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싸움 빅매치' 앞둔 고예림(IBK기업은행)과 톰시아(흥국생명)

'1위 싸움 빅매치' 앞둔 고예림(IBK기업은행)과 톰시아(흥국생명) ⓒ 박진철

 
여자배구 인기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프로 리그의 흥행 지표인 TV 시청률과 관중수가 3라운드 들어서면서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배구계와 프로구단 관계자들조차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18~2019시즌 V리그 여자배구 라운드별 '경기당 케이블TV 평균 시청률'을 살펴보면, 상승세가 매우 가파르다. 1라운드는 0.69%였다. 2라운드는 0.83%로 껑충 뛰었다. 3라운드 첫 주 3경기의 평균 시청률은 1.10%(닐슨코리아 전체가구 기준)로 집계됐다.

요즘 같은 다매체 시대에 케이블TV 시청률이 1%를 넘기면 '대박'으로 평가한다. 비록 초반이지만, 3라운드 남자배구 5경기의 평균 시청률 1.12%와 거의 똑같다.

특히 여자배구 평일 경기의 경쟁력과 관련해 의미가 큰 기록을 선보였다. 올 시즌 V리그 여자배구는 지난 시즌과 달리 평일 경기 시간을 오후 5시에서 남자배구와 똑같은 오후 7시로 옮겼다. 그러나 한국배구연맹(KOVO)은 수요일에 여자배구만 동시간대에 2경기를 하고, 남자배구는 월·화·목·금요일에 1경기만 단독 경기를 하도록 편성했다.

TV 시청률 측면에서 보면, 여자배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최근 수요일 여자배구 동시간대 2경기의 시청률을 합산하면 1.6%~1.8%대로 매우 높지만, 개별 경기당 평균 시청률로 계산하면 1% 이하가 되기 때문에 큰 손해를 보고 있다(관련기사 : 여자배구 시청률·관중 증가, '동시 2경기 편성' 벽도 넘었다).

여자배구 '평일 1경기 생중계' 1% 돌파... '단독 경기' 힘 실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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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국

 
배구계와 배구팬들 사이에서는 '여자배구 평일 경기도 남자배구와 겹치지 않고 1경기만 단독으로 편성했더라면, 시청률과 관중수가 지금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라는 주장과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주장들이 근거가 있음을 증명해주는 결과가 지난 5일 수요일 경기에서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났다. 이날은 여자배구 현대건설-KGC인삼공사, GS칼텍스-IBK기업은행 2경기가 오후 7시 동시간대에 열리는 날이었다. 

앞서 이런 경우에는 두 방송사가 각각의 경기를 동시 생중계했었다. 그러나 이날은 한 방송사가 프로축구 FA컵 결승전 생중계를 편성한 관계로 GS칼텍스-IBK기업은행 경기는 TV 생중계가 되지 않았다. 대신 포털 사이트에서 생중계를 했다. 

동시간대에 다른 여자배구 빅매치가 포털 사이트에서 생중계되고, 프로축구와도 경쟁해야 하는 불리한 조건이었지만, TV 생중계 측면에서는 여자배구 1경기만 열린 것이나 다름 없었다. 따라서 여자배구 한 경기만 열렸을 때 어느 정도의 시청률이 나오는지 예측이 가능했다.

이날 케이블TV 시청률은 현대건설-KGC인삼공사가 1.183%로 집계됐다. 프로축구 FA컵 결승전 울산현대-대구FC 시청률은 0.417%였다. 여자배구가 3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남자배구처럼 현대건설-KGC인삼공사 1경기만 단독으로 열렸다면, 시청률이 더 높았을 수도 있다.

이는 최근 여자배구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준 한 단면이기도 하다. 다음 시즌에는 여자배구 평일 경기도 남자배구와 겹치지 않고, 하루에 1경기만 하도록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평일에도 구름 관중... 평균 관중수 '남자배구 추월'

여자배구 관중수도 3라운드 들어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평일에도 3000명이 넘게 들어찰 정도로 뜨겁다.

