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떠나는 '팀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전 한국여자컬링팀 대표선수들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최근 화제가 된 김경두 감독 등 지도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 선수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전 한국여자컬링팀 대표선수들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최근 화제가 된 김경두 감독 등 지도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 선수 ⓒ 이희훈


최근 김경두 전 대한컬링연맹 회장직무대행과 김민정 감독으로부터 갑질과 폭언에 시달렸다고 폭로한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은메달리스트 '팀 킴(Team Kim)'이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대행과 장반석 컬링 믹스더블 국가대표팀 감독(여자컬링팀 김민정 감독의 남편)의 주장에 강하게 반박했다.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장반석 감독이 지난 9일 발표한 반박문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감독단이 선수들에 대한 폭언과 인권 문제 대해서는 회피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선영은 "진정한 가족 스포츠는 서로를 존중하고 충분히 소통하고 최대한 배려해야 하지만, 저희는 가족이라는 호칭 아래 지속적으로 억압과 폭언을 당했고 무기력함과 회의감을 느꼈다"면서 "운동을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운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기로에 섰다"며 말문을 열었다.
    
팀 킴, 장반석 감독 해명 재반박 "숙소 나누고 팀 분열시키려고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전 한국여자컬링팀 대표선수들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화제가 된 김경두 감독 등 지도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 선수.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전 한국여자컬링팀 대표선수들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화제가 된 김경두 감독 등 지도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 선수. ⓒ 이희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전 한국여자컬링팀 대표선수들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화제가 된 김경두 감독 등 지도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전 한국여자컬링팀 대표선수들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화제가 된 김경두 감독 등 지도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이희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전 한국여자컬링팀 김경애 선수가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화제가 된 김경두 감독 등 지도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던 중 김선영 선수에게 메모를 보여주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전 한국여자컬링팀 김경애 선수가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화제가 된 김경두 감독 등 지도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던 중 김선영 선수에게 메모를 보여주고 있다. ⓒ 이희훈


김선영은 "어린이집 행사를 (선수들에게) 사전 동의 받았다는 장 감독의 주장은 일방적인 통보를 사전에 협의한 것처럼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 감독이 얘기했던 5월 3일에는 선수들은 전혀 들은 바가 없으며 5월 중순경에 선수들이 어떤 일인지 김 감독에게 물어보았으나, 김 감독은 장 감독의 개인적인 일이라 자기는 모른다고 대답을 회피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하루 전날인 5월 24일 밤 11시 51분 운동회 일정표를 뒤늦게 보냈지만 아들 운동회이니 못 가겠다라고 말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스킵이자 주장인 김은정은 지난 8일 평창 패럴림픽 개막식 성화점화 주자로 김은정이 낙점됐을 때 감독단이 일방적으로 행사를 취소하려고 했다는 폭로가 나온 것과 관련, "패럴림픽 성화봉송과 관련하여 아무런 내용도 들은 적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앞서 장반석 감독은 9일 "직접적인 수혜가 없는 행사인 경우 최대한 참석을 배제했지만, 성화점화 주자는 매우 영광스러운 자리이기에 참석하기로 바꿨다"며 강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은정이 이날 현장에서 한 말은 장반석 감독의 주장과 달랐다. 김은정은 "성화봉송 행사일을 앞두고 행사에 참석하라는 통보를 장 감독님에게 받았다"라고 밝히며 "행사 이후에 김민정 감독이 김경두 대행의 배려로 김은정이 성화점화 주자로 참여할 수 있었다고 언론에 전했다"고 주장했다.
 
장 감독이 반박 과정에서 공개했던 '상금 통장'과 관련해서도 팀 킴은 재반박했다. 김선영은 "2015년에 상금 통장을 개설하겠다는 통보만 들었으며 2015~2018년 올림픽 종료시까지 입출금 내역을 공개한 적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선영은 "장 감독이 (언론에) 공개한 지출내역서에 관해서도 장비구매 내역이라고만 선수들에게 얘기했고 서명을 요구했다"면서 "기자분들에게 공개된 것은 장비구입 내역, 소정의 교통비·식비 정도뿐이며, 세부 내역은 전혀 없었다"고 얘기했다.
 
