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1 한국체대)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로부터의 상습적인 폭행 피해를 진술하기 위해 피해자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심석희는 법정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얘기하며 조 전 코치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법정에서 발언하던 도중 눈물을 흘려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잘못 안 해도 '특정 선수보다 잘했다'는 이유로 맞았다"
 
질문에 답하는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해 폭행 피해 사실 진술을 마치고 법원을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 전 코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 질문에 답하는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해 폭행 피해 사실 진술을 마치고 법원을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 전 코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 연합뉴스

 
심석희는 17일 피해자 신분으로 이날 오후 3시 수원지법 형사4부(문성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코치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했다. 심석희는 공판이 끝난 직후 "피고인과 마주친다는 두려움으로 법정에 올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진실을 밝히고 피고인이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힘들게 출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심석희가 폭행을 당했던 시기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이전부터였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해 육체적, 정신적 피해가 상당했다고 폭로했다. 

심석희는 "피고인을 처음 만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겪었고, 아이스하키 채로 맞아 손가락 뼈가 부러졌었다"면서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강도가 심해졌고, 긴 기간 폭행이 일상적이었다"고 진술했다.

결정적으로 지난 1월 16일 평창 동계올림픽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또다시 폭행을 당하자, 꿈의 무대를 앞두고 선수촌 무단이탈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으로 심석희는 전치 3주 진단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 얘기를 전하면서 결국 눈물을 보였다.

심석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20일 남겨둔 때 '이러다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먹과 발로 신체 여러 부위를 집중적으로 맞아 뇌진탕 상해를 입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 1500m 예선 시합 도중 뇌진탕 증세로 의식을 잃고 넘어져 꿈을 이루지 못했다"며 울먹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을 당한 이유로는 "잘못을 하지 않았지만, 특정 선수로 인해 맞는 경우가 많았다. 해당 선수보다 못해야 하는데 기량이 올라가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수년간 지속된 폭행에 심석희는 자신은 물론 가족들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극도의 두려움과 공포심으로 심리적으로 억압돼 있어 저항하거나 주변에 알리지 못했고, 주변에 알리면 선수 생활은 끝난다는 식으로 세뇌당했다"라며 "현재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불안장애, 수면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다시는 죄를 저지를 수 없게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을 받길 희망한다"고 했다.

조 전 코치는 최후 변론에서 "1심 선고를 받은 뒤 석 달간 구치소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면서 "맹세코 악의나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으며, 심 선수가 원한다면 눈앞에 절대 나타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판 출석한 조재범 전 코치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를 비롯한 선수들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 9월 12일 공판 출석 당시 조재범 전 코치의 모습. ⓒ 연합뉴스

 
앞서 조 전 코치는 2011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심석희 등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적으로 때린 혐의(상습상해 등)로 기소돼 올해 10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조 전 코치가 항소심을 신청하면서 지난달 1차 공판이 열렸고, 이어 조 전 코치가 전 국가대표 트레이너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하면서 이날 2차 공판이 열렸다.

한변 이날 조 전 코치의 증인으로 출석한 전 대표팀 트레이너 A씨는 "여자선수팀을 전담하는 체력 PT담당자로 심석희를 가장 많이 신경썼다"며 "특정선수가 1등을 해야 한다는 것은 없었고 1, 2등 모두 대한민국이 가져와야 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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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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