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마동석.

배우 마동석이 통쾌한 액션 <성난 황소>로 관객과 만난다. 영화는 주먹으로 이름 날리다가 결혼 후 마음을 다잡고 살던 그에게 어떤 위기가 닥치고, 결국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분투한다는 내용.ⓒ 쇼박스

  
배우 마동석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있다. 다작 배우, 이미지 소모, 그리고 액션 영화에 대한 강한 애정이 있다는 것 등. 일부는 맞고 또 일부는 틀렸다. 올해 <신과 함께2>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 등 그가 참여한 세 편의 영화가 개봉했고, 이어 <성난 황소>까지 곧 개봉하면서 그런 이미지가 강해지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 이유는 분명했다. 대부분 5년에서 4년 전 기획해 촬영한 작품이고, 배급 시기가 맞물리며 공교롭게 올해 한꺼번에 개봉했기 때문. <성난 황소>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개인적으로는 배급 시기가 안타깝고 아쉽긴 하지만, 그것까지 알면서 촬영하는 건 아니니까"라며 "<부산행> 이후 <원더풀 고스트> 찍었고, 사실 <범죄도시>가 가장 최근에 참여했던 기획이었다"라고 말했다. 정리하면 올해 촬영한 <성난 황소>를 제외하고 나머지 개봉작들은 <범죄도시> 이전의 기획물인 것. 

마동석의 장르화

"이렇게 몰려서 개봉한 건 아쉽지만 제가 참여한 것이니 최선을 다해 홍보해야지. 그런 저예산 영화를 찍는 과정이 없었다면 <범죄도시> 역시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흥행 실패로) 제겐 아픈 손가락들이지만 의미가 깊은 작품들이다. 올해가 몰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2013년엔 제가 나온 영화가 9편 개봉했다. 6편이 주연이었고, 3편이 특별출연이었다. 다만 장르가 달라서 눈에 띄지 않은 것 같다.

제가 고등학생 때 교회에서 성극을 하면서 연기를 했다지만 기본적으론 운동을 오래 한 사람이잖나. 연기자로서 기초가 없다고 생각해서 현장에서 터지고 굴러봐야 는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제가 무슨 특별한 위치가 됐다고 생각 안 한다. 그랬으면 이렇게 작품을 많이 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 단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주연을 맡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거든. 주로 조연을 했는데 (영화에 자주 나오는 것처럼 여겨지는 걸 보니) 제 얼굴이 자극적으로 생겼나 보다(웃음)."

 
 영화 <성난 황소>의 한 장면.

영화 <성난 황소>의 한 장면.ⓒ 쇼박스

 
마동석은 <공작> 등의 예를 들며 "말로 하는 액션 역시 좋아하고 그런 작품을 하고 싶긴 하지만 잘 들어오진 않는다"고 말했다. 몸을 쓰는 뻔한 액션만 한다는 일각의 인식에 대한 항변이었다. "이미 또 몇 년 전에 선택한 작품들이 예정돼 있는데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는 차기작인 영화 <백두산>을 언급했다.

"잘 차린 뷔페 같이 국내에서도 여러 연기를 고루 잘하는 배우들이 많다. 그에 비해 저는 한계가 분명하다. 10년 전에 사고로 척추와 어깨가 부러지고 무릎 연골도 없어졌다. 신인 때는 제 덩치가 너무 크다고 해서 30kg을 줄이고 일했는데 사고 이후 의사가 살을 빼면 몸이 무너질 수 있다고 근육을 키우고 체중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런 외형으로) 당연히 역할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지.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것 안에서 찾아가고자 한 것이다." 

마동석이 꾸준히 강한 액션 영화를 하면서 '마동석 장르'라는 단어가 생겼다. 이 표현에 그는 "정말 감사하긴 한데 과찬"이라며 "저라는 캐릭터를 사용하신다는 분에 따라 맡길 뿐,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동시에 그는 "연기에 집중하다 보면 가끔 피폐해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액션을 할 땐 뭔가 생산해낸다는 느낌이 있다"며 "대부분의 액션 배우들은 그런 에너지로 꾸준히 액션 장르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액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맨땅에 헤딩

인터뷰 중 그는 맨땅에 헤딩하듯 일을 시작했다는 표현을 썼다. 그만큼 주류가 아닌 비주류로 몸으로 익혀가며 일을 해왔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어려웠을 때 힘이 됐던 사람들을 기억하고, 지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성난 황소>로 연출 데뷔하게 된 김민호 감독도 그중 한 명이었다. 김 감독은 "10년 넘게 영화를 준비하다 제대로 되지 않자 포기하려 했을 때 마동석 형님이 손을 잡아줬다"며 지난 제작보고회 때 연출의 변을 밝힌 바 있다.

