(5.19이닝, 7위) QS(50개, 7위) 세이브(26개, 8위) 블론세이브(19개, 6위) WAR(16.61, 7위) 실책(94개, 3위)

타격
 
 KIA 타선의 중심이 된 안치홍

KIA 타선의 중심이 된 안치홍 ⓒ KIA 타이거즈

  
2루수 골든글러브를 2연패한 안치홍(.342 .392 .563 23홈런)은 KIA 타선의 중심으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전반기에 양의지, 유한준과 함께 꿈의 4할 타율(전반기 .373 .415 .624 16홈런)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후반기(후반기 .305 .363 .489 7홈런)에 페이스가 떨어졌다.

제대 이후 파워 증강(IsoP(순장타율) .205→.056→.197→.221)을 이뤄냈으며, 본인 커리어 통산 가장 낮은 K%(10.4%)까지 기록하며 절정에 오른 타격감을 보였다.  KBO도 플라이볼 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제대 이후 시대의 흐름을 따라간 안치홍은 확실하게 성장하고 있다(연도별 FO/GO: 14년(0.82), 17년(1.1.5), 18년(1.37)). 매 시즌 발전하고 있는 안치홍의 나이는 아직 28살에 불과하다. 지금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

100억 외야수 최형우(.339 .414 .549 25홈런)는 올해도 이름값을 했다. 하지만 83년생인 그에게도 노쇠화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파워(IsoP .276→.234→.210)는 16시즌 이후 감소하기 시작했고, 올시즌 기록은 최근 5시즌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무엇보다 최형우의 강점인 선구안(연도별 BB% 11.5%→13.4%→15.3%→10.8%)이 흔들린 것이 우려된다. 정점에 오른 안치홍과 정반대로 땅볼 타구의 비율(연도별 FO/GO: 1.53→1.37→1.23→1.33→1.13)이 증가하는 추세인 것도 문제. 내년 시즌 기록 추이가 주목된다.

▲2018 KIA 타자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순위
 
 2018 KIA 타자 WAR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순위

2018 KIA 타자 WAR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순위 ⓒ 케이비리포트

 
지난해 통합 우승에 기여하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버나디나(.310 .395 .487 20홈런 32도루)는 올시즌 다소 주춤했다. 장타력(IsoP: 0.221→0.177)과 도루 성공률(82.1%→71.1%)의 급격한 감소했다. 더 많은 볼넷을 골라내며(BB%: 6.6%→10.7%) 타석에서의 생산성을 유지했지만 결국 재계약에는 실패했다. 리그 정상급 중견수를 교체한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

배드볼 히터 김주찬(.340 .375 .520 18홈런 8도루)은 데뷔 이래 2번째로 많은 타점(93)을 기록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나이를 잊은 듯하다. 그러나 파워(IsoP: 0.243→0.219→0.180→0.180)는 떨어지고 있으며 선구안(6.1%→5.4%→6.5%→4.9%)도 흔들리고 있다. 만 38세 시즌을 맞는 김주찬이 내구성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형우의 활약은 내년에도 계속될까

최형우의 활약은 내년에도 계속될까 ⓒ KIA 타이거즈

 
시즌 막판 몰아친 나지완(.271 .377 .574 26홈런)의 최종 기록은 나쁘지 않았지만, 전업 지명타자인 점을 감안하면 아쉽다. 이런 가운데 나지완의 올해 세부 수치는 상당히 흥미롭다.

삼진과 볼넷이 모두 많은 편인 나지완은 올해 커리어 최저 BB%(10.0%)를 기록했고, 과거만큼 공을 띄우지 못했음에도(FO/GO: 1.53→1.24→1.79→1.37→1.11) 홈런(HR% 4.04%→1.90→5.14%→4.90→6.86%)과 파워(IsoP: 0.199→0.122→0.263→0.233→0.303)는 크게 증가했다. 올해 BABIP(인플레이타구의 타율)이 크게 하락했는데(통산 BABIP: 0.320/18년도: 0.279) 내년 시즌 반등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또 한 명의 베테랑, 이범호(.280 .366 .482 20홈런)는 4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다. 이범호에게 정교한 컨택을 요구할 수는 없지만, 선구안과 장타력에 기반한 OPS형 타자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38세인 이범호의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잠. 예전부터 약점이었던 햄스트링은 올 시즌 내내 이범호를 괴롭혔고, 부상으로 시즌을 통째로 날린 2012년 이후 가장 적은 경기(101경기)에 출장했다.

