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의원이 트위터에 올린 글

김진태 의원이 트위터에 올린 글 ⓒ 짐진태 트위터

 
'화이트리스트 논란'에 휩싸인 <출국>이 상영관과 관객들의 선택은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영화 <출국>이 극장과 관객의 외면 속에 개봉 6일째에도 5만 관객을 넘기지 못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9일 <출국>은 7589명의 관객을 더 끌어 모아 누적관객수 4만4564명을 기록했다.
 
지난 16일에는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관람을 독려했고 이른바 태극기 집회에 나오는 극우세력과 보수우익단체들도 단체관람으로 극장을 찾는 모습이다. 그러나 평일 대비 주말 관객 증가율이 다른 영화들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일반 관객들에게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커뮤니티 등에는 개봉에 앞서 열린 시사회 관심도 적었던 듯 "아무리 망작이라고 하더라도 예매대행 나눔 글 올리면 그래도 한 두 분은 신청하시던데, 이 영화는 신청자가 없네요"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김진태 독려에도 관객수는 미미
 
언론이나 비평 쪽의 시선도 시큰둥하다. '밋밋하고 지루하다'거나 '신파극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 '화이트리스트 논란과 별개로 <출국>은 이 영화가 원래 지니고 있어야 할 드라마와 이야기를 선보이지 못한 기대 이하의 결과물' 등 곱지 않은 평가가 많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영화 자체로 극장주들과 관객들의 환심을 사지 못했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는 지적이 흥행 참패의 이유로 보인다. 일부 관객은 "가족영화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철 지난 반공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는 감상평을 전하기도 했다. 
 
개봉 전 블라인드 시사회(영화정보를 전혀 알려주지 않고 보는 시사회)를 보고, 개봉 후 다시 봤다는 한 관객은 영화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개봉 전 영화 외적인 문제로 영화가 너무 일방적으로 까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좀 안타까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논란이 터져서 마무리가 제대로 안 돼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매 장면마다 보이는 촬영에 들어간 노력과는 별개로 최종 편집본의 완성도는, 안타깝게도 그리 높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원제가 <사선에서>였던 <출국>은 박근혜 정권 시절 65억 원의 총 제작비 중 51억 7천만 원을 모태펀드와 영진위 가족영화영화지원사업을 통해 확보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아래 블랙리스트 조사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순제작비가 45억 원 정도인데, 이를 초과한 제작비를 모태펀드나 영진위 지원으로 확보한 것이다(관련기사 : 화이트리스트 논란 영화 '출국', 박근혜 시절 '밀어준' 증거들).
 
순제작비를 웃도는 금액을 투자받는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지만, 감독의 첫 연출작이라는 점이라는 걸 볼 때도 매우 특별한 지원을 받은 셈이다. 박근혜 정권 시절 블랙리스트로 인해 많은 영화가 모태펀드 투자를 한 푼도 받지 못하거나 제작과 상영에 방해를 받고, 수많은 영화인들이 정치적 탄압을 받던 시절에 정반대의 길을 걸은 것이다.

총제작비 65억 원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대략 170만~200만 정도다. 하지만 현재 흥행 추이로 볼 때 10만 도달도 힘겨운 분위기다. 투자 받은 돈의 90% 이상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어차피 무상지원 받은 영화니 손익분기점은 의미가 없죠"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극우 보수 세력 단체 관람에도 역부족
 
 영화 <출국>의 한 장면

영화 <출국>의 한 장면 ⓒ 디씨드

 
주말 일일 관객이 1만도 넘기지 못하는 현실에서 이 영화는 관객의 입소문보다는 자유한국당 의원 등 보수 세력과 극우적 성향 단체들의 단체 관람에 기대는 모양세다. 하지만 이 역시도 흥행에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 영화 커뮤니티에는 "좌석 4/5 이상이 찼는데 진짜 저 포함 1~2명 빼고 95% 이상이 죄다 어르신들이네요 ㅎㅎ 시작 전부터 앞좌석에 발올리고 대화중이신데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무사히 관람하고 나올 수 있기를" "유튜브 인기영상 보니까 그분들 선동하는 가짜뉴스 채널에서 '단체관람 합시다' 이런 영상 올라와 있더라고요"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이 지역에서 보수영화를 응원한다는 의미로 단체관람을 했고,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참여하고 있는 국회 '시장경제살리기연대' 모임도 단체관람을 예고하고 있다.
 
온라인 평점에서 <출국>에 만점을 주고 있는 관람객들의 평을 보면 "좌파들이 추구하는 방법 북한정권에 돈 퍼다 줘도 북주민들은 굶어죽습니다. 공산국가는 무섭습니다. 우리가 분단국가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안보에 철저히", "북한의 지옥같은 실상을 보고 밤새 잠이 안 옵니다", "좌파가 이 영화를 매우 싫어할 듯"이라며 이념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감독이나 제작사 측은 영화의 화이트리스트 관련성을 부인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보수우파영화를 강조하는 자유한국당 인사들과 극우성향 단체들의 관람 독려가 화이트리스트 영화임을 자인하고 있는 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출국 화이트리스트 박스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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