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아쿠아맨 >의 한 장면.  주연을 맡은 제이슨 모모아

영화 < 아쿠아맨 >의 한 장면. 주연을 맡은 제이슨 모모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지난해는 워너+DC코믹스가 온탕과 냉탕을 오간 한해였다. 손익분기점만 넘겨도 무난하다 전망됐던 상반기 <원더우먼>의 기대 이상 대성공 vs.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했단 하반기 <저스티스 리그>의 기대 이하 반응이 엇갈리면서 향후 제작 방향에도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설상가상으로 향후 야심작으로 준비중이던 <배트맨>에선 감독 겸 주연 벤 애플렉이 손을 뗀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이제는 '슈퍼 히어로 영화계 라이벌'(?)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만큼 마블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쉽지 않은 시기에 등장한 <아쿠아맨>은 DC코믹스의 무너질 대로 무너진 자존심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구원투수로 나선 <컨져링>, <분노의 질주 : 더 세븐> 제임스 완 감독
 
 영화 < 아쿠아맨 > 촬영 현장.  제임스 완 감독이 출연 배우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영화 < 아쿠아맨 > 촬영 현장. 제임스 완 감독이 출연 배우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잭 스나이더, 데이빗 에이어 감독부터 마블의 대표작 <어벤져스>를 연출했던 조스 웨던(<저스티스 리그> 시나리오 참여)까지 데려왔음에도 불구하고 DC 원작 영화들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좋지 못했다.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인물은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는 제임스 완 감독이다.

<쏘우> <컨져링> <인시디어스> 등 공포 영화의 신흥 대가로 주목 받은 그가 위기에 처한 DC 영화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그의 연출작 중에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이 있지만, 과연 슈퍼 히어로 영화에 적합한 감독일지는 아직 물음표가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단 뚜껑을 연 결과, 다소나마 DC의 자존심을 세워줄 정도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빈 디젤+드웨인 존슨이라는 박력있는 배우들로 멋진 액션을 보여준 경험은 <아쿠아맨>에선 주연 배우 제임스 모모아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연출로 이어진다. 초인적인 힘을 지녔다는 설정이 밑바탕에 깔려있지만 육탄전+검술 등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을 선보이며 그간 배트맨, 슈퍼맨 등에 가려져 있던 아쿠아맨의 매력을 제대로 표현해냈다.  

극 중간 중간 익살 맞은 개그 요소도 넣으면서 다소 딱딱할 수 있는 극의 분위기에 부드러움을 담아내는 시도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그간 DC 영화는 어둡고 무겁다라는 선입견을 깨도 될 만큼 제임스 완은 앞선 감독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원작을 해석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칠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야기의 완성도는 다소 미흡
 
 영화 < 아쿠아맨 >의 한 장면.  바닷속 왕국을 비롯해서 각종 해양 생명체를 그려낸 현란한 CG는 눈을 즐겁게 해준다.

영화 < 아쿠아맨 >의 한 장면. 바닷속 왕국을 비롯해서 각종 해양 생명체를 그려낸 현란한 CG는 눈을 즐겁게 해준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해저 속 신비의 왕국을 그려낸 화려한 CG로 눈을 즐겁게 해준 <아쿠아맨>이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의 틀은 설익은 밥마냥 쉽게 맛을 느끼기 어려웠다. 아쿠아맨과 해저 왕국의 과거사를 일일히 관객들에게 설명해주다보니 2시간 20분에 달하는 시간은 다소 지루하게 다가 온다.

줄거리 역시 색다르지 않다. 주인공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부터 세계를 지배하려는 악당의 등장, 여기에 아쿠아맨에게 복수하려는 또 다른 인물까지 나오긴 하지만 그간 워낙 많은 히어로 영화가 제작되다보니 관객들의 눈에는 <아쿠아맨>만의 독특한 이야기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

각기 다른 존재의 악당들이 나오지만 마치 우리나라 일일 혹은 주말 막장 드라마 같은 급박스런 화해 분위기 조성+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짓는 것도 2시간 넘는 아쿠아맨의 악전고투에 힘을 빼는 역할을 하고 만다.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앞선 DC 원작 영화들에 비해선 양호한 내용을 지닌 덕분에 <아쿠아맨>은 향후 등장할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오락물로서의 소임 만큼은 충실히 이행한다.

출연 배우들의 존재감 부각
 
 영화 < 아쿠아맨 >의 한 장면. 그동안 이렇다한 대표작이 없었던 앰버 허드로선 관객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했다.

영화 < 아쿠아맨 >의 한 장면. 그동안 이렇다한 대표작이 없었던 앰버 허드로선 관객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아쿠아맨> 속 배우들의 존재감에는 일단 합격점을 줄 만하다. <저스티스리그>를 통해 본격 등장했지만 아직 큰 매력을 보이진 못했던 제이슨 모모아(아쿠아맨 역)를 비롯해서 상대역으로 출연한 앰버 허드(메라 역), 윌렘 대포(벌코 역), 니콜 키드먼(아틀라나 여왕 역) 등은 자신의 능력치를 십분 발휘하면서 영화의 재미를 키워주는데 일조했다.

특히 그동안 숱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이렇다할 대표작 없이 '톱스타 조니 뎁의 전 부인' 정도로만 인식되었던 앰버 허드로선 이번 영화를 계기로 새롭게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제임스 완' 사단의 일원인 <컨져링> <인시디어스> 패트릭 윌슨(옴 역),  아쿠아맨에게 복수를 꾀하는 아햐-압둘 마틴 2세(케인 역) 등은 밋밋한 캐릭터로만 표현되면서 상대적으로 부족함을 드러낸다. 한편 오랜만에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에 등장한 왕년의 액션 스타 돌프 룬드그렌(네레우스 왕 역)은 연배 있는 영화팬들에겐 반가운 선물처럼 느껴질 법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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