작년 타격왕 김선빈(.295 .375 .373 4홈런 4도루)은 1년 만에 왕좌에서 내려왔다. 지난 시즌엔 신의 가호(통산 BABIP: 0.329/17년: 0.393)가 함께했기에 올해의 추락이 크게 놀랍지만은 않다. 애초에 장타력(통산 장타율 .376)은 기대하기 힘들고, 올해 그를 괴롭혔던 발목 부상으로 기동력도 떨어졌다. FA를 앞둔 김선빈이 내년도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작년 시즌 중 대형 트레이드로 이적하며 팀의 우승을 이끈 이명기(.302 .363 .418 4홈런 12도루)와 김민식(.245 .333 .352 6홈런 5도루)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김민식은 작년 타석에서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는 걸 생각하면 조금은 발전한 모습이다. 선구안(BB% 6.7%→10.7%)에서 발전을 보였다. 그래도 여전히 평균적인 생산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의 경쟁자이자 백업인 한승택(WAR 0.33 .247 .316 .416 3홈런)과 백용환(WAR 0.14 .277 .393 .298)도 타석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고향으로 돌아온 베테랑 정성훈(.295 .366 .421 4홈런)은 우타 대타 자원으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다. 그러나 후반기 부진으로 더 이상의 현역 연장은 불가능했고 고향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둬야했다.

최원준(.272 .324 .364 4홈런 10도루)의 타격 재능은 그를 김기태 감독의 실험대상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내외야를 오가는 무분별한 기용이 선수의 성장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 외야 백업이었던 박준태(WAR 0.21 .228 .345 .407)와 최정민(WAR -0.09 .253 .319 .349)은 타석에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KIA 타선은 올시즌 기복에도 불구하고 파괴력 있고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팀 타격 지표 전 부문이 상위권(타율 2위, 출루율 2위, 장타율 4위)에 위치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타선의 주축인 최형우, 이범호, 김주찬은 여러 수치에서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전성기를 맞은 젊은 타자는 안치홍이 유일하며 버나다나마저 팀을 떠났다. 버나디나의 도루를 뺀 KIA의 팀 도루는 56개로 압도적인 꼴찌. 베테랑 중심의 KIA 타선은 팀 도루뿐만 아니라 기동력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

기동력이 떨어진 타선이 더 많은 점수를 뽑을 수 있는 방법은 더 많은 장타를 때려내는 것 뿐이다. 하지만 현재의 타선 구성에서 기동력과 장타력 둘 중 그 어느 것도 개선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내년 시즌 이후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수비
포수 : 김민식(844이닝) 한승택(254.2이닝) 백용환(119.1이닝) 신범수(52.2이닝)

 
 공수에서 한계를 보인 KIA 주전포수 김민식

공수에서 한계를 보인 KIA 주전포수 김민식 ⓒ KIA 타이거즈

  
풀타임 2년 차 시즌을 보낸 김민식(WAA 0.825, 포수 2위)은 주전 포수 자리를 지켰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한 상대 주자들의 도루 시도(5.6%→7.0%)와 떨어진 도루 저지율(43%→25%)은 올해 김민식이 주자들에게 얼마나 만만한 포수였는지 보여준다.

