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선발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나섰다.

▲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선발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나섰다.ⓒ 연합뉴스

 
지난 2000년 8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제1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열렸다(현재는 대회명칭이 U-18 야구월드컵으로 변경됐다). 고 조성옥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4강에서 호주, 결승에서 미국을 제압하고 1994년에 이어 6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미국과의 결승에서 4.2이닝 5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챙긴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대회 MVP와 함께 BEST 좌완투수에 선정됐다.

2000년 에드먼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자 당시 우승의 주역이었던 1982년생 선수들은 야구 팬들로부터 '에드먼턴 키즈' 혹은 '밀레니엄 황금세대'로 불리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물론 이 중에는 곧바로 프로에 진출한 선수도 있고 대학을 거친 선수도 있으며 추신수처럼 곧바로 해외에 진출한 선수도 있다. 하지만 1982년생 선수들이 KBO리그와 한국야구의 주역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사실은 분명하다. 

2000년 에드먼턴 대회 이후 18년의 세월이 흘렀고 여드름 자국이 선명하던 소년들은 어느덧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여전히 현역으로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는 선수도 있지만 이미 현역 생활을 접은 선수들도 적지 않다. 그리고 아직까지 팀의 베테랑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도 2018년 겨울을 맞는 느낌은 각자 다르다.

이대호-정근우-손승락-김강민이 보여주고 있는 베테랑의 품격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대 롯데 경기. 4회초 무사 1,2루 때 이대호가 스리런 홈런을 치고 있다. 이 홈런으로 이대호는 KBO리그 역대 7번째 5시즌 연속 2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2018.6.23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대 롯데 경기. 4회초 무사 1,2루 때 이대호가 스리런 홈런을 치고 있다. 이 홈런으로 이대호는 KBO리그 역대 7번째 5시즌 연속 2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2018.6.23ⓒ 연합뉴스

 
1982년생 선수 중에서 추신수와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은 현재 메이저리그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추신수는 빅리그 14년 차를 맞은 올해 타율 .264 21홈런 62타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2020년까지 4200만 달러의 연봉이 보장돼 있다. 내셔널리그의 대표적인 저비용 고효율 불펜 투수로 꼽히는 오승환 역시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를 홈으로 쓰는 콜로라도에서 전혀 흔들림 없는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학창시절 투수로 더 유명했지만 프로 입단 이후 타자에 전념한 '빅보이'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도 매우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KBO리그에서 두 차례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이대호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타점왕과 일본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최고의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이대호는 올해도 타율 .333 37홈런 125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내년에도 KBO리그 최고 연봉(25억)을 받으며 거인군단의 4번타자로 활약할 예정이다.

18년 전 청소년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정근우(한화 이글스)는 21세기 리그 최고의 2루수로 군림하며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로 명성을 떨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2+1년 총액 35억 원에 FA 계약한 정근우는 시즌 초반 2루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1루수로 변신해 타율 .304 11홈런 57타점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은 정근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비록 '에드먼턴 멤버'는 아니었지만 1982년생 투수 중 오승환을 제외하고 프로 무대에서 가장 성공한 선수는 역시 '락앤락' 손승락(롯데)이다. 선발 유망주로 실패했다가 군 전역 후 2010년부터 마무리로 변신한 손승락은 넥센 히어로즈 시절 3번의 세이브왕을 포함해 2015년까지 177세이브를 적립했다. 롯데 이적 후에도 3년 동안 85세이브를 추가한 손승락은 오승환이 가진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277개)까지 단 15개를 남겨두고 있다.

'짐승남' 김강민(SK와이번스)은 올 시즌 후반기와 가을야구를 통해 대반전을 만든 경우다. 작년 타율 .219에 이어 올해 전반기에도 2홈런11타점에 그친 김강민은 대부분의 야구팬들로부터 은퇴가 임박했다고 평가 받았다. 하지만 김강민은 후반기에만 12홈런을 폭발시키며 극적으로 부활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SK의 붙박이 1번타자로 나선 김강민은 타율 .326 3홈런 11타점 1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김태균-정상호-이동현-채병용, 내년까지 부진하면 정말 위험해진다
 
김태균 "안 풀리네" 2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 경기. 8회 초 2사 1루 상황 한화 4번 김태균이 파울을 치고 있다. 2018.3.29

▲ 김태균 "안 풀리네"2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 경기. 8회 초 2사 1루 상황 한화 4번 김태균이 파울을 치고 있다. 2018.3.29ⓒ 연합뉴스

 
김태균은 1982년생 동기들 중 KBO리그에서 가장 높은 타율과 출루율, 가장 많은 안타와 홈런,타점,득점을 기록 중이다. 최형우(KIA타이거즈)가 100억 계약을 맺기 전까지 오랜 기간 동안 KBO리그 최고 연봉 선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태균은 올 시즌 여러 부상으로 73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315 10홈런 34타점으로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내년 시즌 달라진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김태균은 곧바로 '과거의 스타'로 묻힐 수 있다.

1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은 고졸 야수 최다 계약금의 주인공인 포수 정상호(LG)도 2016 시즌을 앞두고 4년 32억 원에 LG로 이적했지만 잦은 부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상호의 포지션 경쟁자인 1992년생 유강남은 작년 타율 .278 17홈런에 이어 올해 타율 .296 19홈런을 기록하면서 주전 자리를 굳히고 있다. 반면에 정상호는 최근 2년 동안 단 9개의 홈런을 때려내는데 그치며 '연봉 5억 짜리 백업포수'로 전락했다.

전성기 시절 '로켓'으로 불리며 LG 트윈스 불펜의 핵심으로 이름을 날리던 이동현은 에드먼턴 대회에 선발된 투수 중 KBO리그에서 현역으로 활약하는 유일한 선수다(이대호와 추신수는 프로 입단 후 타자 전향). 하지만 이동현은 2015년 60경기 11홀드 이후 LG 불펜에서 점점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이동현은 올 시즌에도 36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7.93에 그치며 필승조로 활약하지 못했다. 

올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전반기와 후반기 마무리 투수를 맡았던 우완 박정배와 좌완 신재웅도 1982년생 '밀레니엄 황금세대' 출신이다. 두 선수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25세이브와 8홀드를 합작했지만 정작 중요한 가을야구에서는 필승조로 활약하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은 내년 시즌에도 우완 정영일이나 전천후 좌완 김태훈에게 마무리를 맡길 계획이라 박정배와 신재웅의 내년 전망은 썩 밝지 못하다.

박정배와 신재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으로 팀 내 입지가 많이 줄었다지만 팀에서 존재감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채병용에 비하면 상황이 나은 편이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전전후로 등판하며 작년까지 통산 82승 20세이브 25홀드를 기록했던 채병용은 올해 29경기에서 2승 1패 1세이브 3홀드 ERA 4.80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가을야구에서는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한 채병용에게 올 겨울은 유난히 춥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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