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서 60대 여성으로 구성된 김포시립여성합창단의 첫 해외 공연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합창단의 지난 공연 모습.

20대에서 60대 여성으로 구성된 김포시립여성합창단의 첫 해외 공연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합창단의 지난 공연 모습. ⓒ 김포시청

 
김포시 소속 합창단의 첫 해외 교류 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렸다.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사업 주최 측과 시의 입장이 갈린 탓이다.

해당 사업은 2000만 원의 김포시 예산을 들여 추진하던 것으로, 오는 11월 말 베트남 람동성 달랏시(람동성의 성도)에서 김포시립여성합창단의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 베트남에서 공식 초청장도 나왔지만 김포시는 돌연 행사 진행 불가 방침을 통보한 상태. 김포시립여성합창단은 당초 첫 해외교류사업으로 독일 공연을 준비했으나 비용 등의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여기에 베트남 공연마저 무산될 상황에 놓인 것이다.

국제문화교류회 "일방적 불가 통보" vs. 김포시 "종교단체 안 돼"

베트남 교류 사업을 진행한 곳은 국제문화교류회라는 단체로 지난 2005년 베트남빛선교회로 출범했다가 2007년 NGO 단체로 재편한 곳이다. 2007년 이후 이 단체는 하노이 등의 장애인 시설, 고아 센터를 지원했고 베트남 외교부 및 문화부와 협력 관계를 맺어 한국-베트남 문화교류축제 등을 진행해 왔다.

국제문화교류회의 김용만 사무총장은 14일 <오마이뉴스>에 "김포시립여성합창단 요청으로 지난 8월부터 베트남 람동성 달랏시와 문화 공연을 준비했고, 상당 부분 일이 진척됐는데 일방적인 중단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달랏시의 김포시장 친전 김포시립합창단 공식 초청장

베트남 달랏시의 김포시장 친전 김포시립합창단 공식 초청장 ⓒ 국제문화교류회


이어 김 사무총장은 "원래 베트남에서 한국영화제를 하기로 했었는데 김포시 합창단 지휘자와 대학 선후배 사이기도 해서, 람동성 당국에 양해를 구해 합창단 공연으로 변경하도록 합의한 것"이라며 "김포시에선 공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는데 베트남에선 일단 행사가 확정된 후 공문을 주는 식이라 양국의 행정 절차가 다른 만큼 그 부분의 이해를 요청하며 계속 행사를 준비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김 사무총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4일 김포시 문화관광과 과장, 팀장, 시립합창단 지휘자 등 6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알렸고, 시 역시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18일 국제교류회 측이 구체적인 합의 사항을 보고하는 2차 회의자리에서 김포시가 돌연 행사 불가방침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18일 2차 회의는 문화과장이 빠진 채 진행됐는데 담당 팀장이 '문화교류는 선진국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면서 "같은 날 오후 저를 빼고 자체 회의를 한 후 지휘자를 통해 공연 불가 방침을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어 "어렵게 성사된 일이고 합창단원들 역시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렇게 무산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해 문화과장을 직접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그는 "이대로 가면 국제적 문제로까지 번질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포시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지휘자가 국제문화교류회와 자체적으로 일을 추진한 것이고 시에서 직접 나서서 진행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국제교류회 분과는 한 번 만났는데 알고 보니 종교단체였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구체적 자료도 가져온 게 없었다"며 "사업을 추진하라고 한 건 아니고 알아보시라고 한 것이다. 제가 9월 초 이 팀으로 새로 발령받았는데 나중에서야 그 부분이 확인된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교류회는 시와 직접 사업을 협의한 것처럼 엮으려 하시는데 우린 지휘자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라며 "따지고 보면 문화교류를 선교단체가 가는 건 아니지 않나. 합창단원들도 그 공연을 원하지 않아서 워크숍으로 대체하려 한다"고 전했다. 

시 예산을 들이는 사업에 시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관계자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시에서 처음부터 이 사안을 알고 진행했으면 좋았겠지만 그게 아니었다"고 재차 같은 입장을 밝혔다.
 
 20대에서 60대 여성으로 구성된 김포시립여성합창단의 첫 해외 공연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합창단의 지난 공연 모습.

20대에서 60대 여성으로 구성된 김포시립여성합창단의 첫 해외 공연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합창단의 지난 공연 모습. ⓒ 김포시청

  
"첫 회의 때 진행하지 말라고 했으면 안 했을 텐데... 왜 이제서야"

김포시 입장에 대해 국제문화교류회 김용만 사무총장은 "종교 관련 NGO가 많은데 우리 단체가 기독교와 연관이 있는 게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다. 엄연히 선교와는 관계가 없는 사업을 그간 추진해왔다"며 "13일 오전에 문화관광과장과 겨우 통화가 됐는데 베트남 쪽에 직접 공문을 통해 (입장을) 알리겠다고 했다. 공문이 어떤 내용인지 물었지만, 공문을 통해 확인하라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 사무총장은 "애초에 첫 회의 때 진행하지 말라고 했으면 안 했을 것"이라며 "(일을 진척시킨 이후 자리에서) 공연을 못 하겠다고 통보한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포시립여성합창단 지휘자 역시 14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교류회 측과 비슷한 입장을 전했다. 그는 "독일 공연이 예산 문제로 취소돼서 문화과장님이 가까운 곳이라도 가면 어떤가라고 말씀하셔서 부랴부랴 추진했던 것"이라며 그는 "수소문 과정에서 김 사무총장이 베트남이 가능할 것 같다 하셔서 부탁드린 것이고, 그걸 시에다가도 이야기했던 것"이라 말했다.   

이 지휘자는 "국제 교류연주는 일반적인 대관 연주회와는 달리 양측의 초청 및 지원이 필요하다. 베트남 초청공연 보고를 했을 때 시에서는 알았다는 반응이었기에 나는 당연히 일을 추진하였고 일의 진행 상황도 계속 보고했다"라며 자세한 내용을 듣지 못했다는 김포시의 입장과는 다른 견해를 보였다.

이어 이 지휘자는 "단원들도 베트남 공연 취소에 대해 아쉬워하고 자포자기하는 분위기였지, 공연 자체를 반대하는 분위기는 많지 않았다"며 "시의 입장도 일견 이해가 되지만 교류회가 기독교단체라는 이유로 취소한 것은 너무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 단체가 지금껏 주관해온 예술공연 이력을 봐야 하는데 거기에 대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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