수치상으로는 썩 나쁘지 않았던 김민식이지만 데이터로 평가하기 어려운 투수 리드와 프레이밍, 포구에서 상당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또 팬 서비스와 같은 워크에씩 측면에서도 팬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한승택(WAA 0.384, 포수 13위)과 백용환(WAA 0.041, 포수 26위)도 틈틈이 김민식의 자리를 위협했다. 한승택은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며, 특히 김민식의 최대 약점으로 돌변한 도루 저지율(25.8%→47.8%)에선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줬다. 내년 시즌 이후 주전 포수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루수 : 김주찬(771이닝) 정성훈(213이닝) 안치홍(72이닝) 최원준(70.2이닝) 서동욱(69.1이닝)
2루수 : 안치홍(867.2이닝) 홍재호(161.1이닝) 최정민(118이닝) 황윤호(61이닝) 최원준(45.2이닝)
3루수 : 이범호(728이닝) 최원준(177.2이닝) 류승현(156.2이닝) 정성훈(95이닝) 황윤호(42.2이닝)

유격수 : 김선빈(962이닝) 최원준(205이닝) 황윤호(101.2이닝)

이범호(WAA 0.469, 3루수 2위)는 리그 주전 3루수 중에 가장 적은 실책(4개)과 가장 높은 수비율(0.980)을 보여줬다. 하지만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으로 내구도(728이닝)가 떨어지고 수비 범위가 현저히 줄어든 점이 문제다.

이범호의 공백은 내야 전 포지션과 코너외야까지 나섰던 멀티 수비수 최원준(WAA -0.196, 3루수 79위)과 유망주 류승현(WAA -0.154, 3루수 77위)이 채웠다. 그러나 수비에서의 안정감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오히려 베테랑 정성훈(WAA 0.076, 3루수 21위)이 더 나은 3루 수비를 보여줬다.

지난 시즌 김선빈은 (17년 WAA 0.602, 유격수 5위) 수비도 준수했다. 그러나 작년 중반부터 발목 부상으로 인해 수비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발목 부상으로 김선빈의 수비 범위(RNG(수비범위 관련 득점기여): 0.03→-7.13)는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했다.

김선빈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최원준(WAA -0.128, 유격수 46위)이 유격수 자리에도 나섰지만 수비 면에서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웠다. 애초에 최원준은 타격이 강점인 선수. 김선빈과 최원준의 떨어진 수비력을 대수비자원 황윤호(WAA 0.064, 유격수 18위)가 어느 정도 메꿔줬다.

좌익수 : 최형우(840.2이닝) 이명기(222.1이닝) 유재신(53.1이닝) 김주찬(44이닝) 나지완(42.2.이닝)박준태(40.2이닝)
중견수 : 버나디나(1026.2이닝) 최정민(89.1이닝) 박준태(49이닝) 유재신(41이닝)
우익수 : 이명기(743.2이닝) 박준태(248이닝) 최원준(168.1이닝) 버나디나(47이닝)

 
 버나디나는 올 시즌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팀을 떠나게 되었다.

버나디나는 올 시즌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팀을 떠나게 되었다. ⓒ KIA 타이거즈

 
버나디나(WAA -0.571, 중견수 65위)는 빅리그에서도 대수비, 대주자 자원으로 오랜 기간 살아남은 선수. 이런 명성에 걸맞은 수비력을 작년엔 보여줬지만(17년 WAA 0.563, 중견수 2위), 올해는 수비력이 급락했다. 허벅지 부상과 나이로 인한 주력 감소가 급격한 수비 범위의 감소(RNG 0.06→-8.09)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버나디나는 시즌 내내 KIA의 중견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아무리 버나디나가 급격한 수비력의 감소를 보여줬다고는 하지만 타격 생산성이 준수했고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교체는 이해하기 어렵다.

김기태 감독의 투철한 실험 정신은 최정민(WAA -0.168, 중견수 61위)을 중견수로 뛰게 만들기도 했다. 그만큼 기아에 중견수 백업 자원이 없었다는 것이 현실이다.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중견수 자원인 이영욱은 14경기 출장에 그쳤고 시즌 후 방출당했다.

