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방영된 MBC < 언더나인틴 >의 한 장면.  보컬, 춤, 랩 등 3개 분야로 나눠 참가자들의 기량을 겨룬 후 최종 9인조 그룹 탄생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 3일 방영된 MBC < 언더나인틴 >의 한 장면. 보컬, 춤, 랩 등 3개 분야로 나눠 참가자들의 기량을 겨룬 후 최종 9인조 그룹 탄생을 목표로 삼고 있다.ⓒ MBC

     
아이돌 프로젝트 그룹 제작에 이번엔 MBC도 가세했다.

엠넷의 < 프로듀스 101 >시리즈가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지난해 KBS <더 유닛>, YG가 제작한 JTBC <믹스나인> 등 유사 성격의 프로그램이 지상파 및 종편을 통해 연이어 등장한데 이어 올해 11월 3일 MBC는 14부작 예정의 <언더나인틴>을 토요일 오후 6시 황금 시간대의 새 예능으로 선보였다.

<더 유닛>의 제작자였던 MBK 김광수 프로듀서와 손잡고 마련한 <언더나인틴>의 기본적인 기획은 만 20세 이하 남자 청소년 참가자들을 각각 보컬, 랩, 퍼포먼스 등 3개 분야로 나눠 훈련 및 경연을 거친 후 최종 9인조 프로젝트 그룹(준비기간 5개월 포함 총 17개월 예정)을 데뷔시키는 것이다.

앞서 <더 유닛>, <믹스나인>의 실패를 충분히 지켜봤다면 MBC 같은 후발주자에겐 좀 더 세밀한 기획이 필요했다.  과연 <언더나인틴> 만큼은 달랐을까? 

불행히도 첫 방송에선 그런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번엔 "또 아이돌 서바이벌 이냐?"라는 비판조차 찾아보기 힘들만큼 아예 무관심의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프로듀스 48> 대비 턱없이 부족한 사전 홍보  
 
 첫회 방영직전부터 미야와키 사쿠라 (아이즈원) vs 마츠이 쥬리나의 대결 구도를 조성해 화제를 불러 모은 < 프로듀스 48 >. 아이즈원 최종 멤버로 뽑힌 권은비, 김채원(사진 아래) 등 참가 연습생을 소개하는 다양한 영상을 방송 한달전부터 공개하는 등 일찌감치 팬덤 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첫회 방영직전부터 미야와키 사쿠라 (아이즈원) vs 마츠이 쥬리나의 대결 구도를 조성해 화제를 불러 모은 < 프로듀스 48 >. 아이즈원 최종 멤버로 뽑힌 권은비, 김채원(사진 아래) 등 참가 연습생을 소개하는 다양한 영상을 방송 한달전부터 공개하는 등 일찌감치 팬덤 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CJ ENM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프로듀스 48>의 공격적인 홍보와 비교해서 <언더나인틴>은 처참함 그 자체다. 

첫회 방영 이후 11월 4일 자정 기준으로 네이버TV에 등록된 <언더나인틴> 채널의 주요 동영상의 조회수는 대부분 몇백에서 1천 회 안팎에 머무는 실정이다. 

서비스 특성상 네이버 주요 페이지 노출 여부가 동영상 조회수에 큰 영향을 끼치는 편이라지만 이 정도의 조회수라면 <언더나인틴>은 방영 시작 전 관심 기울여줄 팬층 확보를 거의 하지 못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방영 시간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도 <언더나인틴> 관련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실패한 프로그램으로 간주되는 <더 유닛>, <믹스나인> 만 하더라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아이돌 그룹 관련 커뮤니티 및 SNS에서도 반응은 비슷했다.

이 과정에서 향후 시청자 투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개별 참가자 소개 영상은 불과 프로그램 방영 전날인 금요일(2일)에 등록하는 등 다소 이해 안되는 운영도 목격되었다.
 
반면 지난 6월부터 총 3개월간 방송된 <프로듀스 48>은 이와는 전혀 달랐다.  프로그램의 흥행 뿐만 아니라 여기서 만든 그룹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중요한 목표가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4월에 일찌감치 티저 영상을 공개하고 1개월여를 앞둔 5월부턴 적극적인 SNS 활용 및 각종 개별 동영상을 노출하면서 방영 이전부터 참가자들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단체곡 `내꺼야(Pick Me)` 공개를 시작으로 모든 연습생들의 개인 홍보 영상을 4개 이상씩 제작해 한달 사이에 순차적으로 소개, 첫 회 방송에 앞서 시청자들에게 이 프로그램을 봐야하는 당위성을 심어주고 출연진에 대한 "입덕" 계기를 만드는 등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상당수 영상들의 네이버TV 조회수는 각각 몇만에서 몇십만은 기본이고 일부 참가자는 조회수 100만회 이상도 기록하는가 하면 일찌감치 팬덤을 형성하면서 인터넷 상에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프로듀스 48>은 화제성이 높은 참가자들에 대해선 일찌감치 대결 구도를 조성하면서 본 방송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는 등 재미적인 측면을 강화한다. 

