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인천 문학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 무대에서 증강현실(AR)로 구현된 가상의 걸그룹 케이디에이가 무대를 펼치고 있다.

11월 3일 인천 문학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 무대에서 증강현실(AR)로 구현된 가상의 걸그룹 케이디에이가 무대를 펼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유튜브 캡쳐


지난 11월 3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펼쳐진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아래 롤드컵) 결승전 무대에서 진기한 광경이 펼쳐졌다. 행사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등장한 이들은 실제 가수들이 아닌, 증강 현실(AR)로 재현된 게임 속 가상 걸그룹 케이디에이(K/DA)였다. 

케이디에이의 소개 후, 이들의 보컬을 맡은 미국 싱어송라이터 매디슨 비어와 자이라 번즈, 한국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멤버 미연과 소연이 등장하며 AR 캐릭터와의 합동 공연을 펼쳤다. 케이디에이의 '팝/스타즈(POP/STARS)' 뮤직비디오는 11월 7일 기준 유튜브 조회 수 2천만을, 실연 영상은 4백만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2018 롤드컵 결승 오프닝 세리머니 'POP/STARS']

라이엇 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아래 롤)은 세계적으로 매년 가을 전 세계 프로 스포츠단 중 최고의 팀을 가리는 롤드컵을 개최한다. 이 거대 e스포츠 대회는 게임 마니아들은 물론 음악 팬들의 흥미 또한 자극하는데, 앞서 언급한 케이디에이처럼 유명 아티스트들에게 컬래버레이션을 요청하며 웅장한 대회 주제가와 실황 공연을 선보이는 덕이다. 2013년부터 미국, 중국, 유럽, 한국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인 아티스트들의 이름은 게임 팬이 아니라도 이 대회에 관심을 집중시킨다.

2013년 - 웨스 볼랜드의 화려한 등장
 
 2013년 롤드컵 결승전 개막 무대를 꾸민 림프 비즈킷의 기타리스트 웨스 볼랜드

2013년 롤드컵 결승전 개막 무대를 꾸민 림프 비즈킷의 기타리스트 웨스 볼랜드ⓒ Kaza Games 유튜브 캡쳐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펼쳐진 2013 롤드컵 결승전 오프닝은 미국 일렉트로닉 듀오 크리스탈 메서드(The Crystal Method)와 기타리스트 웨스 볼랜드(Wes Borland)가 함께 꾸몄다.

주제가는 따로 없었지만 웨스 볼랜드의 참여만으로도 음악 팬들 사이에선 화제였는데, 그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큰 인기를 얻은 뉴 메탈 밴드 림프 비즈킷(Limp Bizkit)의 기타리스트다. 라이브마다 독특한 분장을 선보이는 그는 2013년 무대에서도 어둠 속 소형 LED 전구로 장식된 의상을 입고 화려한 등장과 기타 플레이를 선보였다.

[2013 롤드컵 결승 세리머니]

2014년 - 상암벌 진동시킨 이매진 드래곤스의 'Warriors'
 
 2014년 한국에서 최초 개최된 롤드컵 주제가 ‘Warriors’는 인기 밴드 이매진 드래곤스의 작품이다

2014년 한국에서 최초 개최된 롤드컵 주제가 ‘Warriors’는 인기 밴드 이매진 드래곤스의 작품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유튜브 캡쳐

 
'Believer'와 'Thunder'로 인기 밴드 지위를 굳힌 이매진 드래곤스는 2014년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 주제가 'Warriors'의 주인이다. 당시 2012년 데뷔 앨범 < Night Visions >로 빌보드 앨범 차트 2위를 기록하며 주목받는 신인의 위치에 있던 이들은 특유의 웅장한 분위기를 오케스트라와 전자음, 타악기 컬래버레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e스포츠 대회에 비장한 무게감을 더했다.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의 결승 개막 무대를 꾸민 이매진 드래곤스는 경기 후 공연을 통해 'Radioactive', 'It's time', 'On the top of the world' 등 그들의 히트곡 메들리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한국 피시방을 빌려 새벽 내내 게임을 플레이하는 등 남다른 한국과 게임 사랑을 보여줬다.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 최초의 아티스트 주제가인 이 곡은 지금까지도 롤드컵 최고의 주제가로 손꼽힌다. 전 세계 롤 게이머들이 컴퓨터 회선을 타고 우승 트로피 '소환사의 컵'을 향해 구름을 뚫고 날아오르는 뮤직비디오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를 묘사하며 유튜브 1억 8천만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2014 롤드컵 결승 오프닝 세리머니 'Warriors']

2016년 - 인기 DJ 제드의 'Ignite' 
 
 2016 롤드컵 주제가 ‘Ignite’는 정상의 인기를 구가하는 DJ 제드가 맡았다.

