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 왜 미친 듯이 이러는지 알아? 돌아 갈까봐 그래. 원래대로. 이러면 돌아간다니까. 출발했으면 끝이야. 당신이 뭘 했든 무슨 잘못을 했든. 엄마에게 철없는 짓을 했든. 아직 출발도 못하고 있는 거잖아 지금. 진심으로 마음이 나가야 되는 거야 밖으로. 과거로부터 탈출해서 나가야 되는 거야."

"어머니도 놓고 나도 손 놔? 세상에 아무도 기대 안 하면 되겠어? 그럼 끝난 거야 인생이. 인생 끝나는 거라고."
 

변화가 기대됐던 홍탁집 아들
 
 곧바로 백종원의 호통이 홍탁집 아들에게 쏟아졌다. 문제는 진심이었다. 매일 닭을 10마리 씩 손질하면서도 몇 조각이 나와야 하는지 생각해보지 않았고 냉장고를 정리하면서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 치울 뿐이었다.

곧바로 백종원의 호통이 홍탁집 아들에게 쏟아졌다. 문제는 진심이었다. 매일 닭을 10마리 씩 손질하면서도 몇 조각이 나와야 하는지 생각해보지 않았고 냉장고를 정리하면서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 치울 뿐이었다. ⓒ SBS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홍탁집 아들의 변화가 기대되는 화였다. 방문하기 6일 전 백종원은 오픈과 마감을 직접 할 것, 매일 가게 청소를 본인 혼자서 할 것, 주방과 냉장고 정리를 본인이 할 것,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에 항상 가게에 있으라는 4가지 미션을 홍탁집 아들에게 줬다. 아들은 이를 철저히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매일 아침에 어머니 보다 일찍 나왔고 저녁에는 늦게 퇴근했다. 냉장고 정리도 매일 하면서 인증 사진을 보내는 모습이 보였다. 게다가 백종원이 보내는 10마리의 닭도 매일 손질하며 연습을 거듭했다.
 
그렇게 백종원이 방문하는 시간이 왔다. 그동안 힘찬 대답과는 다르게 전혀 노력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던 '홍탁집 아들'의 조금은 변화한 모습이었기에 기대가 됐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곧바로 백종원의 호통이 홍탁집 아들에게 쏟아졌다. 문제는 진심이었다. 매일 닭을 10마리 씩 손질하면서도 몇 조각이 나와야 하는지 생각해보지 않았고 냉장고를 정리하면서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 치울 뿐이었다.
 
또 다시 믿음이 배신당한 꼴이었다. 여러 번의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홍탁집 아들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백종원이 크게 실망할 만한 일이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잘 오지 않는 골목상권을 부흥시키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프로그램이지 말 안 듣는 구제불능의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니 말이다. 백종원은 충분히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종원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다그쳤다. 기필코 홍탁집 아들을 변화시키려는 진심이 그에게서 보였다.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에게 마음이 쓰여서이기도 했고 적당히 넘어갔을 때에는 다시 원래대도 돌아간다는 사실을 지난 경험들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기도 했다. 실제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많은 가게들이 방송 덕을 보고 장사가 잘 되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후기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물론, 꾸준히 백종원의 솔루션을 지키는 곳들도 많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들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속상했을 그였다. 단순히 방송으로 홍보를 해주기 위해서 나왔던 것이 아니니까.
 
이어서 백종원은 홍탁집 아들에게 혼자서 장사를 해보도록 시켰다. 닭볶음탕을 만들기에는 부족한 실력이었지만 장사를 직접 해보면서 어려움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었다. 서빙으로 조보아가 붙었지만 고작 3팀이 들어왔음에도 홍탁집 아들은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2팀이 거의 동시에 들어왔는데 한 개를 먼저 완성시키고 두 번째 요리를 시작했고 3번째 요리의 경우에는 주문이 들어온 지 10분이 넘어서야 닭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결국 3번째 손님은 50분이 넘어서야 요리를 받을 수 있었다.
 
음식을 맛본 손님들의 평가도 좋지 않았다. 한 손님은 소스의 맛이 닭에 잘 배이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다른 손님은 뒷맛이 텁텁하다고 말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30년을 넘게 요리를 해온 어머니의 손맛을 짧은 시간에 따라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노력해보니 깨닫게 된 대답의 무게 
 
 백종원은 다시 한 번 물었다. 진심으로 해볼 수 있겠는지. 이전과는 다르게 홍탁집 아들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백종원은 다시 한 번 물었다. 진심으로 해볼 수 있겠는지. 이전과는 다르게 홍탁집 아들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 SBS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짜로 이게 그냥 카메라 있으니까 해야지 하면 안 돼 이제는. 어렵다고. 어머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느껴봐라 아니에요. 그건 당연한 거지. 이제 본인이 해야 될 일이에요. 어떻게 할 거예요. 이걸 해보고 나서도 긍정적으로 해볼 생각이 남아있는지 묻고 싶어요. 해볼래요?"
 
백종원은 다시 한 번 물었다. 진심으로 해볼 수 있겠는지. 이전과는 다르게 홍탁집 아들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긴 시간이 흐른 뒤 해보겠다고 대답했다. 항상 대답만 빨랐던 이전의 모습과는 달라보였다. 진심이 느껴졌던 것인지 백종원은 근면함, 부지런함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주기로 했다. 백종원이 떠난 뒤 홍탁집 아들은 조용히 앉아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제 정말로 변화할 수 있을까.
 
이번 포방터 시장편은 압도적으로 홍탁집 아들이 화제가 됐다. 이전에도 문제가 되는 집들은 나오긴 했었지만 초반의 갈등을 겪고 나면 보통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홍탁집 아들의 경우에는 단순히 요리의 문제가 아니었고 홍탁집 아들의 변화가 가장 절실한 부분이었다. 그러다보니 많은 시청자들은 이에 집중해 이번 포방터 시장편을 지켜봤다. 그리고 매 화 분노하기도 했다. 심지어 홍탁집 아들을 주제로 한 간단한 게임까지 등장을 했다.
 
출연하는 이들에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방송이 나간 이후에 주변 사람들과 모르는 이들에게 안 좋은 말들을 듣게 된다는 것이. 몰랐다는 이유로, 부족했다는 이유로 해 왔던 잘못들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된다는 것이. 하지만 그렇기에 더 제대로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많은 성공 경험을 가지고 있는 특별한 멘토와 함께. 온갖 요리 비법부터 인테리어. 이제는 사람을 고치는 일까지. 점점 솔루션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미래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방송에서뿐만 아니라 사적으로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진심을 다하는 백종원이 있기에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깨지기를 희망해 본다.
백종원 골목식당 홍탁집아들 포방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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