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황의조가 전반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2018.11.17

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황의조가 전반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2018.11.17 ⓒ 연합뉴스

 
벤투호가 황의조의 원샷 원킬에 힘입어 승기를 잡았지만, 종료 직전 실점으로 아쉬운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7일 오후 6시(한국 시각) 호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친선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벤투 감독 부임 후 5경기 무패행진(2승 3무)을 이어갔다.

이날 벤투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황의조를 원톱에 놓고, 2선에 이청용, 남태희, 문선민을 배치했다. 중원은 구자철과 황인범이 호흡을 맞췄으며, 포백은 홍철, 김영권, 김민재, 이용을 포진시켰다. 골문은 김승규 골키퍼가 지켰다.

홈팀 호주는 4-3-3으로 나섰다. 크루즈, 맥클라렌, 레키가 최전방 스리톱을 형성하고, 허리를 무이, 로지치, 루옹고로 구성했다. 포백은 베히치, 밀리건, 세인스버리, 리스던으로 구성했으며, 골문은 라이언 골키퍼가 지켰다.

벤투호, 전반 초반 호주 압박에 고전

손흥민, 기성용, 이재성, 정우영 등 주전들이 대거 빠진 채 호주 원정에 나선 한국은 시작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 초반 호주의 강한 압박과 빠른 전진이 돋보였다. 전반 2분 호주의 빠른 역습 상황에서 로기치가 김영권을 따돌린 뒤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정확하지 못했다. 4분에는 크루즈의 슈팅이 크게 벗어났다. 5분에도 오른쪽 풀백 위즈던이 재빨리 올라오며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옆 그물에 맞았다.

한국은 후방 빌드업에서 불안함을 보였다. 호주는 전진 압박을 가했고, 이에 한국은 세밀한 숏패스가 아닌 롱패스로 풀어갈 수 밖에 없었다. 피지컬의 열세 탓에 공 소유권이 호주로 넘어가는게 다반사였다. 공격에서도 과감성은 호주가 더 앞섰다.

전반 7분 로기치가 공간이 열리자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한국을 위협했고, 전반 16분 왼쪽 공간에서 베히치가 올린 크로스를 무이가 쇄도하며 발리슛을 날렸지만 골문 위로 떠올랐다. 전반 19분에는 베히치가 중앙으로 끌고 오며 시도한 땅볼슛이 김승규 골키퍼 품에 안겼다. 

황의조, 원샷 원킬로 분위기 반전

전반 중반까지 졸전을 펼치며 수세에 몰리던 한국은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해결사는 황의조였다. 전반 22분 김민재가 롱패스를 찔러줬고,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든 황의조가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황의조의 선제골을 기점으로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한국으로 넘어왔다. 하프라인을 넘기 버거웠던 한국은 볼 점유율을 높이며 호주 진영에서 원활하게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다. 이청용이 3선까지 내려오며 플레이메이킹을 시도했고, 황의조는 뛰어난 연계 플레이와 볼 키핑으로 호주 수비를 끌어냈다.

일격을 당한 호주의 공세는 경기 초반에 비해 확연히 가라앉았다. 전반 25분 로기치, 39분 레키의 중거리 슈팅은 김승규 골키퍼가 선방했다. 호주는 전반 45분 동안 슈팅수 10대1로 크게 압도하고도 소득이 없었다.

한국은 2선 공격수로 출격한 남태희, 문선민의 몸놀림이 무거웠고, 중앙 미드필더로 구자철이 많은 패스 미스를 범하는 등 아쉬움이 남았지만 전체적인 효율성은 돋보였다. 전반전에 슈팅 1개로 1골을 기록, 1-0으로 리드한 채 마감했다.

안정감 찾은 3선, 아쉬움 남은 마지막 집중력
 
볼 다투는 석현준  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 석현준이 볼을 다투고 있다. 2018.11.17

▲ 볼 다투는 석현준 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 석현준이 볼을 다투고 있다. 2018.11.17 ⓒ 연합뉴스

 
전반 종료 직전 구자철, 황의조가 부상으로 제외되면서 주세종, 석현준이 투입됐다. 주세종이 가세함에 따라 한국의 3선은 안정감을 찾았다. 주세종이 수비에 치중하며 중심을 잡았고, 황인범이 뛰어난 볼 간수와 정확한 패스를 뿌려주면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호주이 골 결정력 난조는 후반에도 이어졌다. 후반 11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리즈던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패스를 투입했고, 로기치가 돌아서며 시도한 슈팅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한국은 세트 피스에서 여러차례 날카로운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15분 황인범이 뛰어난 테크닉으로 직접 얻어낸 프리킥을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 오른편으로 벗어났다.

후반 18분 무이의 묵직한 중거리 슈팅은 김승규 골키퍼가 안전하게 잡아냈다. 후반 23분 마빌의 오버헤드 패스에 이은 루옹고의 오른발 발리슛도 골문 왼편으로 빗나가며 좀처럼 한국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25분 주세종의 환상적인 프리킥 슛이 라이언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혀 아쉬움을 자아냈다. 후반 35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석현준의 헤더슛이 높게 떠올랐다.

벤투 감독은 나상호, 이진현, 정승현, 김정민을 투입하며 선수 실험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 추가 시간 집중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코너킥 상황에서 김승규 골키퍼가 중거리 슈팅을 막아냈지만 흘러나온 공을 루옹고가 밀어넣었다. VAR(비디오판독) 끝에 득점으로 인정됐다. 결국 한국과 호주는 1-1로 비겨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호주 1 - 루옹고 94+'
한국 1 – 황의조(도움:김민재) 22'

호주 4-3-3 : 라이언 – 리즈던, 세인즈버리, 밀리건, 베히치 – 루옹고 – 로기치, 무이 – 레키 (86'유리치), 맥클라렌 (71'보일), 크루즈 (56'마빌)

한국 4-2-3-1 : 김승규 – 이용, 김민재 (85'정승현), 김영권, 홍철 – 구자철 (45'주세종), 황인범 (92+'김정민) – 문선민 (69'나상호), 남태희, 이청용 (81'이진현) – 황의조 (46'석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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