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피 투게더>의 포스터.

영화 <해피 투게더>의 포스터. ⓒ 세미콜론 스튜디오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날씨에 맞춘 것일까. 최근 개봉을 예고한 한국영화에서 가족애를 강조한 작품이 눈에 띈다. 냉전시대 독일을 공간적 배경으로 삼은 이범수 주연의 <출국>, 그리고 오는 15일 개봉하는 박성웅, 송새벽, 최로운이 나선 <해피 투게더>가 그렇다. 

두 작품 모두 공교롭게 아버지의 사랑, 부성애를 주제로 한다. 전자가 시대적 비극에 희생당한 한 가족을 조망했다면 <해피 투게더>는 엄마의 부재 속에 서로를 의지하고 기억하며 성장해가는 아버지와 아들을 다뤘다.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 <해피 투게더>는 본격 가족 드라마를 표방하는 따뜻한 감성이 주요 포인트다. 밤무대에서 색소폰 연주로 생계를 이어가던 아빠 석진(박성웅)은 빚 청산을 위해 고기잡이에 뛰어들었다가 위기를 겪는다. 아버지를 우상처럼 생각하며 몰래 색소폰을 연습하던 하늘(최로운)도 몇 가지 위기를 겪다가 홀로서기를 결심한다는 게 영화의 줄거리다.
 
 영화 <해피 투게더>의 한 장면.

영화 <해피 투게더>의 한 장면. ⓒ 세미콜론 스튜디오

 
내용 그 자체로 '착한 영화'라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 설정을 살려내는 각 캐릭터와 사건 구성이 치밀하지 못하다는 데 있다. 영화 초반 석진은 색소폰을 만지는하늘이 자신과 같은 삶을 살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꾸짖는다. 하지만 이런 갈등 속에서도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이 영화에 묘사되는데,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극 중 인물이 위기에 빠지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 역시 작위적이다. 어선에 탄 석진을 기다리던 하늘이 자신만의 위기를 겪은 뒤 색소폰 연주를 다시 시작한다는 흐름인데, 곳곳에서 개연성보다는 사건 진행을 위해 편의적으로 설정해 놓은 듯한 장치가 거슬린다. 이 때문에 영화와 캐릭터가 입체적이지 못한 느낌이다.

인물들의 대사 또한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인 감정 표현이나 상황 설명에 소모되는 편이다. 이 역시 캐릭터 성격을 위해 대사가 만들어진 게 아니라 사건을 쌓아가고 결말로 달려가는 것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화 <해피 투게더>의 한 장면.

영화 <해피 투게더>의 한 장면. ⓒ 세미콜론 스튜디오

 
이 때문에 영화는 상당 부분을 눈물샘을 건드리는 신파성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된다. 신파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인물 구축과 사건 구성이 허술해졌을 때 드러나는 신파성이기에 약점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음악 또한 다소 노골적으로 그 신파성을 강조하는 데에 쓰였다. 

기획 의도가 좋고 그 내용이 착하다고 반드시 좋은 영화일 수 없기 때문에, <해피 투게더>는 보다 치밀하고 치열한 고민을 선행했어야 마땅하다.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노력과는 별개로 영화적 힘이 아쉬운 건 그런 이유에서다. 

한 줄 평 : 드러난 빈틈을 끝내 채우지 못한 휴먼 드라마
평점 : ★★☆(2.5/5)

 
영화 <해피 투게더> 관련 정보

연출 : 김정환
출연 : 박성웅, 송새벽, 최로운, 한상혁, 권해효 
제공 및 제작 : 골든스토리픽쳐스
배급 : 세미콜론 스튜디오(네이버)
러닝타임: 111분
상영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18년 1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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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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