가령 일본 AKB48 측 참가자면서 이미 지명도가 높은 미야와키 사쿠라(아이즈원) vs 마츠이 쥬리나를 1대1 구도로 내세우는가 하면 국내 참가자들 또한 기획사별 평가에서 역시 경쟁을 이루는 식으로 화면에 담아 본방송 및 인터넷을 통해 소개한다.

이른바 '악마의 편집' 논란도 야기되곤 하지만 사람들이 흥미를 크게 갖게되는 대결 및 경쟁이라는 기본 틀을 전면에 내세우다보니 지난 3년간의 <프로듀스> 시리즈는 첫 회 방영 이전부터 각종 SNS,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를 낳으며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올드한 편집과 흥미 유발 요소 부족
 
 방송 하루 전날이 되서야 네이버TV에 공개된 MBC < 언더나인틴 >의 참가자 소개영상은 < 프로듀스 101 >, < 고등래퍼 > 등 기존 프로그램 출연 경력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몇백회 조회수를 넘기지 못했다.

방송 하루 전날이 되서야 네이버TV에 공개된 MBC < 언더나인틴 >의 참가자 소개영상은 < 프로듀스 101 >, < 고등래퍼 > 등 기존 프로그램 출연 경력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몇백회 조회수를 넘기지 못했다.ⓒ MBC

 
일반 드라마, 예능이라면 초반 몇회 부진한 출발을 보이더라도 이후 입소문 등을 타고 프로그램이 인기 상승세를 보이는 경우가 자주 있지만 방영 횟수가 10여회 이내로 짧은 오디션 프로그램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첫 1~2회 뿐만 아니라 방영 이전부터 화제성 조성이 이뤄지지 못하면 신규 시청자 유입이 쉽지 않은데다 목표로 삼고 있는 프로젝트 그룹의 데뷔 후 성패 역시 크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언더나인틴> 첫회는 미흡한 사전 홍보 못잖게 타 방송으로 리모콘 채널 변경하기 딱 좋을 만큼 흥미를 끌기 부족한 내용으로 채워지고 말았다. 

제작진은 3개 직군(보컬/랩/퍼포먼스)로 참가자들을 나눈 후, 멤버 개별 오디션을 통해 각각의 순위를 메기는 형식을 택했다.  개별 참가자보단 회사 연습생들이 주류를 이룬 <프로듀스> 및 기타 프로그램과 달리,  유명 기획사 소속 여부에 따른 출연자 득실 방지 차원에서 회사명 등은 공개하지 않는 등 나름대로의 수단도 마련했다.

그런데 한명 한명 순서대로 모두 첫 평가를 받다보니 마냥 시간만 늘어지는 문제점을 야기했다.  다수의 연습생들이 소속사 그룹 단위로 준비한 단체 퍼포먼스를 펼치면서 심사위원의 평가를 받고 그 중 눈에 띄는 참가자는 따로 장기를 선보이는 식의 전개에 익숙한 시청자 입장에선 지루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기존 <프로듀스> 시리즈가 평가 과정을 통해 긴장감을 조성하면서도 제작진 사전 미팅 영상을 중간 중간마다 집어 넣는다던지, 참가 연습생들간의 대화도 끊임없이 삽입하면서 다양한 내용을 담아내는 등 시청자들에게 조금의 쉴 틈을 주지 않으면서 스피드한 진행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경쟁하는 프로그램임에도 <언더나인틴>에선 단순 나열식 심사만 연이어 진행되다보니 흥미는 자연스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참가자 대부분에게 골고루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는 공정한 편집의 당위성은 얻을 수 있었겠지만 이렇다보니 느슨한 전개와 올드한 편집 속에 오래 버티지 못했던 과거 < 위대한 탄생 >의 청소년 버전 같은 느낌마저 갖게 만든다.

그나마 제이창(보컬), 코스케(퍼포먼스) 등 주목할만한 다수의 실력파 참가자들이 있다는 건 < 언더나인틴 >의 위안거리지만 첫 회의 불안한 출발은 향후 데뷔 그룹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 시청자들의 눈은 <프로듀스 101>과 <프로듀스 48>을 거치면서 높아질대로 높아진지 오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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