"제가 참여한다고 무조건 투자되는 작품은 없다. 우선 작품이 좋고 감독의 능력이 돼야지. 김민호 감독은 이 시나리오를 제게 주면서 그 이후로 여러 번 회의했는데 시련이 많았더라. 영화는 못 찍고 투자는 계속 거절당하고, 제작사도 옮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아이가 태어났다고 하길래 제가 아기 옷을 사주기도 했다. 근데 이젠 돈을 벌어야 하기에 영화는 못 할 것 같다고 하더라. 친구 아버지네 회사에서 일하기로 했다고. 

근데 그건 좀 아닌 것 같더라. 그래서 제가 이 시나리오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운 좋게 투자가 된다면 김민호 감독과 한번 해보겠다고 할 테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 정말 운 좋게 투자가 됐고, 감독에게 전화하니까 깜짝 놀라면서 평생 꿈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하더라. 와이프랑 함께 울었다고 하면서. 그렇게 해서 찍은 영화가 막상 만듦새가 별로라면 좀 그랬을 텐데 잘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배우 마동석.

"신인 때는 제 덩치가 너무 크다고 해서 30kg을 줄이고 일했는데 사고 이후 의사가 살을 빼면 몸이 무너질 수 있다고 근육을 키우고 체중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런 외형으로) 당연히 역할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지.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것 안에서 찾아가고자 한 것이다.”ⓒ 쇼박스

 
앞서 언급한 저예산의 다른 작품들도 비슷한 경우였다. 요청이 있을 때 마동석은 신의를 지켰다. 어떻게 그런 약속을 하게 됐고, 지키고자 했을까. 마동석은 사고 당시를 다시 언급했다.

"제가 다쳤을 때 다시는 연기를 못하게 될 줄 알았다. 못 걸을 수도 있다는 상황에서 그때 대소변 받아주면서 제게 일어날 수 있다고 용기를 준 사람들이다. 근데 어느 순간 제가 운 좋게 차근차근하다 보니 알려지게 됐다. 지금도 꿈처럼 생각한다. 일 없던 시절을 지금도 되새기곤 하는데 주변에서 영화를 준비하던 그분들도 10년 정도 됐더라. 그 정도면 뭔가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도 받은 만큼 보탬이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행히 그때 곁에 있던 4명이 모두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시나리오 개발회사인) 팀 고릴라를 만든 이유도 거기에 있다. <성난 황소>에 처음으로 팀 고릴라 이름이 들어갔다. 부족하지만 기획이라는 게 좋은 재료를 가져다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머진 감독과 제작자 몫이고 전 좋은 재료를 갖다 드리려 하는 것이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 하겠다"

액션 장르 특화, 그리고 그의 기획자 마인드를 두고 주변에선 대형 투자사 밑으로 들어가 일하기를 권하기도 한다. 마동석은 단호했다. "어떤 제도 안에 있기보다는 지금은 자유롭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외국에서도 투자 얘기가 있었으나 안 받겠다고 했다. 연기 역시 비슷하다"고 말을 이었다.

"마라톤처럼 긴 시간을 생각해야 한다. 뛰다 보면 속도가 느려질 수도 있고, 무리해서 뛰다가 뒤처질 수도 있는데 뭐가 됐든 전체 구간의 일부다. 항상 다음 그림을 그리려고 한다. 마동석화 된 캐릭터는 사실 예전부터 많았다. <부산행>도 제 캐릭터를 차용한 것이고. 중간중간에 그래서 독립영화를 찍기도 했다. 그게 다 저의 자산이다. 

누군가는 알파치노를, 누군가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보면서 연기를 해갈 것이다. 전 실버스타 스탤론이었다. <록키>를 보면서 영화를 시작했다. 사람들은 실버스타 연기가 이상하다고 했지만 전 좋아했다. <람보>에선 머리를 기르고 나왔는데 연기가 똑같아 보이더라(웃음). 어떤 사람들은 그게 피로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 그 피로감까지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엔 장동휘 선생님이라고 계신다. 액션 1세대 배우신데 이쪽 길을 많이 터주신 분이다. 그 선생님을 따라가긴 어렵겠지만 그런 시도를 저 역시 좋아한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자신이 꾼 꿈에 다가간 게 아닐까. 마동석은 겸손했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생긴 운 좋은 결과"라며 "영화는 결국 협업이고, 협업이라는 건 부족함을 줄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기에 사람을 생각하며 꾸준히 하겠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절대 정 때문에 영화를 하지 않는다. 약속 때문에, 약속을 했기 때문에 지키는 것"이라 분명히 덧붙였다.
 
 배우 마동석.

"마라톤처럼 긴 시간을 생각해야 한다. 뛰다 보면 속도가 느려질 수도 있고, 무리해서 뛰다가 뒤처질 수도 있는데 뭐가 됐든 전체 구간의 일부다. 항상 다음 그림을 그리려고 한다."ⓒ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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