2라운드(11월 30일)까지 집계한 여자배구 총 관중수는 지난 시즌보다 23%나 급증했다. 경기당 평균 관중수도 2223명에 달한다. 지난 시즌에는 2라운드까지 평균 관중수가 1807명이었다. 2라운드까지 남자배구 평균 관중수 2157명보다도 많다. 올 시즌 남녀 프로배구를 합친 V리그 전체 관중수도 지난 시즌 2라운드까지보다 1.7% 증가했다. 여자배구 증가폭이 남자배구 감소분을 너끈히 메우고도 남았다.

3라운드 초반 여자배구 4경기의 평균 관중수는 2665명에 달한다. 남자배구 5경기의 평균 관중수 2080명보다 월등히 앞서가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3246명이 몰렸다. 장충체육관은 11월 25일 3048명, 12월 1일 3725명, 5일 3246명으로 3경기 연속 3000명이 넘는 구름 관중이 입장했다.

국제대회와 김연경 효과... '여자배구만의 매력'도 요인

여자배구 인기 급등 요인은 여러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우선적으로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핵심 국제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면서 국내 선수들의 인지도가 높아졌고 팬층도 두터워졌다. 물론 김연경 효과 또한 여자 배구 인기 상승에 한몫 했다.

김연경은 현재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2018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연일 맹활약을 하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클럽 세계선수권 우승을 노리고 있다. 앞서 김연경은 예능 프로 출연 등을 통해 여자배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때론 국제대회 성적 부진으로 논란과 우여곡절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 또한 높은 인기의 반영이기도 하다. 큰 국제대회에 출전해 세계 강호들과 경쟁하는 것 또한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요소다. 국내 단체 구기 종목들이 갈수록 올림픽 등 핵심 국제대회에 출전권도 따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평일 경기를 오후 7시로 옮긴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오후 5시에는 시간을 낼 수 없었던 직장인, 학생들이 경기장을 찾고 있고 TV 시청자들도 늘었다.

랠리를 주고받는 박진감과 매 경기 승패를 점치기 어려운 불확실성도 팬들이 여자배구를 선호하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올 시즌은 중반인 현재까지도 '선두권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팬들을 더욱 열광시키고 있다.

8일 IBK-흥국생명 '최대 빅매치'... 1~3위 또 뒤바뀐다

V리그 여자부는 '1위 싸움'이 소수점까지 계산해야 할 정도로 숨 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7일 여자부 순위는 1위 GS칼텍스(승점 23점·8승4패), 2위 IBK기업은행(21점·7승4패), 3위 흥국생명(21점·7승4패)이다. 이어 4위 한국도로공사(17점·6승5패), 5위 KGC인삼공사(16점·5승6패), 6위 현대건설(4점·1승11패) 순이다.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은 승점과 승패가 같지만, 세트득실률에서 IBK기업은행이 근소하게 앞서 있다. 그러나 현재 순위도 8일 흥국생명-IBK기업은행 경기 결과에 따라 또다시 1~3위가 뒤바뀌게 된다.

이날 경기가 세트 스코어 3-1 이내로 끝날 경우, 승리 팀은 무조건 1위에 등극한다. 반면 GS칼텍스는 2위로 내려간다. 승점에서 GS칼텍스보다 1점이 앞서기 때문이다.

3-2 풀세트 접전으로 끝날 경우에는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의 상황이 다르다. IBK기업은행이 승리하면, GS칼텍스와 승점·승패는 같지만 세트득실률에서 앞서 1위에 오른다. 때문에 IBK기업은행은 이기기만 하면 무조건 1위가 된다.

흥국생명이 승리하면 계산이 복잡해진다. GS칼텍스와 승점, 승패, 세트득실률까지 모두 동률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점수득실률 소수점 자리까지 살펴봐야 한다.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전에서 양 팀의 총점수 차이가 18점 이상이 되도록 이겨야 1위에 등극한다. 16점 이하일 경우에는 GS칼텍스보다 점수득실률에서 '0.001 차이' 등으로 뒤져 2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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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V리그 김연경 관중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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