지난 7월 김은정이 결혼한 이후 새 스킵을 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훈련을 진행했던 것에 대해서도 선수들은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관해 김선영은 "팀을 나누고 숙소까지 떨어뜨려놓으며 선수들을 분리시켜 놓은 것은 어떻게 설명하실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 김은정 선수만이 아닌 팀 전체를 분열시키려 하는 목적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결혼과 임신이라는 이유로 여자선수로서 왜 운동을 그만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대비해 영입됐던 피터 외국인 코치와 김민정 감독의 상반된 훈련 진행 태도 문제도 드러났다. 현장에서 김은정은 "선수들이 원하는 훈련이 있고 순간의 상황에 맞춰 훈련이 진행돼야 하는데 그것을 조율하는 것이 감독과 코치의 자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피터 코치는 항상 어떤 훈련을 더 했으면 좋겠는지를 묻고 소통해왔지만 김 감독은 스케줄 지시만 했다, 이에 대해 피터도 답답해 했으며 심지어 피터는 '나는 다른 훈련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얘기했다.
   
'김경두 욕설' 재반박 "그저 숨기려고만 하는 것 같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전 한국여자컬링팀 대표선수들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화제가 된 김경두 감독 등 지도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 선수.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전 한국여자컬링팀 대표선수들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화제가 된 김경두 감독 등 지도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 선수. ⓒ 이희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전 한국여자컬링팀 대표선수들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화제가 된 김경두 감독 등 지도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 선수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전 한국여자컬링팀 대표선수들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화제가 된 김경두 감독 등 지도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 선수 ⓒ 이희훈

   
팀 킴은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기간 중 대부분 믹스존에서 인터뷰를 거절하고 언론과 접촉을 거의 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이 부분 역시 모두 김민정 감독의 지시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은정은 "항상 인터뷰에서는 감독과 김 대행에 대해서만 얘기해야 하고,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노력해왔고 어떻게 준비해왔는지 등에서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경두 전 컬링연맹회장 대행이 선수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선수들은 여전히 괴로움을 토로했다. 특히 김 전 대행이 SBS와 인터뷰에서 욕설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에 대해 김영미는 "녹취 당시 제가 있었는데 초희가 없는 자리에서 초희에 대한 욕을 제 앞에서 했다"면서 "같은 선수 앞에서 어떻게 다른 선수를 욕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으며 다른 사람 앞에서 우리 욕을 얼마나 했을까 싶었다, 그저 숨기려고만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한국 컬링계 내부의 문제가 드러난 가운데, 이들에 앞서 약 14년 전 경북체육회 소속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했던 다른 선수들 역시 김경두 전 대행에 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컬링계의 문제가 10년 넘게 지속된 것에 대해 팀 킴은 "한 가족이 독식해 왔기 때문에 생긴 일인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팀 분열시키려는 감독과 함께할 수 없어... 감사에서 진실 밝혀지길"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전 한국여자컬링팀 김은정 선수가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화제가 된 김경두 감독 등 지도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전 한국여자컬링팀 김은정 선수가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화제가 된 김경두 감독 등 지도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이희훈

 
이날 현장에서는 팀 킴이 받은 선물과 편지가 늘 뜯긴 상태였다는 추가 폭로도 나왔다. 선수들은 "올림픽 이후 저희에게 온 팬분들의 선물과 편지는 항상 뜯어진 채로 받았다"라며 "팀으로 온 선물들은 이해할 수 있으나 개인에게 온 선물들과 편지를 다 뜯어서 감독님이 먼저 확인하고 선수들에게 준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김은정은 "저희는 올림픽 이후에라도 조금 더 참으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호소문을 내는 데 조금 길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성장해 나가는 것을 바라시지 않는 것 같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김 전 대행이 딱 원하는 정도까지만 성장하길 바랄 뿐"이라며 "그 이후의 성장은 방해하고 조직이나 선수층이 커나가는 것을 원치 않으셨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대행은 한국에 컬링을 처음으로 보급해 성장해온 것에 대한 자부심이 큰데, 그렇기 때문에 컬링에는 '내가 없으면 안 돼' 같은 마인드를 지니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 문제에 대해 감독단과 대화를 하려고 여러번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김 전 대행은 '너희는 혜택을 받았으니 잘해야 한다'는 식으로만 이야기를 하더라"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은정은 이어 "저희들이 느낀 부조리함에 대해 어떤 선수가 반박하면 그 선수들을 배제시키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한 남자팀과 다른 선수들이 있는 자리에서도 저희를 배제하려는 이야기가 나왔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문제를 제기한 선수가 힘들어지는 상황만 만들어졌다, 더 이상 대화가 안 된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팀 킴 선수들은 "팀을 분열시키려고 하는 감독과 함께 운동할 수 없기에 감사에서 철저히 밝혀지길 바란다"라면서 "의성 컬링훈련원이 개인 소유물이 아닌 선수와 시민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를 훈련시켜주고 이끌어줄 감독단이 오길 바라며 베이징 올림픽에서 더 큰 목표를 이루고 싶다"면서 "감사에서 모든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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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팀킴 여자컬링 김민정감독 김경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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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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