마운드
 
 양현종은 KIA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양현종은 KIA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 KIA 타이거즈

 
작년 20승과 팀 우승, 정규시즌-한국시리즈 MVP,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석권했던 양현종(ERA 4.15 13승 11패)이 리그 최고의 선발 중 하나라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그는 올해도 리그 FIP 6위(4.38)에 올랐으며 이는 국내 투수 중 1위 기록이다. 또 투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5위(5.2)로 리그에서 가장 생산적인 선발 투수 중 하나였다.

그러나 문제는 2014년부터 너무 많은 이닝(2014~2018 정규시즌 933.2이닝 소화, 동기간 투수 전체 1위)을 던지고 있다는 점. 또 매년 국제대회나 포스트시즌 등에서 무리하고 있는 것도 문제. 결국 올해 아시안게임 이후 옆구리 부상과 구속 저하가 나타났다. 양현종의 몸은 관리의 필요성을 경고하기 시작했다.

양현종과 마찬가지로 작년 20승을 달성했던 헥터(ERA 4.60 11승 10패)는 올해 부진했다. 경기별로 기복이 심해지며 이닝(206.2→201.2→174)은 줄고, 피홈런(7→21→25)은 늘어났다. 당연히 승리기여도(WAR 6.64→5.86→2.98) 역시 많이 떨어졌다. 재계약 가능성도 있었지만 결국 세금 폭탄을 피해 한국을 떠났다.

▲ 2018 KIA 투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순위
 
 2018 KIA 투수 WAR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순위

2018 KIA 투수 WAR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순위 ⓒ 케이비리포트

  
지난해 우승에 기여한 불펜진이 대부분 무너진 가운데 김윤동(ERA 3.70 7승 6패 4세이브 18홀드)은 더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김윤동은 점수차와 관계없이 자주 마운드에 올랐고, 준수한 결과를 냈다. 그러나 문제는 작년부터 이어진 혹사.

작년과 올해 60경기 이상 출장(65→64), 80이닝 이상 투구(80.1→82.2)하며 혹사가 우려된다. 그는 17~18시즌 불펜 투수 중 김강률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출장 경기수는 진해수와 김강률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그래서인지 작년(17시즌 7월 ERA 7.59)은 물론 올해(18시즌 7월 ERA 11.74)도 7월 이후 체력적 문제를 보였다.
 
 불펜과 선발을 오간 임창용도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불펜과 선발을 오간 임창용도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 KIA 타이거즈

 
통산 130승, 258세이브를 기록 중인 리빙 레전드 임창용(ERA 5.42 5승 5패 4세이브 4홀드)은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팀의 선발진이 붕괴하자 선발로 이동해 시즌을 마쳤다. 보직 이동 전에 1군에서 상당 기간 말소되었던 점도 논란을 야기했다.

시즌 막판 선발로 분투하며 팀의 가을 야구행을 이끌었고 FA 자격도 행사하지 않으며 잔류의지를 보였지만 시즌 종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여전히 1군 필승조로 활용이 가능한 투수임에도 방출 과정에서의 논란 때문인지 강제 은퇴 위기에 몰려있다.

올해 팀 불펜진의 유일한 좌완이던 임기준(ERA 3.54 5승 1패 2세이브 8홀드)은 데뷔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좌타 원포인트로 시즌을 시작해 점점 이닝을 늘려가며 1이닝 이상을 소화해줄 수 있는 필승조로 도약한 것. 범가너와 흡사한 투구폼을 보이는 그는 제구력(BB/9 9.48→6.14→3.70)을 개선함과 동시에 잃어버린 구속(포심 평균 구속 136.3→138.7→141.4→142.1)을 회복하며 불펜의 핵심으로 도약했다.

