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밤치기>의 한 장면.

영화 <밤치기>의 포스터.ⓒ 레진엔터테인먼트

 
"오빠랑 자는 건 힘들겠죠?" 촉촉이 눈을 적시며 상대방을 바라보는 이 여성이 심상찮다. 하룻밤에 세 남녀가 서로를 향해 내보인 엇갈린 마음을 다룬 영화 <밤치기>는 말 그대로 여성의 적극적이면서도 처절한 구애기.

22일 서울 용산CGV에서 언론에 선 공개된 <밤치기>의 주역들이 한 자리에서 영화에 얽힌 이야기를 전했다. 해당 작품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이기도 했다. 각본, 연출, 연기를 맡은 정가영 감독은 이 작품으로 감독상을 받았고, 출연 배우 박종환 역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사적으로 시작된 인연

각각 독립, 저예산 영화계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세 사람은 모두 영화제 등의 자리에서 인연을 맺어온 동료들이었다. "영화 안에서 가영(정가영)이 진혁(박종환)에게 구애하는 만큼 실제로도 남성미 있고, 매력이 넘쳐야 했다"며 정 감독은 "사석에서 박종환 오빠를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미친듯한 매력의 소유자였다"고 캐스팅 이유부터 전했다. 

극중 가영에게 호감을 보이지만 당차게 거부당하는 영찬 역은 단편 영화 <병구>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형슬우 감독이 맡았다. 정가영 감독은 "동료 감독인데 워낙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분"이라며 "또 회차당 50원이라며 싼 가격에 출연해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함께 하면 너무 재밌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영화 <밤치기>의 한 장면.

영화 <밤치기>의 한 장면.ⓒ 레진엔터테인먼트

 
정가영 감독은 특유의 유쾌함과 넉살로 캐스팅 불패의 신화를 안고 있기도 하다. 전작 단편 <조인성을 좋아하세요>에선 실제로 배우 조인성이 목소리 출연을 했을 정도.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멜로 장르를 워낙 사랑해 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정가영 감독이 연출 계기를 전했다.

"어떤 이야기를 그릴까 생각하다가 실패담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제가 평소 좋아하는 멜로 영화도 처절한 실패담이 많더라. 저 역시 마음에 드는 상대가 나타나면 호감을 표하는 과정이 당연히 있었고, 영화 속 밤과 같은 밤들도 있었다. 시나리오 쓰면서는 '오빠를 정말 꼬셔야겠다. 오늘밤 같이 있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썼다(웃음)." (정가영 감독)

배우들은 정가영 감독의 독창성과 과감함을 칭찬했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단숨에 읽게 될 정도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며 박종환은 "사실적이면서도 예측이 잘 안 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대본에 'ㅋㅋㅋ'라고 써 있는 장면에선 정말로 웃음이 났다"고 말했다.

"정가영 감독과 대사를 숙지하면서 상대방과 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해갔다. 정가영 감독만이 갖고있는 매력이 있더라. 재기발랄하고 예측이 불가한 면이 있다. 같이 연기하면서 (여러 상황을) 새롭게 느껴졌는데 그런 것들이 신기했다. 대사의 수위가 높다지만 수위 얘기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애드리브 역시 딱 한 번 나온다. 야동은 어느 나라 것 보냐고 묻기에 일본 거라고 답했는데 그게 유일한 애드리브였다. 실제로 나눌 법한 대사들이 대본에 다 담겨 있었다." (박종환)

"정가영 감독의 <처음>이라는 단편을 본 적 있다. 태블릿PC로 찍은 건데 9분 동안 객석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는 걸 보고 이후 감독에게 인사를 건넸다. 9분 간 극장에서 관객을 사로잡는 사람이면 장편 역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배울지점이 많은 감독이었다. 코미디 장르에서 대사 수위 조절이 어려워서 전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하는데 정가영 감독은 과감하게 가더라." (형슬우) 


실패한 구애의 밤들
 
 영화 <밤치기>의 한 장면.

영화 <밤치기>의 한 장면.ⓒ 레진엔터테인먼트

 
설정상 술을 먹는 장면이 주로 나오는데 배우들은 실제로 술을 마시면서 연기해야 했다. 모든 게 합의된 것으로 촬영 중 너무 술이 오르면 한두 시간 정도 쉰 이후 촬영을 이어가는 식이었다. 박종환은 "너무 취할 수 있으니 얼음과 물을 희석해가면서 했는데 볼이 빨개지는 것도 자연스럽게 담겼다"며 "옷차림 역시 평소 입는 옷들을 감독에게 다 보여준 후 정한 것"이라 전했다. 

"이 역할을 하면서 제가 지내온 시간을 곱씹어 봤다. 저 역시 이성에게 구애할 때 치열했던 적이 있었다. 그 반대 입장은 없었지만 튕김을 당했을 때 경험이 있어서 그걸 반대로 생각해보며 연기했다." (박종환)

"이 시나리오를 읽으며 가영에게 몰입이 많이 됐다. 영찬은 가영의 거울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했다. 저 역시 실패한 구애의 밤이 많기에 재밌게 작업할 수 있었다." (형슬우)


<밤치기>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처절함 역시 감독이 의도한 것. 정가영 감독은 "점프해서 달을 치려고 하는 이미지를 생각했다"며 "힘겹지만 힘차게 하는 구애의 모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예전에 SBS <짝>이라는 프로를 좋아했다. 누가 사랑에 빠지면 애가 타고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그런 모습이 강하게 다가왔다. 그 프로를 보면 뭔가 저 역시 이해받는 느낌이 들더라. <밤치기> 역시 관객들로 하여금 그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해서 만들게 됐다." (정가영 감독)

영화 <밤치기>는 오는 11월 1일 개봉한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