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는 혼돈 그 자체였다. 독주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였던 워싱턴 내셔널스는 엄청난 부진에 빠졌다. 공격의 핵심이었던 브라이스 하퍼는 초반 이후 극심한 부진에 빠졌고, 다니엘 머피 등 주축 선수들은 부상에 시달렸다. 투수 에이스 슈어저만이 제 역할을 해줬다.
 
2위로 꼽혔던 뉴욕 메츠 역시 무너졌다. 투타의 엇박자가 너무 심했다. 사이영상 투수 디그롬이 나올 때는 단 1점도 뽑지 못하며 패한 경기가 수두룩했다. 타선이 터지는 날에는 투수진이 흔들리며 패배를 기록했다.
 
그러는 사이 유망주들이 풍부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번 시즌까지 잠잠할 것이라고 예상되었던 유망주들이 폭발했다. 애틀랜타는 로날드 아쿠나와 프레디 프리먼을 중심으로 한 타선이 강력해졌다. 여기에 더해 마이크 폴티뉴비치와 션 뉴컴이 원투펀치 역할을 해냈다.
 
필라델피아는 FA로 영입한 제이크 아리에타 효과를 누렸다. 아리에타는 완벽한 에이스로 성장한 애런 놀라와 함께 내셔널리그 정상급 1, 2 선발 역할을 해냈다. 타선에서는 오두발 에레라가 급성장했다.
 
전반기까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었던 애틀랜타와 필라델피아의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 경쟁은 후반기 들어 애틀랜타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애틀랜타가 아쿠나의 폭발력을 앞세워 질주를 이어간 것에 반해 필라델피아 선수들은 하나 둘 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던 에레라의 타율은 2할 중반까지 떨어졌다. 후반기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했던 산타나의 부진은 이어졌다. 투수진 역시 점차 지쳐가며 실점을 헌납했다.
 
필라델피아는 후반기 승보다 패가 훨씬 많았다. 시즌 막판에는 9연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템파베이에서 데려온 윌슨 라모스는 제 역할을 했지만 나머지가 너무 부진했다. 결국 그들은 80승 82패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가능성을 본 필라델피아는 이번 시즌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필라델피아에 남은 고액 연봉자는 아리에타와 산타나 둘이다. 둘 외에는 연봉 부담이 되는 선수가 없기에 충분히 투자를 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필라델피아가 첫 번째로 노리는 선수는 유격수 매니 마차도다. 필라델피아는 현재 내야수가 부족하다. 특히 유격수 포지션을 봤던 스캇 킹거리는 데뷔 첫 시즌이었던 이번 시즌 0.226의 타율에 8홈런 35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도 0.267에 불과했다. 킹거리가 올시즌 기록한 WAR은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으로 -1.5다.

이에 따라 마차도의 영입은 필라델피아의 가장 큰 약점을 해결해 줄 수 있다. 마차도는 공격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수비적인 측면에서도 다저스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합격점을 받았다.
 
게다가 마차도는 팀 타선을 이끌어줄 수 있는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는 어린 선수들의 리더로 산타나를 데려왔지만, 이는 실패에 가까웠다. 따라서 새로운 리더가 필요한 데 마차도는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보강 대상은 마무리 투수이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는 다른 팀들에 비해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었다. 헥터 네리스는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루이스 가르시아와 토미 헌터, 아담 모건 카드는 모두 실패에 가까웠다. 그나마 루키 도밍게즈가 좋은 활약을 펼치며 16세이브를 기록했다.
 
따라서 필라델피아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마무리 보강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에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특급 마무리가 모두 존재했다. LA 다저스의 캔리 젠슨, 콜로라도 로키스의 아담 오타비노, 시카고 컵스의 브랜든 모로우, 밀워키 브루워스의 조시 헤이더, 제레미 제프리스, 애틀랜타의 아롤디스 비즈카이노까지 모두 명확한 마무리 투수가 있었다.
 
다행히 이번 FA 시장에는 특급 불펜 투수들이 즐비하다. 우승팀 마무리 투수 크레이그 킴브럴을 비롯해 양키스의 불펜 투수 데이비드 로버트슨, 잭 브리튼 클리블랜드 핵심 불펜 듀오 앤드류 밀러와 코디 앨런 등이 후보이다. 킴브럴을 제외하고는 지난 시즌 아쉬운 모습을 보였기에 예상보다 싼 값에 잡을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물론 반등의 여지도 충분히 남아있는 대형 선수들이다.
 
여기에 필라델피아는 좌완 선발 보강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의 선발진을 구축한 5명의 선수는 모두 우완 투수들이었다. 놀라와 아리에타 사이에서 활약해 줄 수 있는 2선발급 좌완 선발을 원할 것이다.
 
그렇다면 필라델피아가 FA 시장에서 영입할 수 있는 좌완 선발 투수는 2명으로 압축된다. 바로 애리조나의 패트릭 코빈과 휴스턴의 댈러스 카이클, 양키스의 JA 햅이다.
 
코빈은 이번 FA 선발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33경기에 출장하여 11승 7패 3.15의 자책점을 기록했다. 200이닝을 소화하며 246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코빈의 주무기는 슬라이더다. 전체 투구 수의 40%이상을 슬라이더를 활용한다. 평균 81.7마일을 기록하며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무브먼트가 좋아 상대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한다. 이번 시즌 그의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무려 0.145에 불과했다.
 
휴스턴 투수 카이클은 올 시즌 부진했다. 12승 11패 3.74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겉보기에는 괜찮은 성적이지만, 카이클은 이전에 비해 기복이 심해졌다. 5실점 이상을 한 경기가 6번이나 있었다. 윽박지르지는 못하지만 제구력을 통해 안정적인 피칭을 강점으로 삼는 카이클에게는 상당히 어색한 시즌이었다.
 
그래도 카이클은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 우선 다양한 변화구를 보유하고 있기에 쉽게 무너질 투수가 아니다. 여기에 데뷔 후 3차례나 2점대 방어율을 기록했고, 2015 시즌에는 20승 8패 2.48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따라서 카이클과 코빈은 모두 대형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은 투수들이다.
 
햅은 이들에 비해서는 소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나이 때문이다. 1982년생인 햅은 37세이다. 2,3년의 단기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시즌 17승 6패 3.65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양키스 이적 후에는 7승 무패 2.69의 방어율을 올리며 최고의 페이스를 보였다. 타선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이러한 성적을 기록했기에 햅은 다른 지구로 가면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여기에 햅은 필라델피아에서 뛴 경험이 있다. 데뷔를 필라델피아에서 했다. 필라델피아는 햅과 함께 2008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2009 시즌 월드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최고의 결과를 맞이했다.
 
필라델피아는 이번 시즌 희망을 봤다. 그들은 아마 트라웃이 FA로 풀리는 2020년 이후 시즌을 대권 도전의 기회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FA 시장은 3년 안에 대권 도전을 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 과연 필라델피아의 이번 FA 시장은 어떠할지 메이저리그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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