문경찬(ERA 4.72 3패)은 롱릴리버로 올해 팀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해줬다. 포심의 무브먼트는 좋지만, 구속과 구위가 너무 떨어진다. 둘 중 하나만이라도 개선한다면 하위 로테이션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98년생 우완 유망주 유승철(ERA 4.37 1세이브 3홀드)은 좋은 무브먼트를 갖고 있는 포심을 바탕(포심 구사율 70.4%)으로 투구를 한다. 다만 계속 팔꿈치가 좋지 않았던 선수라 관리가 필요하다. 올해는 1주일 동안 계투로 115구를 뿌린 전적이 있을 정도로 관리와는 거리가 멀었고 8월 이후 6.1이닝 투구에 그쳤다.

90년대 활약했던 내야수 황대연의 아들인 황인준(ERA 4.96 3승 1패 1홀드)은 롱릴리버로 팀에 큰 보탬이 됐다. 좋은 슬라이더(슬라이더 구종가치 8.1, 11위)와 준수한 제구력(BB/9 2.05)을 갖추고 있다. 다만 포심-슬라이더 투피치 투수임에도 포심의 위력(포심 구종가치 -9.3)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은 개선이 시급한 지점.

2년차 시즌을 보낸 팻딘(ERA 6.26 6승 7패 2홀드)은 한 시즌을 완주한 것이 더 놀랍다. 선발에서 제 몫을 하지 못하며 결국 계투로 강등되었다. 불펜으로 강등된 이후에는 준수한 모습(ERA 3.63 WHIP 1.08 피OPS 0.619)을 보여줬지만 외국인 좌완 불펜은 사치다.

올해 포심 평균구속(149.2, 선발 3위)이 150km/h에 육박하는 파이어볼러 한승혁(ERA 5.83 7승 3패)은 국내 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선발투수다. 다만 언제나 그의 발목을 잡는 것은 제구력(BB/9 5.13→5.31→4.50),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경기 중 기복이 심하다. 그래도 올시즌 선발 정착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작년 눈부신 시즌을 보냈던 사이드암 임기영(ERA 6.26 8승 9패 2홀드)은 부상과 구위 저하로 고전했다. 그 역시 작년 겨울에 있었던 APBC 차출 이후 부상, 복귀 뒤 부진을 겪은 많은 투수 중 하나. 심창민-고영표가 아닌 임기영의 아시안게임 차출도 논란 중 하나였다. 작년 성적이 플루크였는지는 결국 내년 성적이 증명할 것이다.

긴 재활 끝에 복귀한 윤석민(WAR 0.03 40이닝 ERA 6.75 8패 11세이브)은 구속은 물론이고 제구도 예전만 못했다. 클래스가 있는 선수인만큼 구속만 더 회복한다면 재기 가능성도 있다. 올해 좋았던 경기에선 리바운딩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김세현(WAR -0.23 40이닝 ERA 6.75 6패 4세이브)은 마무리 자리를 내준 것은 물론이고, 1군에서 자리를 지키지도 못했다. 작년 KIA로 트레이드된 이후 잡은 제구가 흔들린 것(BB/9: 1.71→3.83)이 원인 중 하나. 돌파구로 스플리터의 구사율(스플리터 구사율 1.2%→10.2%)을 높인 것이 눈에 띄지만, 실질적인 도움(스플리터 구종가치 -1.8)이 되지 못했다. 또 주무기였던 슬라이더(슬라이더 구종가치 2.4→-3.0)도 좋지 못했다.

타선이 노쇠화 현상을 보이면서도 정상급 성적을 올려준 것과는 달리 KIA 투수진은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심동섭과 김세현 등 기존 주축 불펜들은 부상과 부진에 신음했고 헥터, 팻딘, 임기영 같은 선수들의 성적이 폭락하면서 작년 우승의 원동력인 선발진이 완전히 붕괴했고 벤치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젊은 투수들이 1군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점. 내년 KIA 투수진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올시즌 부진했던 투수들의 리바운딩과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 유지라는 두가지 포인트를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간 주먹구구식 행보를 보인 벤치의 뼈저린 자성과 체계적인 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관련 기사] [2018시즌 팀별 결산] 삼성 라이온즈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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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문: 이상평/순재준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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