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 다지는 최두호  지난 2017년 12월 20일 오후 부산 서구 팀매드 본관에서 최두호가 UFC 파이트 나이트 124 출전을 앞두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팀매드 소속 최두호와 강경호는 내년 1월 15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24 대회에 출전한다.

▲ 결의 다지는 최두호 지난 2017년 12월 20일 오후 부산 서구 팀매드 본관에서 최두호가 UFC 파이트 나이트 124 출전을 앞두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 연합뉴스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는 2014년 11월 UFC에 데뷔해 후안 푸이그와 샘 시칠리아, 티아고 타바레스를 나란히 1라운드 KO로 제압하며 페더급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스턴건' 김동현을 시작으로 많은 한국인 파이터들이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단체 UFC의 문을 두드렸지만 최두호처럼 이렇게 단기간에 큰 주목을 받은 선수는 없었다('코리안 좀비' 정찬성 역시 WEC 시절에는 연패를 당하며 고전했다). 

하지만 UFC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었다. 최두호가 3연속 1라운드 KO를 기록하며 바람을 일으키자 주최 측에서는 최두호를 페더급 랭킹 4위 컵 스완슨과 맞붙게 했다. UFC 206에서 열린 최두호와 스완슨의 경기는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는 물론 2016년 '올해의 경기'에 선정될 정도로 대단한 명승부였다. 하지만 최두호는 노련한 스완슨의 벽을 넘지 못하고 UFC 첫 패를 당했고 지난 1월 제레미 스티븐스에게 KO로 무너지며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이처럼 UFC에서는 연승을 거두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예 파이터에게 체급 내에서 잔뼈가 굵은 파이터를 붙여 검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관문을 통과하는 선수는 타이틀 전선으로 직행하지만 패하는 선수는 다시 치열한 생존경쟁에 뛰어 들어야 한다. 오는 12월 1일에 열리는 TUF 28 피날레 대회에서 웰터급 랭킹 3위 하파엘 도스 안요스를 상대하는 '나이지리안 나이트메어' 카마루 우스만 역시 타이틀 전선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관문 앞에 서 있다.

옥타곤 7연승 거두고도 널리 알려지지 못했던 비운(?)의 파이터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나 8살 때 미국으로 이주한 우스만은 많은 UFC 파이터들이 그런 것처럼 대학 시절까지 아마추어 레슬러로 활약했다. 우스만은 네브라스카 주립대 시절 NCAA 디비전2에서 올 아메리칸(전미 아마추어 올스타팀)에 선정됐을 정도로 뛰어난 레슬링 실력을 인정 받았다(물론 미국 대학 2부리그의 올스타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올림픽이나 세계 선수권대회의 레벨에서 보면 썩 대단치 않은 타이틀일 수도 있다). 
 
 UFC서 활약 중인 파이터, 카마루 우스만 선수의 모습.

UFC서 활약 중인 파이터, 카마루 우스만 선수의 모습. ⓒ 카마루 우스만 SNS 갈무리


우스만이 프로파이터로 공식 데뷔한 시기는 2012년. CFA,VFC,레거시 FC 같은 중소단체에서 5승1패 5KO의 전적을 기록한 우스만은 2015년 UFC의 선수육성 프로그램 TUF의 21번째 시즌에 출전했다. 우스만은 UFC의 대표적인 명문 체육관 아메리칸 탑 팀과 블랙질리언의 대결로 제작된 TUF21에서 블랙질리언의 멤버로 출전해 피날레에서 헤이더 하산을 암트라이앵글 초크로 꺾고 UFC와 공식 계약을 따냈다.

