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FC 세징야가 울산 현대와 '2018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추가골을 뽑아낸 후 기뻐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FC 세징야가 울산 현대와 '2018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추가골을 뽑아낸 후 기뻐하고 있다. ⓒ 김병윤

 
대구 FC가 '2018 KEB 하나은행 FA (Football Association Cup)컵'을 들어 올렸다. 이는 분명 이변이다. 사실 대구 FC가 결승까지 진출한 것만으로도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대구 FC는 올해 K리그1(클래식)에서도 14승8무16패의 성적을 거둬 전통 명문구단 보다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희박했다. 이런 대구 FC가 K리그 명문 울산 현대를 잠재우며 새 역사를 썼다.

그렇다면 울산은 어떤 팀인가, 두 말할 나위도 없이 전북 현대와 함께 전현직 국가대표팀 주축 선수들로 구성된 막강 전력의 팀이다. 작년에 FA컵을 들어올렸고, 올해 K리그1 리그에서도 막판까지 경남 FC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인 강팀이다. 이에 대구 FC 선수들 능력과 팀 전력으로 봐서 우승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더구나 올해 K리그1 리그에서 대구 FC는 울산 현대에게 6전 전패를 당했기에 패배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대구 FC는 FA컵 결승 1차전에서 2-1, 2차전에서 3-0으로 울산 현대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대망의 우승컵을 거머줬다. 대구 FC가 FA컵을 거머쥐는데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어웨이 경기로 열린 1차전에서의 승리다. 대구 FC는 1차전 경기에서 안정된 변형 스리백과 흐트러지지 않는 1, 2선 간의 촘촘한 간격 유지로 울산 현대 공격을 단 1점으로 틀어막았다.

세징야(29, 브라질), 에드가(31, 브라질) 두 용병의 눈부신 활약으로 역전극을 연출해 냈다. 대구 FC는 작년 K리그1 리그에서 강등 위기까지 몰렸지만 FC 서울 에반드로(31.브라질)와 울산 현대 주니오(32.브라질)를 앞세워, 위기를 벗어나며 종합전적 11승 14무 13패로 리그 순위 8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대구 FC의 용병 농사는 성공적이어서 이제 K리그에서 '대구 FC=용병' 등식은 대박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1차전 승리는 대구 FC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제공해 줬다. 그 동기부여는 다름아닌 대등한 경기력이었다. 이에 홈에서 울산 현대를 상대한 대구 FC는 자신감까지 장착 투지와 전방 압박, 빠른 공격 전개로 인한 순도높은 골 결정력으로 울산 현대를 꺾고 종합 2연승으로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에 걸맞는 선수능력과 팀 전력 

대구 FC는 1차전에서 후반 5분 세징야의 동점골과 후반 43분 에드가의 헤더 쐐기골로 승리했다. 이는 곧 대구 FC 선수들의 높은 집중력과 강한 체력 및 정신력을 의미한다. 2차전 역시 대구 FC 선수들의 이를 바탕으로 한 경기력에 불을 지폈다.

변형 스리백 수비는 견고했고 울산 현대 해결사 주니오를 묶는 전략도 빈 틈이 없었다. 이는 주니오가 작년 시즌까지 대구 FC에 몸담고 있어 주니오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따른 전략 성공이기도 하다. 그러나 울산 현대는 분위기 반전을 노리며 1차전과는 달리 대대적인 선발 스쿼드 변화로 경기에 임했지만, 2차전에서도 고집스러운 측면 공격과 주니오 이외에 득점 옵션이 전무해 대구 FC에게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

대구 FC는 2차전 홈 경기에서 울산 현대를 모든 면에서 압도했다. 안정된 공수 밸런스를 바탕으로 속공은 예리했고 공격 플레이는 유기적인 가운데 효율성이 높았다. 특히 객관적인 면에서 열세로 평가되던 선수 개인 능력에 있어서도 드리블과 스피드는 물론 플레이 전개 과정과 경기운영 면에서도 울산 현대 선수들 보다 우위에 있었다. 이는 후반 14분 김대원(21), 31분 세징야(MVP, 최다 득점상 수상), 44분 에드가가 터뜨린 골이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한마디로 대구 FC가 합작한 골은 모두 작품이었다.

김대원이 페널티에어리어 내에서 상대방을 돌파하여 시도한 왼발 선제골과 에징야가 조현우 골킥에 이어 에드가의 헤딩으로 이어진 단 3번의 플레이에서 얻은 찬스에서 추가골은 그야말로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한 효과'가 목적인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는 플레이의 백미였다. 여기에 에드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측면에서 개인 능력으로 상대방을 따돌리며, 시도한 환상적인 오른발 쐐기골 역시 그 어느 골보다 가치성은 높았다.

이로서 대구 FC는 창단 후 첫 FA컵 우승으로 내년 K리그1에서도 상승세가 점쳐진다. 대구 FC는 K리그에서 가장 어린 나이로 구성된 팀 중 하나다. 이는 발전 가능성을 예고하며 그 예는 K리그1 2017 시즌과 2018 시즌 성적이 뒷받침 한다. 대구 FC는 2017년 젊은 피들로 시즌을 소화하며 최종 순위 8위를 기록했고, 2018 시즌에는 한 계단 상승 K리그1 하위 스플릿에서 역대 가장 높은 7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상승 요인은 무엇보다 골키퍼 조현우(27)를 비롯한 선수 개인 기량과 더불어 팀 조직력 향상 그리고 용병들의 활약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또한 지휘봉을 잡고 있는 안드레(46) 감독의 시즌 내내 스리백 전술 뚝심 철학에 의한 조직력 향상도 대구 FC의 상승 요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대구 FC 젊은 피들의 변신은 무죄며 타 구단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한국프로축구연맹 
FA컵

▲ 한국프로축구연맹 FA컵 ⓒ 김병윤

 
대구 젊은 피 제 2의 '조광래 아이들'

대구 FC는 발전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선수육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그 밑바탕에는 조광래(64) 대표이사가 자리잡고 있다. 2007년 경남 FC 사령탑으로 3시즌을 이끌었던 조광래 대표이사는 선수들을 '조광래 아이들'로 육성시킨 장본인이다. 이 같은 조광래 대표이사의 구단 운영 방침에 의한 선수육성 목표는 지금 대구 FC에서 완성점을 향해 가고 있다.

현재 대구 FC는 당당히 2시즌 연속 1부리그 잔류를 결정짓고 급기야는 FA컵 주인공으로 변신시켰다. 지난 2003년 창단한 대구 FC로서는 실로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한국 K리그 역사에 한획을 그은 대구 FC의 상승세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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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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