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의 피아노를 실제로 본다면 어떤 기분일까?"

음악 팬이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것이다. 그 꿈이 곧 현실이 된다. 12월 6일부터 '음악의 신' 존 레논의 삶을 담은 전시회 '이매진 존레논'이 서울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아시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그야말로 '인간 레논의 모든 것!'이다. 명곡 'Imagine' 작곡에 쓴 피아노를 포함해 그가 남긴 음악, 그림, 유품, 사진 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이매진 존레논 포스터

이매진 존레논 포스터 ⓒ 한솔BBK

사랑과 평화의 전도사 존 레논. 평화의 바람이 부는 한국에서 때마침 그의 전시가 열린다니 더욱 뜻깊다. 음악을 들으며 전시 공간을 거닐듯이, 레논의 명곡들을 배경으로 삼아 전시회 '이매진 존레논'의 예고편을 마련했다. 올겨울 존 레논이라는 '한 사람'을 가장 가까이서 만나보자.
     
전시는 인간 레논의 삶을 차분히 되짚어간다. 첫 관문은 뉴욕 센트럴파크에 마련된 레논의 추모소 '스트로베리 필드'다. 그의 어린 시절 놀이터였던 한 고아원의 이름이기도 하다. 불우했던 유년기지만 향수는 각별했다. 폴 매카트니가 'Penny lane'으로 고향을 그렸듯, 레논도 'Strawberry fields forever'를 자신의 유년기에 바쳤다.
 
비틀즈의 역사가 시작된 커번 클럽을 재현해 비틀즈의 공연을 관람하는 코너도 있다. 'I want to hold your hand'로 미국을 뒤흔든 로큰롤 청년 레논의 기록들도 모았다. 전속 사진작가 밥 그루엔과 앨런 테넌바움의 사진에 찍힌 반항아의 표정이 앳되다. 그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평생의 뮤즈, 'Oh my love' 오노 요코와의 날들도 비중 있게 다룬다.
 
로큰롤 스타, 투쟁에 앞장서다
 
우리에겐 달달한 사랑 노래로 널리 알려졌지만, 레논은 사실 매우 투쟁적인 사회 운동가다. 노동계급 출신인 그는 'Working class hero', 'Power to the people' 등의 과격한 곡들로 계급혁명을 부르짖었다. 특히 반전평화의 메시지를 드높였다. 오노 요코와 함께 호텔 침대에 누워 베트남전 종전과 평화를 촉구한 'BED-IN' 침대시위가 유명하다.
 
'이매진 존레논'은 'BED-IN' 퍼포먼스를 그대로 재현해 관객이 직접 존과 오노가 되어볼 수 있도록 했다. 성별과 인종 등으로 편견을 갖지 말자는 '배기즘'과 대대적인 신문 광고 캠페인 'War is over' 등도 재현했다. 'Give peace a chance!' 온몸으로 평화를 외친 그의 치열했던 시절을 직접 겪어보자.
  
그림, 시, 악기... 레논의 유품들 한자리에
 
'음악보다 더 큰 사람!' 레논의 예술혼은 음악에만 갇혀 있지 않았다. '이매진 존레논'에서 그가 창작한 드로잉과 스케치, 시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로큰롤을 연주하던 더벅머리 청년의 내면은 누구보다 섬세하고 풍성했다. 록 아이돌을 넘어 예술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의 그림들. 미대를 다닌 경력이 있는 만큼 그림 솜씨도 예사롭지 않다. 뉴욕 MoMA 미술관도 작품들의 예술성을 인정해 영구 소장하고 있다. 노래 'Beautiful boy (Darling boy)'를 바칠 정도로 사랑한 아들, 숀 레논을 위해 그린 교육적인 그림들도 있다. 그가 미처 품지 못한 가족들은 폴이 챙겨주었는데, 그 과정에서 탄생한 노래가 바로 'Hey jude'다. 시대의 명곡 'Hey jude' 이야기도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백미는 역시 레논이 'Imagine'을 작곡한 피아노다. 'Imagine'이 어떤 노래인가. 전설의 명곡들 중 가장 앞자리에 오는 대표곡이자 그의 삶, 사상, 이상이 집약된 '영혼의 분신'과도 같은 곡이다. 그 탄생을 직접 대면하는 것만으로도 더없이 가슴 뛰는 경험이 될 것이다. 여기에 최고급 오디오 장비로 'Imagine'을 감상하는 감상실도 마련했다니, 아무래도 올해 음악 팬들이 연말을 보낼 장소는 정해진 것 같다.
  
지금 여기의 존 레논

2018년 대한민국은 놀라운 변화를 겪었다. 남북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던 영원한 전쟁의 땅에 평화의 새싹이 움트고 있다. 그러나 훈풍과 달리 우리의 일상은 또다른 전쟁이다. 각박한 삶 속에 우리는 여유와 배려를 서서히 잊어가고 있다. 정의와 믿음과 사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전쟁은 끝난다. 당신이 원한다면"을 표어로 내걸었던 평화운동가 레논의 방문이 더더욱 반가운 이유다.
 
늘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던 몽상가 레논. 우리는 그의 삶으로부터 어떤 울림을 분명히 얻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여기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울림을. 그게 무엇이냐고 레논에게 직접 물어본다면, 그는 비뚤어진 안경을 고쳐 쓰고선, 씩 웃으며 이렇게 답하지 않을까.
 
"All you need is LOVE!"
  
이매진 존레논 展
2018.12.6 (목) ~ 2019.3.10 (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관람정보 바로가기 https://imaginejohnlennon.modoo.at/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대중음악웹진 이즘(www.izm.co.kr)과 채널예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전시회 존레논 비틀즈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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