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의 연기 모습

차준환의 연기 모습 ⓒ 국제빙상연맹


'피겨 프린스' 차준환(17·휘문고)이 한국 남자피겨 선수 사상 처음으로 출전한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4위에 올랐다. 
 
차준환은 7일 오후(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18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89.07점(기술점수 47.35점, 구성점수 41.72점)을 받으며 6명 가운데 4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차준환이 받은 점수는 올 시즌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점인 90.56점(2018 어텀클래식)보다 조금 낮았지만,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받은 점수 가운데는 가장 높다. 특히 구성점수에서 마의 40점 벽을 깬 것이 매우 고무적이었다.
 
한국 남자피겨 선수가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한 것은 차준환이 최초다. 차준환은 올 시즌 그랑프리 2차와 3차 대회에서 모두 동메달을 차지하면서 파이널에 진출할 기회를 얻었다. 당시 그가 획득했던 시니어 그랑프리 메달도 모두 한국 남자피겨 선수로는 처음으로 따낸 것이었다.
 
차준환은 올 시즌 챌린저 대회에서 그랑프리 대회에서 모두 시상대에 섰다. 그랑프리 개막을 앞두고 출전했던 어텀 클래식과 핀란디아 트로피 챌린저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특히 어텀 클래식에서는 자신의 종전 개인기록들을 모두 경신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그리고 두 번째 시니어 그랑프리 시즌에 차준환은 기어코 한국 남자피겨 역사를 새로 썼다. 캐나다 퀘벡에서 열렸던 2차 대회에서 개인 최초이자 한국 남자피겨 사상 처음으로 그랑프리 시상대에 선 데 이어, 3차 대회에서는 세계 톱5 선수인 하뉴 유즈루(일본), 진 보양(중국), 미하일 콜야다(러시아) 등 사이에서 선전을 펼치면서 또 한번 시상대에 올랐다. 매 대회마다 역사를 써내려간 차준환은 올 시즌 세계 남자피겨 돌풍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차준환은 이번 파이널에 참가한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우노 쇼마(일본), 네이선 첸(미국)은 이미 올림픽 메달이 있는 세계 5위 이내에 드는 최강자들이다. 여기에 미칼 브레지나(체코), 세르게이 보르노프(러시아), 키건 매싱(캐나다) 등도 모두 차준환 보다 시니어 경험이 최소 4시즌가량 많은 선수들이다. 그만큼 차준환의 성장세는 매우 놀랍다고 할 수 있다.
 
차준환은 이날 6명 가운데 3번째로 나서 발레곡 '더 프린스' 음악에 맞춰 신데렐라 연기를 선보였다. 첫 점프로 가장 중요했던 기술인 쿼드러플 살코 점프를 매끄럽게 착지했지만 언더 로테이드(회전이 90~180도 모자름) 회전수 부족 판정이 나왔다. 이어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깔끔한 흐름을 이어갔다.
 
곧바로 플라잉 카멜 스핀 요소를 침착하게 수행해 레벨4를 받은 그는 마지막 점프였던 트리플 악셀까지 해냈다. 그리고 곧바로 체인지 풋 싯스핀을 빠른 음악 박자에 맞춰 수행하며 레벨4를 기록했다. 시계 바늘 소리가 울려지면서 차준환은 스텝 시퀀스에 들어갔다. 신데렐라 배경을 연상케 하는 음악과 차준환이 그려낸 아름다운 선이 더해지면서 스텝 연기는 절정으로 달했다. 그는 스텝에서 레벨 4를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 기술요소였던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레벨4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쳤다.

한편 남자싱글 쇼트 1위는 네이선 첸(미국)이 92.99점(기술점수 48.78점, 구성점수 44.21점)을 받아 선두에 올랐다. 네이선 첸은 이날 쿼드러플 플립 점프를 성공하며 시즌 첫 쇼트프로그램 클린연기를 기대했지만, 마지막 점프였던 쿼드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그만 연결점프를 놓치고 말았다.
 
2위는 우노 쇼마(일본)가 쿼드러플 플립 점프에서 회전이 부족하면서 손을 짚는 실수 속에 91.67점으로 첸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 3위는 미칼 브레지나(체코)가 차준환보다 불과 0.14점 높은 89.21점을 기록했다.
 
차준환은 8일 오후 열리는 프리스케이팅 경기 결과에 따라 메달 획득을 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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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차준환 피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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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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