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시즌 왕좌를 되찾기 위해 정규시즌을 질주했던 두산 베어스는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에 그치며 트로피를 찾아오는 데 실패했다. 찬란하게 시작했지만 마지막이 아쉬웠던 두산 베어스의 2018년을 들여다보자.
 
 9월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는 두산베어스

9월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는 두산베어스 ⓒ 두산 베어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정규시즌' 투수진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롯데에서 온 린드블럼이 팀의 1선발 자리를 꿰찼고, 후랭코프가 새로 합류하게 되었다. KBO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린드블럼과는 달리, 후랭코프는 KBO에서 어떤 활약을 할지 미지수였다.

하지만 후랭코프는 18승 3패로 최다승과 승률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린드블럼은 15승 4패 168.2이닝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하며 리그 유일의 평균자책점 2점대 투수가 되었다. 두 외국인 투수는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로 군림하며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을 견인했다.

2018년 두산 최고의 이야깃거리 중 하나는 바로 영건들의 활약이다. 박치국, 함덕주는 상대적으로 약했던 두산의 불펜에서 필승조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냈다. 지난 시즌 1군에서 21경기 32이닝을 던져 6.7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박치국은 올 시즌 67경기 67이닝 평균자책점 3.63으로 두산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함덕주는 마무리로 변신하여 62경기 67이닝 평균자책점 2.96을 달성하며 두산의 믿을맨으로 성장했다. 또한 27세이브로 정우람(한화, 35세이브)과 손승락(롯데, 28세이브)에 이어 세이브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준 또 다른 영건 투수는 이영하다. 이영하는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투수 파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었다. 전반기에는 대부분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이용찬의 부상과 장원준의 부진으로 인해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부터는 선발투수로 전환, 6경기에서 4승을 올려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두산은 이영하의 10승으로 KBO 통산 5번째 10승 투수 5명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반면 좌완투수 장원준과 유희관은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장원준은 무려 9.9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5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이후 다시 1군에 복귀했지만 결국 시즌이 끝날 때까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유희관 또한 10승을 달성했지만 평균자책점이 무려 6.70에 달했다.

정규시즌 두산은 강력한 외인 원투펀치와 이용찬, 이영하의 활약으로 단단한 선발진을 구축해 정규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또한 불펜에서는 젊은 투수들이 지난 몇 년간 불안했던 두산의 뒷문을 걸어잠갔다.
 
 정규시즌 확정 경기에서 만루포를 쏘아올린 오재일

정규시즌 확정 경기에서 만루포를 쏘아올린 오재일 ⓒ 두산 베어스

 
역대 최강의 모습 보여준 '정규시즌' 두산의 타선

두산 베어스는 정규시즌 역대 최고 팀타율 0.309를 세우며 KBO리그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타선을 구축했다. 팀 장타율(0.486)과 팀 OPS(0.862) 등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허경민은 두산의 1번 타자 자리를 잘 메워주었다. 지난 시즌 타율 0.257에 그쳤던 허경민은 올해 133경기에 나와 타율 0.324와 함께 데뷔 첫 두 자리 수 홈런 10개를 쳐내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김재환은 4번 타자 자리에서 제 몫을 해주었다. 타율 0.334, 장타율 0.657, OPS 1.062와 44개의 홈런으로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홈런왕에 올랐다. 양의지는 수비 부담이 큰 포수임에도 불구하고 포수 최고 타율인 0.358로 리그 타격 2위를 기록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6.42로 리그 전체 타자 중 3위였다.

또한 올 시즌 지명타자로 주로 출전한 최주환은 타율 0.333, OPS 0.979를 기록했으며 WAR 4.66으로 팀에서 김재환, 양의지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두산은 베스트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던 김재호, 박건우, 오재원까지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외국인 타자 없이 7명의 3할 타자를 배출했다. 경찰청에서 돌아온 정수빈 역시 제대 후 26경기에서 0.367의 타율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두산은 정규시즌 거의 모든 타자가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며 KBO 한 시즌 최고 팀 타율, 팀 최다안타, 팀 최다득점, 팀 최다타점을 경신했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타점을 올린 최주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타점을 올린 최주환 ⓒ 두산 베어스

  
두산다운 야구를 볼 수 없었던 한국시리즈, 결과는 준우승

두산은 일찌감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고 한국시리즈 상대를 기다리는 입장이 되었다. 그러나 휴식 끝에 맞이한 한국시리즈에서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장점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두산은 선발 후랭코프만이 꾸준히 좋은 피칭을 보여주었다. 후랭코프는 2차전에서 6.2이닝 3실점 1자책점을, 5차전에서는 6.1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잡으며 2실점, 1자책점을 기록했다. 1차전과 4차전에 선발로 등판했던 린드블럼은 1차전에서 흔들렸다. 린드블럼은 6.1이닝 6피안타 2홈런을 내주며 5실점을 했다.

이용찬은 3차전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점차 안정을 찾으며 6.2이닝 1피홈런 4실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중요했던 6차전에서 1회 초 3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1이닝 동안 30구를 던지고 볼넷 3개를 허용하며 1실점을 하고 강판당했다.

불펜에서는 김강률의 부재가 생각보다 크게 작용했다. 김강률은 정규시즌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이며 한국시리즈에서도 핵심 불펜으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연습경기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특히 타선이 정규시즌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양의지와 최주환만이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었고 정수빈이 타선의 활로를 찾으려고 했다. 설상가상 4번 타자 김재환이 3차전을 앞두고 옆구리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면서 라인업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정규시즌 타율 0.326, 84타점을 올린 박건우는 3번에서 시리즈 내내 타격감을 찾지 못했으며 다른 타자들도 심한 타격 부진을 겪으며 답답한 경기를 해야 했다.

두산은 2위 SK와 무려 14.5게임차로 일찌감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시리즈에서의 무기력한 모습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부상 악재와 변화가 없었던 라인업, 끝내 회복하지 못한 타격감, 불안한 마운드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시즌이 끝난 지금, 야구팬들의 눈은 FA시장에 가 있다. 특히나 이번 FA 시장 최대어 양의지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던 두산이 양의지와 함께 2019시즌 다시 대권에 도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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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8기 김도연
야구 KBO 두산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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