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tvN <최신유행 프로그램>

XtvN <최신유행 프로그램>ⓒ XtvN


XtvN <최신유행 프로그램>의 첫 번째 시즌이 지난달 24일 막을 내렸다. 10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로 8주 동안 이어진 짧은 여정이었지만, 젊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짤방'들을 탄생시키며 앞으로도 이어질 시리즈의 초석을 다졌다. 8주 만에 그야말로 '최신 유행 프로그램'이 된 <최신유행 프로그램> 첫 시즌이 가진 힘은 무엇이었을까.

SNL에 대한 향수와 새 얼굴의 만남 

지난해 종영한 tvN < SNL > 시리즈는 아홉 시즌 동안 자신들의 개그 화법과 방송 전략을 끊임없이 변주하며 사랑받았다. 초반 시즌엔 유능하게 다루던 정치풍자와 블랙코미디를 후반 시즌에 접어들면서는 포기해버렸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콩트와 시추에이션 코미디에 특화된 < SNL > 특유의 장기를 살려 tvN의 예능정신을 집대성하는 프로로 인정받고 자리잡았다.
 
 XtvN <최신유행 프로그램>의 한 장면

XtvN <최신유행 프로그램>의 한 장면ⓒ XtvN


<최신유행 프로그램>은 < SNL >의 제작진과 연기자들이 다시 의기투합해 선보인 프로그램으로, 기존의 생방송 진행과 게스트 초청의 성격을 빼고 100% VCR 형식 콩트에 집중해 제작됐다. 또한 '허트시그널', '요즘것들 탐구생활', '김요한 이야기' 세 코너를 지속적으로 연재하는 방식을 택해 콩트에도 연속성 있는 서사와 회차 간의 통일성을 살렸다는 점도 < SNL >과의 차별성이다. 

제작진은 권혁수, 김민교, 이세영 등 기존의 < SNL > 출연자들과 아스트로 문빈, 오마이걸 지호, 그리고 배우 지예은, 박규남과 같은 새 얼굴들을 고루 등용했다. 이는 기시감과 신선함이 조화를 이루는 캐스팅 전략으로 기존의 < SNL > 팬 층과 새로운 시청자 층을 두루 유입시키려는 시도였다. 특히 외국인 배우 조엘 로버츠에게 '김요한 이야기'를 이끄는 주인공 김요한 역을 맡겨 다양성이 고려된 새로운 캐스팅 문법을 그려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본격 클립생산프로젝트'

<최신유행 프로그램>은 XtvN을 통해 방영되는 정규방송이 아닌 '웹예능'이라 착각하게 할 정도로 인터넷과 SNS 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는 자신들의 프로그램에 '본격 클립생산프로젝트'라는 미션을 부여한 제작진의 의도와 연관이 있다.

처음부터 정규방송을 앞세우기보단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에서 짧은 클립들로 먼저 반응을 얻은 후 그들을 고정 시청자층으로 맞이한 것이다. 시청률보다는 유튜브 조회수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방송계의 최신 시류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사례라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전략 등 뉴미디어의 요소를 차용하면서 TV프로그램과 웹프로그램의 중간 지대에 서서 양 쪽의 정체성을 혼합하는 시도를 선보였다. '요즘것들 탐구생활'에서는 더빙 유튜버인 '장삐쭈'와 협업해 모든 대사를 더빙으로 처리하는 독특한 연출을 시도했고, '김요한 이야기'에 SNS에서 유행하는 '브이로그' 형식을 차용하는 등 웹 문화에 더 익숙해져가고있는 젊은 시청자들의 입맛을 가장 먼저 고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군무새보고 '군무새'라 하는 예능
 
 XtvN <최신유행 프로그램>의 한 장면

XtvN <최신유행 프로그램>의 한 장면ⓒ XtvN


10월 20일 방영된 '요즘것들 탐구생활' 3회에서는 '군무새'(군대+앵무새)를 소재로 군대 얘기만을 반복하며 여성의 징병을 주장하는 남성들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이 군인을 비하했다며 비난하기도했지만 마초문화와 여성혐오 등의 이슈를 능청맞은 예능의 언어로 비판하는 시도는 다수의 시청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뿐만 아니라 8화에서는 과거 드라마에서 명장면이라 기억되는 장면들이 사실은 데이트폭력, 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패러디를 통해 드러내기도 했다. 

외국인이 등장하는 기존의 코미디물이 타 인종이나 외국인에 대한 몰이해, 차별, 혐오의 정서로만 제작되던 문법을 탈피했다는 점에서 '김요한 이야기'는 힘찬 박수를 받아도 되는 코너다. 외국인이 관찰의 대상이 되는 상황이 아니라, 외국인이 주인공이 되어 한국의 '어딘가 이상한' 면을 맞이하고 그것을 파헤치는 상황을 그려냈다. 이 블랙코미디는 인종차별적인 농담은 추방시키지만 이방인 정체성의 특성을 코믹하게 잘 살려 한결 흔쾌한 웃음을 짓게했다.

<최신유행 프로그램>은 플랫폼 측면에서는 변화에 아주 민첩하고, 소재 측면에서는 착하고 슬기로운 새 예능이다. 성공적으로 시리즈의 포문을 연 <최신유행 프로그램>. <SNL>을 넘어서는 tvN의 새 장수프로그램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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