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한 장면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한 장면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이하 <신동사2 >)는 세상을 지배하려는 어둠의 마법사 갤러트 그린델왈드(조니 뎁)의 음모,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한 선한 마법사 뉴트 스캐멘더(에디 레드메인 분)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2년 전의 1편에 비해 <신동사2 >는 <해리 포터> 시리즈와의 연계성을 더욱 강하게 드러낸다.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교장 덤블도어(주드 로)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데다 주요 등장 인물들의 학생 시절 일화까지 추가되면서 영화는 다분히 <해리 포터>스러운 기운을 뿜어낸다.

1편의 중요 인물 크레덴스(에즈라 밀러)의 행적을 쫒는 마법 행정부와 그린델왈드의 움직임은 판타지물과 탐정물의 결합처럼 그려지면서 2시간여 이야기에 큰 축을 담당한다.

하지만 <신동사2 >은 5편으로 예정된 장기 시리즈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역할을 담당한 탓에 여타 영화와 달리 확실한 끝맺음을 이루진 못한다. 향후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장치들을 곳곳에 배치하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유기적으로 얽히지 못하고 마치 파편처럼 흩날려 버린다.

극의 속도 조절 역시 원할치 못하다. 중반부의 늘어지는 듯한 전개는 관객들이 집중력을 상실할 수 있을 만큼 산만하게 느껴진다.

덤블도어 vs. 그린델왈드... <엑스맨> 찰스 자비에 vs. 매그니토?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한 장면.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의 관계는 마치 <엑스맨> 찰스와 매그니토의 그것을 연상하게 한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한 장면.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의 관계는 마치 <엑스맨> 찰스와 매그니토의 그것을 연상하게 한다.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1편에서 잠시 맛보기 수준으로 등장했던 그린델왈드는 드디어 본격적인 마성을 드러내며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한다. 2편을 통해 첫 등장하는 덤블도어 교장 역시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영화에 무게감을 더한다.

하지만 청년 시절 형제와도 같았던 두 사람이 이젠 적대적인 관계가 되었다는 설정은 마치 <엑스맨> 속 찰스 자비에 교수와 매그니토를 연상케한다. 게다가 사랑에 굶주린 나머지 아예 흑화되어 그린델왈드의 편에 합류하는 퀴니(앨리슨 수들)의 행동 조차 <엑스맨> 2~3편 속 이야기를 많이 닮다 보니 자칫 식상할 수도 있는 그림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후반부 설명되는 크레덴스 및 관련 인물들에 얽힌 각종 출생의 비밀을 마치 우리나라 일일연속극 혹은 주말연속극의 '막장 드라마' 전개를 상당 부분 빼닮기까지 한다. 이렇다보니 <신동사2 >는 독자적인 영화으로서의 힘을 100% 발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게다가 호그와트, 도비, 덤들도어 등 <해리포터>와 연관된 부분이 요소요소마다 등장하다보니 이 시리즈를 꾸준히 봐왔던 관객들에겐 흥미로움을 선사한다. 반면 <해리포터> 시리즈 혹은 <신동사> 1편을 보지 못한 관객에겐 이 영화 유입을 가로막는 만만찮은 장벽을 스스로 설치하고 있다.

2년 후 등장할 3편... 더욱 어두워질 것인가?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한 장면.  화려한 언변으로 군중들을 사로잡는 그린델왈드는 독재자 히틀러의 모습을 상당부분 반영했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한 장면. 화려한 언변으로 군중들을 사로잡는 그린델왈드는 독재자 히틀러의 모습을 상당부분 반영했다.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적 신선함이 덜하다는 인상을 심어줬지만 주연 에디 레드메인을 비롯해 조니 뎁, 주드 로 등의 흡인력 강한 연기 만큼은 칭찬할 만 하다. 화려한 CG의 완성도와 더불어 이들 배우들의 명연이 이야기의 부족함을 상당 부분 메웠다.

인간(머글)과의 평화적인 관계를 마감하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그린델왈드의 모습은 마치 그 무렵 전 세계를 정복하려는 독재자 히틀러를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1927년이라는 시대적인 배경, 군중들을 휘어 잡는 달변의 연설가, 향후 전쟁에 휩싸이는 미래 세계를 보여주는 장면들로 인해 2020년 선보일 3편은 지금보다 훨씬 암울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막강한 힘을 얻은 그린델왈드와 크레덴스는 이를 기반으로 세상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 준비를 이어나갈 것이다. 하지만 스캐멘더, 덤블도어 등 역시 그저 기다리고 있진 않을 것이다. 과연 어떤 방식으로 그들에 맞서 싸울 것인가. 그리고 주요 인물들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이는 향후 시리즈의 중요한 흥행 열쇠가 될 전망이다.  

11월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한 장면.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한 장면.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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