2016 롤드컵 주제가 ‘Ignite’는 정상의 인기를 구가하는 DJ 제드가 맡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유튜브 캡쳐

 
2015년 롤드컵 주제가는 미국 밴드 러닝 더 리스크(Running The Risk)의 보컬 니키 테일러(Nicki Taylor)가 부른 'Worlds collide'였다. 다만 이 해는 오프닝 공연이 없어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를 의식한 듯 이듬해 2016년 롤드컵 주제가는 명실상부한 인기 DJ, 제드(Zedd)의 손에 맡겨졌다.

당시의 제드는 2014년 싱글 'Clarity'로 그래미 어워즈 '최우수 댄스 레코딩'을 수상했으며 'Stay the night', 'I want you to know'를 히트시키며 떠오르는 신성이었다. 팝의 최신 유행만을 반영하는 아리아나 그란데와 함께 'Break free'를 작업한 것 역시 당시 그의 위상을 보여준다. 그는 지난해에도 알레시아 카라와 함께한 'Stay', 올해는 그레이, 매런 모리스와 함께한 'The middle'을 히트시키며 팝 시장의 믿고 듣는 프로듀서이자 뮤지션이 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2016 롤드컵 결승전에서 제드는 그해의 주제가 'Ignite'를 실연했다. 역대 롤드컵에서의 인상적인 순간을 모은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와 함께, 큐브 형태 디제이 부스에서 화려한 무대를 펼쳤다.

[2016 롤드컵 결승 세리머니 'Ignite'] 


2017년 - 3인조 밴드 어게인스트 더 커런트의 'Legends never die' 
 
 유명 밴드 어게인스트 더 커런트가 참여한 2017년 롤드컵 주제가 ‘Legends never die’

유명 밴드 어게인스트 더 커런트가 참여한 2017년 롤드컵 주제가 ‘Legends never die’ⓒ 리그 오브 레전드 유튜브 캡쳐


어게인스트 더 커런트는 2011년 결성된 뉴욕 출신 3인조 밴드다. 십 대 밴드로 출발한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유명 노래들을 커버하며 이름을 알려갔는데, 인기 유튜버 커트 휴고 슈나이더, 알렉스 구트와 함께한 저스틴 비버의 'Beauty and the beat' 커버 영상은 1억 6천만 조회 수를 기록하는 대박을 기록했다.

전성기 에이브릴 라빈을 떠올리게 하는 보컬 크리시 코스탄자(Chrissy Costanza)가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이 팀은 영미권을 넘어 특히 동남아권에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중국에서 개최된 2017 롤드컵의 주제가 'Legends never die'를 담당한 어겐스트 더 커런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주 경기장이었던 베이징 국립 경기장의 웅장한 무대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결승 경기가 끝나고 인기 DJ 알란 워커(Alan Walker)와 함께 마무리 공연을 펼쳤는데, 'Legends never die'의 리믹스 버전은 물론 알란 워커를 상징하는 'Faded' 라이브를 보여줬다.

[2017 롤드컵 결승 오프닝 세리머니 'Legends Never Die'] 

2018년 - 글리치 몹, 마코, 월드 얼라이브의 콜라보 'Rise' 
 
 2018 롤드컵 주제가 ‘Rise’ 뮤직비디오는 전년도 챔피언 팀 삼성 갤럭시(현 젠지 이스포츠)의 주장 강찬용(Ambition)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2018 롤드컵 주제가 ‘Rise’ 뮤직비디오는 전년도 챔피언 팀 삼성 갤럭시(현 젠지 이스포츠)의 주장 강찬용(Ambition)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리그 오브 레전드 유튜브 캡쳐

 
LA 출신 일렉트로닉 트리오 글리치 몹(The Glitch Mob)은 2010년 < Drink The Sea >로 빌보드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차트 15위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올해 세 번째 정규 앨범 < See Without Eyes >를 공개한 이들은 4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 2018 롤드컵 주제가 'Rise'를 담당했다. DJ 마코(Mako)와 함께 작업한 이 곡은 후렴부 스크리밍을 위해 메탈코어 밴드 더 월드 얼라이브(The World Alive)의 보컬 타일러 스미스의 힘을 빌렸다.
 
이전 주제가들과 마찬가지로 비장한 분위기 위에 도전과 증명의 가치를 강조한 이 곡은 뮤직비디오에 전년도 우승팀 삼성 갤럭시(현 젠지 이스포츠)의 주장 앰비션을 애니메이션으로 등장시키며 롤드컵의 역사를 압축해 보여줬다. 롤드컵 결승 무대에서는 보이그룹 아이콘의 래퍼 바비가 참여한 리믹스 버전으로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2018 롤드컵 결승 오프닝 세리머니 'Rise']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도헌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https://brunch.co.kr/@zenerkrepresent/260)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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