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의 모습

차준환의 모습ⓒ 브라보앤뉴


'피겨 프린스' 차준환(17·휘문고)이 한국 남자피겨 선수 사상 최초로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 피겨 선수가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메달을 딴 것은 지난 2009년 12월 일본에서 열렸던 대회에서 김연아(28)가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9년 만이다.
 
차준환은 8일 오후(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18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174.42점(기술점수 91.58점, 구성점수 83.84점, 감점 1점)을 얻었다. 그는 쇼트프로그램 점수 89.07점과 더해 총점 263.49점을 받으며 전체 6명 가운데 3위에 올라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차준환이 받은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지난 9월 어텀 클래식에서 세웠던 자신의 개인기록을 뛰어넘는 것이며, 총점 역시 새롭게 개인기록을 작성(종전 개인기록 259.78점)하고 처음으로 260점대 돌파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 남자피겨 선수가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시상대에 선 것은 차준환이 사상 최초다. 이미 파이널 대회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사상 처음이었는데 동메달까지 거머쥔 것. 그는 올 시즌 그랑프리 2차와 3차 대회에서 모두 동메달을 차지하면서 파이널에 진출할 기회를 얻었다. 당시 차준환이 획득했던 시니어 그랑프리 메달도 모두 한국 남자피겨 선수로는 처음으로 따낸 것이었다.
 
차준환은 올 시즌 자신이 출전한 모든 그랑프리 대회에서 매 순간 한국 남자피겨 역사를 새로 썼다. 차준환은 앞서 올 시즌 그랑프리 개막을 앞두고 출전했던 두 차례 챌린저 대회에서도 모두 시상대에 섰다. 그랑프리 개막을 앞두고 출전했던 어텀 클래식과 핀란디아 트로피 챌린저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특히 어텀 클래식에서는 자신의 종전 개인기록들을 모두 경신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그리고 두 번째 시니어 그랑프리 시즌에 차준환은 기어코 한국 남자피겨 역사를 새로 써냈다. 캐나다 퀘벡에서 열렸던 2차 대회에서 개인 최초이자 한국 남자피겨 사상 처음으로 그랑프리 시상대에 선데 이어, 3차 대회에서는 세계 톱5 선수인 하뉴 유즈루(일본), 진 보양(중국), 미하일 콜야다(러시아) 등 사이에서 선전을 펼치면서 또 한번 시상대에 올랐다. 매 대회마다 역사를 써내려간 차준환은 올 시즌 세계 남자피겨 돌풍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7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이 끝나고 점수 기다리는 차준환과 오서 코치의 모습.

7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이 끝나고 점수 기다리는 차준환과 오서 코치의 모습.ⓒ EPA/연합뉴스

 
차준환은 이번 파이널에 참가한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우노 쇼마(일본), 네이선 첸(미국)은 이미 올림픽 메달이 있는 세계 5위 이내에 드는 최강자들이다. 여기에 미칼 브레지나(체코), 세르게이 보르노프(러시아), 키건 매싱(캐나다) 등도 모두 차준환 보다 시니어 경험이 최소 4시즌 가량 많은 선수들이다. 그만큼 차준환의 성장세는 매우 놀랍다고 할 수 있다.
 
프리스케이팅 경기의 관건은 초반 두 차례 4회전 점프의 성공여부 관건이었다. 앞서 차준환은 두 차례 챌린저 대회와 그랑프리 대회에서도 모두 두 점프 가운데 한 점프는 넘어지거나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대회에서도 첫 점프였던 쿼드러플 토루프에서 넘어졌다. 하지만 뛰어난 정신력이 빛을 발하면서 남은 6개 점프를 모두 안정적으로 해내며 시니어 2년 차 선수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운영을 또 한 번 보여줬다.
 
차준환은 이날 6명 가운데 두 번째로 나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OST' 음악에 맞춰 독창적이면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긴장감 속에 초반 두 번의 4회전 점프로 진입했다. 그는 첫 점프 쿼드러플 토루프에서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이어 쇼트프로그램에서 회전수 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쿼드러플 살코 점프까지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만회했고,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성공하면서 전반부 점프를 마쳤다.
 
이어 음악이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전환되면서 독창적인 스텝 시퀀스 연기를 이어갔다. 플라잉 카멜 스핀을 침착하게 해낸 그는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악셀 단독 점프까지 해냈다. 그리고 트리플 플립-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3연속 점프와 트리플 루프 점프까지 흔들리지 않고 무난히 성공하면서 계획했던 점프 요소를 모두 마쳤다.
 
체인지 풋 싯스핀과 함께 격정적인 음악 선율에 맞춰 코레오 그래피 시퀀스에서는 역동적인 안무로 고조되는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연기했다. 차준환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최고 레벨4로 처리하며 모든 연기를 마쳤다. 그리고 마지막 기술요소였던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레벨4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쳤다.
 
한편 남자싱글 최종 1위는 네이선 첸(미국)이 총점 282.42점을 받으며 2년 연속 파이널 정상 자리를 유지했다. 네이선 첸은 이날 쿼드러플 플립 점프를 화려하게 착지하면서 초반 출발이 좋았지만, 쿼드러플 러츠 점프와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 등 나머지 4회전 점프가 불안하면서 넘어지거나 손을 짚는 실수가 연이어 졌다.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마지막 4회전 점프와 트리플 점프 등을 쉽게 해내며 1인자 다운 면모를 그대로 보여줬다.
 
2위는 우노 쇼마(일본)가 총점 275.10점으로 네이든에 7점 가량 뒤졌다. 우노 쇼마는 첫 점프 쿼드러플 살코 점프에서 회전이 풀리며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이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 점프인 쿼드러플 플립을 비롯해, 두 번의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해냈고 후반부에 배치했던 두 차례 트리플 악셀 점프까지 해내면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생애 첫 파이널 금메달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차준환에 불과 0.14점 앞섰던 미칼 브레지나(체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살코 점프에서 넘어졌고 남은 요소를 모두 트리플 점프로 채우면서 기술에서 차준환에 밀리며 최종 4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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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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