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주>의 한 장면.

영화 <영주>의 포스터.ⓒ CGV아트하우스

 
불의의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영주(김향기)는 동생과 힘겨운 일상을 보내다 문득 가해자를 찾아간다. 예상과 달리 진심으로 자신을 대하는 가해자 부부 모습에 영주는 흔들린다. 자신들을 찾아온 아이가 피해자의 딸임을 모른 채 이 부부는 버거운 일상 안에서도 영주를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이 배우를 움직이게 했고, 지금의 영화 <영주>가 탄생할 수 있었다. 6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김향기, 유재명, 그리고 이번 작품으로 장편 데뷔를 알린 차성덕 감독은 영화에 얽힌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영주>는 올해 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 초청된 작품.

선의를 믿는 믿음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고 있던 이야기"라고 운을 뗀 차성덕 감독은 "제 개인적인 이야기로부터 시작했다. 영주처럼 10대에 저 역시 부모님을 사고로 잃은 경험이 있었고, 세월이 지나 영화를 만들고자 했을 때 가해자를 만나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고, 그들과 만남은 어떨까를 생각했다. 동시에 자기 고백적 영화가 되는 것을 경계하며 상실감을 겪은 사람들, 삶의 비극을 겪은 사람들을 많이 취재하면서 지금의 영주 이야기로 확장할 수 있었다." (차성덕 감독)

이야기 골격만 놓고 보면 우울해 보이지만 정작 <영주>는 버거운 일상에서 서로를 보듬게 되는 인물들을 그렸다. 잔잔한 여운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작품. 배우들도 이를 언급했다. "<신과 함께> 촬영 차 지방의 한 숙소에서 시나리오를 받아서 읽게 됐다"며 김향기는 "낯선 공간에서 봤는데도 엄청 집중해서 읽었다.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영주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영주>의 한 장면.

영화 <영주>의 한 장면.ⓒ CGV아트하우스

 
가해자인 상문 역의 유재명 역시 "대본을 읽었을 때 지극히 사실적 이야기이면서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상징들이 좋았다"며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시대를 사는 이야기인데 영주라는 아이 일상을 통해 지금의 화두인 치유와 용서를 묵직하게 던지고 있었다. 연기자로서 성실하게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컸다"고 언급했다. 

직접 시나리오를 쓴 차성덕 감독의 특별한 믿음 덕이었다. 차 감독은 "가해자라고 해서 어떤 폭력적 모습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의도치 않은 사고로 가해자 또한 상처받았을 것이고, 그 점에서 영주와 교감할 수 있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영화에서 제가 좋아하는 장면이 많다. (가해자가 운영하는 가게로 숨어 들어가) 도둑질을 하려 한 영주에게 (가해자의 아내인) 향숙(김호정)이 최초의 선의를 보이는 정면이 있다. 거기서 뭔가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이후가 무너진다고 생각해서 그 촬영 때 많이 긴장했는데 유재명, 김호정 배우께서 굉장히 좋은 호흡을 보여주셨다. 또 상문이 향기를 끌어안는 장면은 아슬아슬했던 신인데 유재명 배우께서 굉장희 편하게 말씀하셨다. 감독님이 저희를 믿듯 감독님도 믿어달라시며 연기하시는데 마치 맨홀에 빠진 절 쑥하고 빼내 주시는 느낌을 받았다." (차성덕 감독)

배우들이 강조한 것들

영화는 어떤 특정 결말을 제시하진 않는다. 거친 감정적 소용돌이를 겪은 영주의 모습을 묘사할 뿐이다. 영주가 이후 어떤 삶을 살았을 것 같냐는 질문에 김향기는 "슬픔과 아픔을 충분히 경험하면서 영주는 스스로 살아있음을 느꼈을 것"이라며 "더 단단해져서 동생인 영인(탕준상)과 함께 찰 헤쳐나갔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화 <영주>의 한 장면.

영화 <영주>의 한 장면.ⓒ CGV아트하우스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한 영주는 어른아이와 같은 모습을 갖고 있다.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쓰신 시나리오대로만 하면 잘 스며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대로 담고 싶었다. 그래서 유재명 선배님, 김호정 선배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두 분이 계시지 않았다면 영주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영주로 집중하게 해주신 것 같아 두 분께 감사드린다. 영화를 통해 관객분들도 스스로를 마주할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김향기)

유재명은 <영주>를 두고 "아이나 어른이 아닌 사람 자체를 바라보는 작품"이라며 "영주 같은 상황을 누구나 겪을 수 있다. 용서란 무엇인지 생각하게끔 하는 작품이고, 교훈적이 아닌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작품 같다"고 표현했다.

영화 <영주>는 오는 11월 22일 개봉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