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 받는 '트라이아웃 낙방생'... 헤일리(202cm·왼쪽)와 듀크(180cm)

다시 주목 받는 '트라이아웃 낙방생'... 헤일리(202cm·왼쪽)와 듀크(180cm)ⓒ 한국배구연맹

 
올해도 어김없이 외국인 선수 실패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2018~2019시즌 V리그는 지난 5일 1라운드를 마쳤다. 그러나 벌써부터 외국인 교체 '칼바람'이 불고 있다.

남자배구는 1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2개 프로구단이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한국전력이 지난 10월 시몬 히르슈(27세·206cm·독일)를 아텀(26세·203cm·러시아)으로 교체했다. KB손해보험도 알렉스(27세·200cm·포르투갈)를 지난 시즌 한국전력 외국인 선수였던 펠리페(31세·204cm·브라질)로 교체했다. 시몬은 감독의 훈련 방식에 대한 의견 충돌 때문이었고, 알렉스는 복근 부상이 이유였다.

여자배구도 2라운드가 시작하자마자 외국인 선수 교체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복수의 프로구단이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이유에서든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치명타에 가깝다. 불가피성이 인정된다고 해도 감독의 책임 역시 가볍지 않다. 외국인 선수를 선택하고, 관리·육성할 책임은 전적으로 감독에게 있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상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발 드래프트)에 참가 신청을 한 선수 중에서만 영입할 수 있다. 선택 범위가 좁다. 대체 외국인 선수도 부담이 큰 건 마찬가지다. 사기가 떨어진 팀 분위기를 자신의 능력으로 반전시켜야 한다.

결국 현재 다른 리그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를 이적료를 주고서라도 영입하는 게 그나마 최선책이다. 실제로 프로구단들은 그렇게 한다. 어렵게 교체를 결단했는데, 리그 경기를 안 뛰고 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건 더 위험하고 무의미한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V리그 트라이아웃 낙방생 중에 보란 듯이 다른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그런 선수일수록 소속 구단의 입장과 이적료 때문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2년 연속 V리그 낙방' 헤일리... 유럽에서 잘 뛰는 중

현재 해외 리그에서 활약 중인 '트라이아웃 낙방생'들의 근황을 살펴봤다. 이 중에는 국내 프로구단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선수도 있다.

트라이아웃 낙방생이 곧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아니란 점은 이미 수차례 증명된 바 있다. 산증인도 있다. 지난 시즌까지 V리그 최고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았던 알레나(KGC인삼공사)도 2년 연속 낙방생이었다.

올해 낙방생 중 해외 리그에서 활약상이 눈에 띄는 선수는 헤일리 스펠만(28세·202cm)이다. 프랑스 1부 리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뮐루즈(Mulhouse)에서 주전 라이트로 뛰고 있다. 현재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헤일리는 지난 2015년 5월에 실시된 V리그 사상 최초의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여자배구 전체 1순위로 KGC인삼공사에 지명된 선수다. 2015~2016시즌 V리그에서 득점왕과 후위공격 3위에 오르며 맹활약했다. 비록 소속팀은 최하위를 했지만, 202cm의 장신를 바탕으로 시원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미모까지 겸비한 헤일리는 지금도 국내 배구팬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러나 최근 2년 연속 V리그 트라이아웃에서 낙방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2017~2018시즌과 올해 5월에 실시한 2018~2019시즌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지만, 국내 프로구단들로부터 지명을 받지 못했다.

올해 트라이아웃은 아쉬움이 더 컸다. 맨 마지막 순번(6순위)이었던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헤일리와 어나이(23세·188cm)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했기 때문이다. 두 선수가 한꺼번에 남아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어나이가 꼴찌 순번으로 뽑혔지만, 올 시즌 V리그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드코바 맹활약,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눈앞'
 
 ?지드코바(30세·187cm)...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드코바(30세·187cm)...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올 시즌 여자배구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역대 최고로 흥미진진한 별들의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 시즌 우승 팀인 바프크방크(터키)가 건재한 가운데 에자즈바쉬(터키), 이코모 볼리(이탈리아), 노바라(이탈리아)까지 4팀이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에자즈바쉬는 김연경, 이코모 볼리는 실라, 노바라는 바취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전력이 대폭 강화된 팀이다. 때문에 바크프방크의 독주가 올해는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018~2019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4라운드)는 오는 20일부터 유럽 각국의 여자배구 리그를 대표하는 20개 팀이 출전해 각축을 벌인다. 18개 팀은 리그별 랭킹과 지난 시즌 순위에 따라 이미 확정된 상태다. 나머지 2개 팀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2팀은 1~3라운드에 걸친 예선 라운드를 별도로 치러 최종 승자 2팀이 본선 무대에 진출한다.