UFC에서도 우스만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졌다. 우스만은 레온 에드워즈와 알렉산더 야코블레프, 바흘레이 알베스,션 스트릭랜드,세르지오 모라에스, 에밀 믹을 차례로 꺾고 UFC에서 파죽의 7연승(TUF21 피날레 포함) 행진을 달렸다. 세계 각지의 강자들이 모여 있어 이른바 '지옥의 체급'이라 불리는 웰터급에서의 7연승은 결코 쉽게 만들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하지만 우스만은 웰터급의 '떠오르는 별'로 대접받지 못했다. 7연승 중 5승이 판정승이었을 정도로 격투팬들에게 큰 인상을 남길 만한 명장면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스만은 7연승 기간 동안 랭킹 15위 안에 포함된 강자와 한 번도 맞붙지 못했다. 7연승의 우스만이 화려한 전적에 비해 국내 격투팬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던 우스만에게 기회가 온 것은 지난 5월. 우스만은 UFN 칠레대회에서 아르헨티나 출신의 산티아고 폰지니비오와의 대결을 통해 생애 첫 메인이벤트에 출전할 예정이었다(공교롭게도 폰지니비오 역시 실력에 비해 다소 저평가된 파이터로 꼽힌다). 하지만 폰지니비오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폰지니비오의 빈자리를 메운 선수는 바로 미들급과 웰터급에서 타이틀전을 경험했던 '거물 그래플러' 데미안 마이아였다.

'압박의 장인' 안요스를 능가하는 압박을 보여줄 수 있을까

우스만은 UFC에서 가장 수준 높은 주짓수 실력을 가지고 있는 마이아를 상대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레슬러 우스만과 주짓떼로 마이아의 맞대결에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낼 만한 멋진 장면을 기대하기란 애초에 무리였다. 마이아는 스스로 하위 포지션을 만들며 주짓수로 승부를 걸려 했고 우스만은 그런 마이아의 작전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 자신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레슬링 압박을 포기했다. 

우스만이 8연승을 달리는 동안 웰터급 전향 후 타렉 사피딘과 닐 매그니, 로비 라울러를 차례로 꺾은 안요스는 신예 콜비 코빙턴과의 잠정 타이틀전에서 패하며 주춤했다. 그리고 UFC에서는 UFC 데뷔 후 한 번도 패하지 않았음에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던 우스만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안요스와의 경기를 성사시켰다. 우스만에게는 그야말로 파이터 인생 최고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하파엘 도스 안요스의 모습.

하파엘 도스 안요스의 모습. ⓒ RDA 인스타그램 갈무리

 
안요스는 직전 경기에서 코빙턴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전 라이트급 챔피언 출신에 현 웰터급 랭킹 3위를 달리고 있는 대단한 강자다. 신장 173cm 리치 178cm로 웰터급 선수로는 상당히 작은 체격을 가지고 있지만 주짓수와 무에타이 블랙벨트 소유자로 뛰어난 타격과 노련한 그래플링을 겸비하고 있는 UFC에서도 흔치 않은 '완성형 파이터'다. 특히 상대의 빈틈을 찾아 끊임없이 전진하는 안요스의 압박 능력은 어지간한 전문 레슬러를 능가한다.

그렇다고 안요스가 전혀 공략할 부분이 없는 난공불락의 파이터는 결코 아니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전이나 코빙턴전에서 드러난 것처럼 자신을 능가하는 압박 능력을 가진 레슬러를 만나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무한 압박'이라는 스타일 때문에 비교적 상대의 카운터에 쉽게 걸려 드는 것도 안요스의 약점. 신장 183cm 리치193cm의 좋은 신체조건에 뛰어난 레슬링 실력을 가진 우스만이 안요스전을 충분히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글레디에이터 페더급과 딥 주얼스 밴텀급 챔피언을 지낸 '인천 불주먹' 김지연은 TUF28 피날레 메인카드 첫 경기에서 안토니나 셰브첸코를 상대로 옥타곤 3연승에 도전한다. 안토니나는 현 여성 플라이급 1위 발렌티나 셰브첸코의 친언니로 유명하다. 6승 무패의 전적을 가진 안토니나는 김지연을 상대로 UFC 데뷔전을 치른다. 김지연으로서는 이름값이 높은 안토니나를 상대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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