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전날의 좋은 흐름을 이어나갔다. 2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 준플레이오프 2차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7-5로 승리했다. 원정에서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넥센은 남은 시리즈에서 1승만 거두더라도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반면,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초대받은 한화는 외국인 원투펀치를 선발 투수로 내보내고도 홈에서 2연패를 당했다.
 
역투하는 안우진 20일 오후 대전시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 대 한화 이글스의 2차전. 4회말 교체투입된 넥센 안우진이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안우진 20일 오후 대전시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 대 한화 이글스의 2차전. 4회말 교체투입된 넥센 안우진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히 4회초와 5회초에 연타석 3점포를 터뜨린 임병욱의 활약이 돋보였다. 선발 투수 한현희가 3이닝만을 소화하며 마운드에서 일찍 내려갔지만, 홈런포 두 방이 넥센을 지탱하는 힘이 됐다. 한현희, 오주원에 이어 세 번째로 등판한 구원 투수 안우진은 3.1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박상원, 송은범, 이태양 등 필승조가 대거 마운드에 오른 한화는 1차전에 이어 또 다시 집중력 부재에 발목이 잡혔다.

'난세영웅' 임병욱의 연타석 3점포, 분위기를 넥센 쪽으로 가져왔다

선취점은 한화의 몫이었다. 2사 만루에서 이용규가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가면서 상대 선발 한현희를 흔들었다. 그러나 경기 초반 안정된 제구를 구사하던 샘슨이 조금씩 흔들렸고, 4회초 무사 2, 3루에서 임병욱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포를 쏘아올렸다. 한화 입장에서는 선취점을 뽑아냈음에도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호잉 '오 이럴수가' 20일 오후 대전시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 대 한화 이글스의 2차전. 8회말 2사 1루 한화 호잉이 유격수 플라이아웃으로 추격 기회를 놓치자 아쉬워하고 있다.

▲ 호잉 '오 이럴수가' 20일 오후 대전시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 대 한화 이글스의 2차전. 8회말 2사 1루 한화 호잉이 유격수 플라이아웃으로 추격 기회를 놓치자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4회말, 한화가 다시 득점 찬스를 잡았다. 지성준과 정은원의 연속 볼넷, 정근우의 사구로 무사 만루 상황이 됐고, 이용규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오주원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여기서 멈추지 않은 한화는 호잉의 삼진 이후 1사 1, 3루에서 이성열의 헛스윙 삼진 때 1루 주자 이용규가 런다운에 걸린 사이 3루 주자 정근우가 홈으로 파고들었다. 이용규, 정근우의 움직임에 당황한 넥센 내야진은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경기 중반 이후에는 넥센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팀이 리드를 빼앗기자 4회초 '역전 3점포의 주인공' 임병욱이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1사 1, 2루에서 박상원의 5구째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경기에 6타점 경기를 펼친 임병욱은 준플레이오프 역대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2004년 안경현(당시 두산)을 비롯해 세 명의 타자가 기록한 5타점이었다. 2년 전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쐐기 솔로포로 눈도장을 받은 임병욱은 더욱 임팩트 있는 활약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임병욱 연타석 스리런... 넥센 다시 역전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한화와 넥센의 경기. 넥센 임병욱이 5회초 1사 1,2루에서 연타속 스리런을 치고 홈에서 즐거워하고 있다.

▲ 임병욱 연타석 스리런... 넥센 다시 역전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한화와 넥센의 경기. 넥센 임병욱이 5회초 1사 1,2루에서 연타속 스리런을 치고 홈에서 즐거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넥센은 7회초 김재현의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탰다. 한화가 8회말 이용규의 1타점 적시타로 두 점 차로 따라붙었지만, 이보근과 김상수가 끝까지 팀의 리드를 지켰다. 3선발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됐던 최원태가 가을야구 무대를 밟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자리를 채운 한현희가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승리를 거둔 점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 1차전 승리 후 부담을 덜어냈고, 2차전에서도 비교적 장정석 감독이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2차전마저 내준 한화는 정근우-이용규 테이블세터의 분전에도 호잉-이성열-송광민 중심타선이 12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 하위 타선에서도 멀티히트 활약을 펼친 정은원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다. 불펜 물량 공세 속에서 결과적으로 얻은 게 없다는 건 다소 뼈아프다.

1승만 남은 넥센, 브리검 앞세워 3차전에서 시리즈 끝낼까

넥센에는 최상의 시나리오, 한화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어쩌면 오는 2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두 팀의 시리즈가 끝날지도 모른다. 위기에 몰린 한화는 1, 2차전에서 등판하지 않았던 장민재를 3차전 선발로 예고했고 '외국인 에이스' 브리검이 넥센의 3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원정에서 1승만 기록하더라도 나쁠 게 없었던 넥센은 휴식일을 좀 더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6이닝을 소화했던 브리검은 홈에서 편안하게 던지기만 하면 된다. 팀이 2승의 여유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부담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 반면 한화는 외국인 원투펀치의 등판에도 승리하지 못해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3선발로 나서는 장민재가 오랫동안 이닝을 끌고 가지 못한다면 경기 초반부터 어려움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넥센이 3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낼 경우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정규시즌 2위 SK 와이번스도 마음이 편할 수 없다. 길게는 4일간 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는 만큼 3차전을 승리하고 싶은 욕심이 커지는 게 당연하다. 최대한 빨리 시리즈를 마무리해서 나쁠 게 전혀 없다. 한화가 이를 저지할 수 있을까.
 
직접 잡았다고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한화와 넥센의 경기. 넥센 이정후가 9회말 1사에서 한화 김회성의 좌익수 앞 뜬공을 잡고 글로브에서 공을 꺼내 들어보이고 있다.

▲ 직접 잡았다고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한화와 넥센의 경기. 넥센 이정후가 9회말 1사에서 한화 김회성의 좌익수 앞 뜬공을 잡고 글로브에서 공을 꺼내 들어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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