현재 4팀이 예선 라운드의 최종 3라운드를 치르고 있다. 2팀씩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펼쳐 승자가 본선 티켓을 획득한다. 한국 V리그와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 출전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우선 헤일리의 뮐루즈(Mulhouse·프랑스)와 브라코체비치의 부도불라니(Budowlani·폴란드)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브라코체비치(31세·196cm)는 보스코비치(에자즈바쉬)가 혜성 같이 등장하기 전인 2013년까지 세르비아 대표팀의 주 공격수였다.

지난 7일 1차전에서는 부도블라니가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1패를 안은 뮐루즈가 본선 티켓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14일 새벽(한국시간)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 이내로 이기고, 골든 세트까지 가서 승리해야만 한다.

또 다른 최종전에서는 지드코바가 뛰는 블라지(CSM BLAJ·루마니아)와 슈트트가르트(Stuttgart·독일)가 맞대결하고 있다. 7일 1차전에서는 블라지가 슈트트가르트를 3-1로 꺾었다. 지드코바가 18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주도했다.

​지드코바(30세·187cm)도 지난 5월 실시된 V리그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었다. 아제르바이잔 국가대표 출신인 그도 헤일리와 마찬가지로 지명을 받지 못해 낙방했다.  

태국으로 돌아간 듀크... '외국인 성공 조건'을 다시 생각하다
 
 시몬 애버트(23세·187cm)... 현재 프랑스 1부 리그 팀에서 주전 레프트로 활약하고 있다

시몬 애버트(23세·187cm)... 현재 프랑스 1부 리그 팀에서 주전 레프트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지난 5월 V리그 트라이아웃에서 프로구단 감독들의 사전 선호도 4위를 차지했던 시몬 애버트(23세·187cm)는 현재 프랑스 1부 리그 라파엘(Saint Raphael)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다. 공격과 서브 리시브 등 수비를 함께하는 레프트 공격수다. 사만다 미들본(29세·186cm)은 이탈리아 1부 리그 페네라 키에리(Fenera Chieri)에서 주전 센터를 맡고 있다.

지난 시즌 GS칼텍스 외국인 선수였던 듀크(34세·180cm)는 태국 리그 촌부리(Chonburi)에서 뛰고 있다. 4일까지 2경기를 마친 가운데, 촌부리는 1승 1패를 기록했다. 듀크는 10월 27일 첫 경기에서 8득점을 올렸다. 4일 경기에서는 14득점을 기록했다.

촌부리 팀에는 한국 배구팬들에게도 친숙한 쁠름짓, 윌라반, 왓차리야, 위빠웨, 삐야눗, 수빠뜨라 등 태국 대표팀 선수들이 다수 소속돼 있다. 듀크는 V리그로 오기 전인 2016~2017시즌에도 태국 촌부리에서 활약한 바 있다. 태국 대표팀의 주 공격수인 아차라뽄과 함께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흥국생명에서 태업 의혹까지 받았던 테일러 심슨(26세·190cm)은 현재 프랑스 1부 리그 파리 생클루(Paris St-Cloud)에서 매 경기 20득점 이상을 올리며 주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물론 외국인 선수가 다른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고 V리그에 와서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플레이 스타일, 선수 구성과 수준, 팀 문화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외국인 선수가 기계가 아닌 이상,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는 있다. 문제는 연례행사처럼 매년 반복된다는 점이다. 여러모로 손실이다. 해당 팀의 성적 하락뿐만 아니라, 프로리그의 수준과 흥행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프로구단과 감독 모두의 자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외국인 선수 성공은 감독의 안목과 관리·육성 능력, 그리고 팀 플레이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도록 구단과 팀원들의 문화가 잘 어우러질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플레이에서 더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참여민주주의와 생활정치연대(www.cjycjy.org) 정책위원장입니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