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승(93승) 기록을 다시 세웠던 두산 베어스의 2018년이 비극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두산은 정규 시즌에서 93승 51패 승률 0.646으로 2위 SK 와이번스에 14.5경기차로 앞선 1위를 차지했다.

9월말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은 두산의 우승은 '떼어 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한국시리즈를 위한 준비 기간도 한 달 이상으로 넉넉했다. 하지만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SK에 2승 4패로 밀려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이 뿐이 아니다. 공수의 핵심이자 시즌 후 FA 자격을 취득한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마저 NC 다이노스에 내주고 말았다. (4년 총액 125억원)

두산의 3번 타자를 맡아 중심 타선을 책임졌던 박건우에게도 아쉬움이 가득한 한해였다. 박건우는 타율 0.326 12홈런 84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46을 기록했다. 기록 자체만 놓고 보면 준수하지만 우타 외야수 중 리그 정상권으로 꼽히던 박건우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부족함이 없지 않다. 타율, 홈런, OPS는 최근 3시즌 중에서 가장 좋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두산 박건우

한국시리즈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두산 박건우 ⓒ 두산 베어스

 
특히 홈런의 경우 박건우는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20홈런을 찍었다. 규모가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핸디캡을 감안하면 상당히 인상적인 기록이었다. 장타율도 2015년 0.513을 시작으로 2016년 0.550, 2017년 0.582로 3년 연속 5할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박건우는 12홈런 장타율 0.473에 그쳤다. 

지난 2년에 비해 모자랐던 박건우의 올해 기록은 5월 부진과 연관이 깊다. 그는 5월 한 달 간 타율 0.265에 홈런 없이 6타점 OPS 0.647에 그쳤다. 6월 이후에는 기록상으로는 제 모습을 되찾았다. 하지만 두산 김태형 감독은 6월말 박건우를 7번 타순으로 내리면서 선수를 자극했다. "3할을 치고 있어도 3할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타구가 뻗지 않는다"며 분발을 요구하기도 했다. 
 
 두산 박건우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두산 박건우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무엇보다 뼈아팠던 것은 한국시리즈였다. 박건우는 한국시리즈에서 타율이 0.042에 홈런 및 타점 없이 OPS 0.157로 지독한 부진을 노출했다. 6경기 동안 24타수 1안타로 그 1안타는 단타였다. 장타는 전무했다.

2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9개의 삼진을 당했고 2개의 병살타를 기록했다. 김태형 감독은 부진했던 박건우가 부활할 것이라 믿고 계속 선발 출전시켰다. 하지만 박건우는 끝내 살아나지 못해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셈'이 되었다. 

승부의 운명은 얄궂으면서도 잔혹했다. 2승 3패로 뒤진 두산은 6차전에서 연장 13회초 2사 후 한동민에 솔로 홈런을 맞아 4-5로 뒤졌다. 1점차였지만 승부의 추는 현격히 기울었다. 13회말 투입된 SK 에이스 김광현은 154km/h의 강속구를 앞세워 손쉽게 2사를 잡아냈다. 

마지막 타자는 공교롭게도 박건우였다. 그는 4구만에 김광현의 슬라이더에 헛스윙해 삼진을 당했다. 김광현은 야수 동료들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며 우승의 환희를 만끽했다. 두산의 준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타석에는 박건우가 있었다. 그는 굴곡의 시즌 끝에 슬픈 결말을 맞이했다.  
 
 2019년 반등이 절실한 두산 박건우

2019년 반등이 절실한 두산 박건우 ⓒ 두산 베어스

 
2019년 두산은 도전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한다. 소위 '두산 왕조'의 성립 일보 직전에서 2년 연속으로 무너졌기에 내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유일한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3년 재계약 임기의 마지막 해를 보내는 김태형 감독의 각오도 남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두산은 외국인 타자의 영입 외에는 특별한 전력 보강 계획이 없다. 리그 최고의 공수 겸장 포수로 올시즌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6.8을 기록했던 양의지 잔류에도 실패했기 때문에 전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내년에 두산이 우승에 재도전하기 위해서는 기존 선수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부침을 겪은 박건우가 2년 전의 모습을 되찾아 리그 최강팀 두산의 우승 탈환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2년 연속 준우승' 두산, 정상 복귀 과제는?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두산베어스 박건우 양의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