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의 꿈을 가진 소녀들로 이루어진 글로벌 걸그룹 아이즈원

12명의 꿈을 가진 소녀들로 이루어진 글로벌 걸그룹 아이즈원 ⓒ 오프더레코드 엔터테인먼트

 
우익 논란, 공정성 의혹, 성적 대상화, 불행 전시 등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로듀스48>은 흥행에 성공했고 아이즈원은 마침내 데뷔했다. 지난 10월 29일 엠넷을 통해 두 시간가량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멤버들은 이미 한 차례 선보였던 무대를 재정비해 뽐내며 청순함과 섹시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야망을 드러냈다.

타이틀 곡은 성숙함과 약간의 걸 크러시(?)를 모토로 한 '라비앙로즈'다. 에디트 피아프의 '라비앙로즈'와 동명의 노래는 이국적인 스트링 사운드가 반복되며 아이즈원에게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이미지를 부여하는 EDM 곡이다. EDM의 드롭(클라이맥스)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후렴으로 대체되면서 킬링 파트에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랫말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강력한 훅을 포기하고 완성도 높은 감상용 곡을 타이틀로 내세웠다는 점은 방송 출연으로 확보한 팬들의 충성심과 그룹의 인지도를 충분히 인식하고 장기적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즈원 - 라비앙로즈 MV)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등에 업고 취한 이득 덕에 아이즈원은 모험을 할 수 있었다. 컨셉 평가곡 '루머'에서 섹시함을 뽐냈던 권은비와 파워풀한 보컬을 자랑하는 조유리가 노래의 기둥이 되고 섹시와 청순이 모두 어울리는 이채연과 김민주가 이미지를 중화해 말 그대로 성숙한 '멋쁨' 컨셉을 시도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어중간하다는 뜻이다. 뮤직비디오를 보지 않는 이상 반 이상의 멤버가 어필하는 청량함과 청순함은 찾아볼 수 없으며 영상 속에서는 두 가지 상반된 컨셉이 등장해 이질적이다. 팔방미인 걸그룹이라면 멤버 개개인의 색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색'으로 대중의 기대치를 만족시킨 후 '라비앙로즈(La vie en rose)'로 반전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 더 설득력을 높일 수 있었을 테다.

'비밀의 시간'은 프로그램 엔딩곡이었던 '꿈을 꾸는 동안'과 비슷한 감성, 메시지를 전하는 느린 템포의 록 발라드 넘버다. '비밀의 시간'을 지나 아이즈원 멤버들이 마지막 평가전에서 선보인 '앞으로 잘 부탁해'와 AKB48 특유의 '뽕짝' 멜로디가 가미된 '반해버리잖아?'가 연이어 흘러나온다. 이와 같은 트랙의 배치는 아이즈원의 서사를 지켜본 특정 팬층의 공통된 기억을 다시 상기시키며 이들의 충성도를 더욱 견고히 한다. 특히 '앞으로 잘 부탁해'는 서브컬처에서 유행하는 복고적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퓨처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곡으로, 일본인 멤버들의 콧소리가 '덕심'을 자극한다.

결과적으로 아이오아이의 < Chrysalis >와 워너원의 < 1X1 (To Be One) >보다 좀 더 짜임새 있는 데뷔 앨범이 탄생했다. 아이즈원 멤버들을 정식으로 소개하는 '아름다운 색'부터 소녀들의 다짐을 노래로 옮긴 '비밀의 시간'까지 앨범을 채운 새로운 노래들은 확실히 서사가 있는 이들에게 걸맞은 구성이다. 하지만 귀를 사로잡는 훅의 부재는 대중에 어필해야 하는 신인 아이돌에게 치명적이다. 더군다나 < COLOR*IZ >는 팬베이스 전략을 바탕으로 기획된 앨범이다. 아이즈원이 '그들만의 리그'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대중을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대중음악웹진 이즘(www.izm.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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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IZM 필자 정연경입니다/digikid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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