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수장 밥 멜빈 감독이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차지했다.
 
멜빈 감독은 14일(한국시간)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에서 발표한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감독상 투표 결과에서 1위표 18장, 2위표 10장, 3위표 1장을 얻어 총 121점을 기록하며 올해의 감독에 선정되었다.
 
멜빈 감독이 이끈 오클랜드는 이번 시즌 97승 65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에 올랐고, 와일드카드에서 뉴욕 양키스에 아쉽게 패하며 디비전시리즈 진출이 좌절되었다.
 
시즌 개막 전 오클랜드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2014 시즌 와일드카드에서 탈락한 이후 3시즌 간 최하위만 기록했던 오클랜드는 이번 시즌에도 많은 투자를 할 수 없었다.
 
반면, 같은 지구의 팀들은 더 강해졌다. 2017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게릿 콜을 트레이드로 보강하며 화룡점점을 찍었다. LA 에인절스 역시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이안 킨슬러, 잭 코자트 등 필요한 부분을 보강했다. FA 시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었던 저스틴 업튼도 잡았다. 시애틀도 디 고든을 데려오는 등 활발하게 움직였고, 텍사스 역시 마이크 마이너, 덕 피스터, 팀 린스컴 등 왕년의 스타들을 끌어 모으며 반전을 노렸다.
 
개막 초만 해도 예상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오클랜드는 초반 15경기를 5승 10패로 출발했다. 10패 중 류현진에게 시즌 첫 승리를 헌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승률을 자랑하는 보스턴을 상대로 2번 연속 위닝시리즈를 가져오는 파란을 일으켰고, 5할 승률을 넘어 질주를 이어갔다.
 
1선발 션 머네아가 A급 투수로 성장했고, 새롭게 형성된 트라비노-트레이넨 불펜 콤비는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타선 역시 맷 올슨과 맷 체프먼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2루수 체드 라우리는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정되었다. 그리고 크리스 데이비스는 뛰어난 장타력을 과시했다.
 
오클랜드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는 휴스턴이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2위 시애틀 역시 파란을 일으키며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오클랜드는 팀 리빌딩이 아닌 '윈나우'를 선언했다. 메츠의 불펜 투수 쥬리스 파밀리아를 트레이드로 보강하며 시애틀과 끝까지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선발진에도 마이크 파이어스를 보강하며 무너진 선발진을 보강했다.
 
이후 무서운 질주를 이어간 오클랜드는 시애틀을 단숨에 넘었다. 알투베가 부상으로 쓰러지며 주춤했던 지구 선두 휴스턴을 압박하기도 했다. 결국 휴스턴은 넘지 못했지만, 오클랜드는 97승 65패라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하며 와일드카드 막차를 탔다.
 
하지만, 이번에도 와일드카드에서 뉴욕 양키스를 넘지 못했다.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 오클랜드는 리암 헨드릭스를 오프너로 기용하는 강수를 뒀지만, 이는 실패로 끝났다. 결국 오클랜드의 질주는 여기까지였다. 그래도 와일드카드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오클랜드의 한 시즌은 대단한 성공이었다.
 
사실 이번 시즌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감독상이 가장 유력한 후보는 보스턴의 신임 감독 알렉스 코라였다. 휴스턴에서 벤치 코치를 맡은 후 이번 시즌 보스턴에 감독으로 합류한 코라는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정규리그에서 108승 54패를 기록하며 엄청난 승률을 자랑했다. 이후 포스트시즌에서도 총 11승 3패를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미국야구기자협회에서는 코라가 아닌 멜빈의 손을 들어주었다. 부족한 자원으로 엄청난 성과를 이뤄낸 멜빈을 선택했다.
 
두 감독 모두 이번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다음 시즌에도 멜빈, 코라 두 감독의 뛰어난 지략 대결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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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메이저리그 보스턴 오클랜드 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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