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국 가요계를 돌아볼 때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활약은 가장 눈에 띄는 일이다. '한국 가요계'라고 굳이 한정지을 필요가 없을 정도다. '세계 가요계'에서도 방탄소년단은 이제 자신들의 입지를 굳건히 한 모습이다. 

기록의 사나이들
   
 방탄소년단(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이 1일 오후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 2018 멜론 뮤직 어워드 >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탄소년단(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 2018 멜론 뮤직 어워드 >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방탄소년단은 기록의 사나이들이라고 불릴 만하다. 12월 한 달 동안 세운 기록만 해도 다음과 같다. ▲미국 '빌보드 200' 16주째 차트인(한국가수 최장 기간 신기록), ▲미국 블룸버그가 뽑은 '블룸버그 50' 선정(한국가수 최초-한국인 유일), ▲앨범 판매 1000만장 돌파( 2013년 데뷔 이후 5년 6개월 만에 달성), ▲올해 국내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트위터 조사-발표), ▲'FAKE LOVE' 뮤직비디오 조회수 4억뷰 돌파(한국가수 최다 기록), ▲'IDOL' 뮤직비디오 조회수 3억뷰 돌파(한국가수 최다 기록), ▲미국 빌보드 2018년 연말 결산 '톱 아티스트' 차트 8위(한국가수 최고 기록)...

지난 1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분석결과도 놀랍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국내 생산 유발효과가 연 평균 4조 1400억 원으로 계산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방탄소년단이 데뷔한 이후 이들을 찾아 한국에 온 외국인 관광객은 연평균 79만6000명으로 추정된다. 방탄소년단 관련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한국을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7.6%에 달한다. 

다면적이고 신비로운 가사가 장점
     
 지난 12일 진행된 '2018 MAMA FANS' CHOICE in JAPAN'의 한 장면. 방탄소년단은 'Fake Love' 무대를 화려하게 꾸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방송화면 캡처)

지난 12일 진행된 < 2018 MAMA FANS' CHOICE in JAPAN >의 한 장면.ⓒ CJ ENM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하여 이렇게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하였는지, 이에 관해 그동안 많은 분석이 쏟아졌다. 그들의 음악에서부터 멤버들의 개성, 소속사의 전략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이들의 인기요인을 분석할 수 있지만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깊이 듣고 사랑하는 팬들은 '노래 자체의 힘'을 이들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는다.

방탄소년단 노래들의 가사는 단면적이지 않다. 기쁨과 슬픔, 아픔 등 기본적인 감정들을 1차원적이고 직설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비유나 상징 등을 충분히 활용해서 듣는 이에게 다면적으로 의미가 전달되도록 한다. 너무 쉽게 정답이 나오는 것들은 매력이 없다. 조금은 어려운 것, 나의 상황에 대입해 노래를 들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노래들은 오래 들어도 지겹지 않다. 방탄소년단의 노래들이 신비로움을 주는 것도 이런 이유다. 얼마 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봤는데, 무명시절의 프레디 머큐리가 노천카페에서 음반사 관계자와 처음으로 미팅을 했는데, 그때 자신의 음악에 관해 프레디 머큐리는 이런 말을 했다. 

"너무 쉬우면 신비감이 없죠."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대사 중)

생각해보면 잘 만든 예술 작품 대부분은 다면적이고, 조금 어렵다. 감정이든 생각이든 말하고자 하는 것을 직설적으로 드러내기 보단 독자들 혹은 청중들로 하여금 스스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내 개인의 스토리를 가져와서 가사 위에 겹친 다음 새롭게 생겨나는 나만의 의미들을 꼽씹어보게 한다. 보편적이면서도 동시에 개별적으로 다가가는 가사의 힘은 이렇게 탄생한다.  

또한, 방탄소년단 노래의 가사 소재를 보면 초자연적이거나 우주적인 것들이 많은데, 이것도 이들 노래가 신비롭게 다가오는 또 하나의 이유다. 

"넌 내 푸른 곰팡이/ 날 구원해 준/ 나의 천사 나의 세상/ 난 네 삼색 고양이/ 널 만나러 온/ Love me now touch me now/ Just let me love you/ 우주가 처음 생겨났을 때부터/ 모든 건 정해진 거였어" ('Serendipity' 가사 중)

푸른 곰팡이, 삼색 고양이 같은 노랫말은 기존 가요들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스타일의, 신선하면서도 신비로운 소재다. 이 노래에도 나오지만 '우주'는 방탄소년단 노래들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인데 이들의 노래는 운명, 필연성, 영원한 것들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 

"무언가 깨지는 소리/ 난 문득 잠에서 깨/ 낯설음 가득한 소리/ 귀를 막아보지만 잠에 들지 못해/ 목이 자꾸 아파와/ 감싸보려 하지만/ 나에겐 목소리가 없어/ 오늘도 그 소릴 들어/ 또 울리고 있어 그 소리가/ 이 얼어붙은 호수에 또 금이 가/ 그 호수에 내가 날 버렸잖아/ 내 목소릴 널 위해 묻었잖아" ('Singularity' 가사 중)

이 노래 역시 수수께끼 같다. 나에게는 목소리가 없다는 것, 오늘도 무언가 깨지는 소리를 듣는다는 것. 이런 가사들이 무엇을 의미하지 유추해보는 기쁨이 크다. 그 소리의 정체에 관해 리스너에게 묻는다면 열 사람이면 열 사람 모두가 다른 답변을 내놓을 것이다.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건 좋은 작품이라는 의미다.

방탄소년단이 2019년에 새롭게 발표할 노래가 기대되는 이유는 이렇듯 노래의 신비로움 때문이다. 어렵고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 듣는 이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은 이들 노래가 갖는 깊이감이다. 내 삶의 한 시기에서 그 노래가 어떻게 해석될지, 어떤 형태의 위로를 내게 줄지 그 답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과 나의 답이 같지 않아서 매력적이다.
    
 방탄소년단은 UN 총회 연설 이후 ‘지미 팰런 쇼’ 등 미국 주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주가를 높여가고 있다.

방탄소년단ⓒ N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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