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여자 프로농구 미디어데이 당시 아산 우리은행 위비를 우승 후보로 꼽는 이는 많지 않았다. 많은 이들은 청주 KB 스타즈를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아마 우리은행을 이끄는 위성우 감독 역시 이번에는 우승이 정말 힘들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KB 스타즈가 너무나도 전력 보강을 알차게 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우승에 실패했던 안덕수 감독은 철저하게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비시즌 FA 시장을 통해 2억 5500만 원을 주고 부천 KEB 하나은행에서 가드 염윤아를 데려왔다. 지난 시즌 앞선의 높이에서 심성영이 박혜진에게 크게 밀렸기 때문에 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76cm의 신장에 수비력이 탄탄하고, 2점 야투까지 장착한 염윤아는 KB 스타즈에 꼭 필요한 퍼즐이었다.
  
기뻐하는 박지수 여자농구 청주 KB 박지수가 18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KEB하나은행과 원정경기에서 4쿼터 막판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뒤 기뻐하고 있다. [WKBL 제공]

▲ 기뻐하는 박지수여자농구 청주 KB 박지수가 18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KEB하나은행과 원정경기에서 4쿼터 막판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뒤 기뻐하고 있다. [WKBL 제공]ⓒ 연합뉴스


박지수 역시 한 층 더 성장했다. WNBA를 경험하고 돌아온 박지수는 이제 아웃사이드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선수가 되었다. 수비력과 공격력 모든 부분에서 일취월장했다.
 
여기에 KB 스타즈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검증된 용병 카일라 쏜튼을 선택했다. 쏜튼은 지난 시즌 KB 스타즈에 없던 스피드와 속공을 채워줄 수 있는 선수. 박지수의 높이에 쏜튼의 빠른 농구까지 결합한다면 KB 스타즈는 막을 팀이 없어 보였다.
 
반면 우리은행은 위태로웠다. 박혜진, 임영희, 김정은, 최은실 4명의 주전 선수가 모두 대표팀 차출로 소속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여기에 임영희는 나이가 어느덧 40이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한계를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 역시 무릎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골 밑으로 파고드는 토마스 19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우리은행 위비의 경기. 우리은행 토마스가 골 밑으로 파고들고 있다.

▲ 골 밑으로 파고드는 토마스19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우리은행 위비의 경기. 우리은행 토마스가 골 밑으로 파고들고 있다.ⓒ 연합뉴스


게다가 우리은행은 용병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크리스탈 토마스를 택했다. 토마스의 큰 키를 보고 위성우 감독은 그를 선택했다. 설상가상으로 토마스는 우리은행에 늦게 합류했다. 기량도 떨어지는 상황에 합류까지 늦게 하면서 우리은행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은행의 독주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전력이 다소 떨어지는 신한은행, OK 저축은행, KEB 하나은행을 내리 꺾은 데 이어 강력한 우승후보 KB 스타즈까지 잡았다.
 
KB 스타즈와의 경기에서 2쿼터까지는 22-29로 밀렸으나, 3쿼터 반격을 가하며 역전에 성공했고, 4쿼터 박지수를 잘 막아내면서 승리를 챙겨갔다. 그동안 KB 스타즈의 장점이라고 손꼽혔던 3점슛을 2개로 막았고, 슛 시도 자체도 15개로 제어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후 우리은행은 삼성생명까지 완파했다. 2쿼터에 가장 강점이 있는 삼성생명이었지만,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는 오히려 13-15로 뒤졌다. 박혜진, 김정은의 노련한 플레이는 삼성생명을 꺾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
 
6승 무패로 단독 선두인 우리은행, 비결은?

25일(일) 현재 우리은행은 6승 무패 단독 선두에 올라와 있다. 2위 KB 스타즈와 불과 1게임 차이지만, 우리은행의 상승세는 정말 대단하다. 그렇다면 우리은행이 무너지지 않고 이번 시즌에도 굳건한 이유는 무엇일까?
  
수비수 피해 슛하는 박혜진 19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우리은행 위비의 경기. 우리은행 박혜진이 슛을 하고 있다.

▲ 수비수 피해 슛하는 박혜진19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우리은행 위비의 경기. 우리은행 박혜진이 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큰 이유는 국내선수 빅3의 존재이다. 박혜진, 임영희, 김정은은 모두 10년 이상 리그를 치르면서 실력과 경험 모두 국내 최고이다. 위기 때마다 강력한 수비를 통해 상대 공격을 막아내고 흐름을 끊는 득점을 올려주며 7년 연속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리은행의 빅3는 외국인 선수까지 살려주고 있다. 용병 토마스는 골밑 스킬은 다소 투박하지만, 우리은행 선수들이 적절한 패스를 건네주면서 평균 13.2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존쿠엘 존스, 나탈리 어천와를 완벽하게 활용했던 우리은행 국내선수진은 이번 시즌에도 토마스를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다.
 
여기에 신흥 세력들이 점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먼저 국가대표팀에 다녀온 최은실은 이번 시즌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다. 정통 센터가 없는 우리은행에게 국내 선수들만 뛰는 2쿼터 최은실의 활약은 필수적이었다.
 
최은실은 아직까지는 위성우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평균 5.8점 3.8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팀의 궂은일을 도맡아서 하고 있지만, 득점력을 조금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대신 최은실의 부족함을 메워주는 선수가 있으니, 바로 김소니아다. 루마니아 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다시 돌아온 김소니아는 이번 시즌 평균 4.2득점 6.8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가 무려 2.7개나 된다. 혼혈선수 특유의 탄력을 바탕으로 골밑이 낮은 우리은행에 큰 힘이 되고 있다.
 
KB 스타즈와의 경기에서 김소니아의 존재감은 절정에 달했다. 팀의 공격이 풀리지 않던 2쿼터에 그는 8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김소니아는 좋은 활약을 이어갔고, 12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거의 외국인 선수급 활약을 펼쳤다.
 
박다정의 활약도 눈에 띈다. 지난해까지 삼성생명에서 1군 경기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박다정은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후 재능을 꽃피우고 있다. 평균 4.0득점 2.5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직전에 펼쳐졌던 OK 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는 10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박다정은 본래 수비에 약점이 있던 선수였다. 공격적인 측면 특히 슛 능력에 있어서는 인정받아왔지만, 허약한 수비 때문에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없었다. 하지만, 위성우 감독의 혹독한 조련 하에 그의 수비는 많이 개선되었다.
 
결국 이번 시즌도 위성우 감독의 '엄살'은 이어진 셈이다. 현재까지 모습을 보았을 때 KB 스타즈도 우리은행을 넘기는 쉽지 않다. 과연 이번 시즌에도 우리은행이 우승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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