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가을야구에 나선 한화 이글스가 아쉽게도 첫판을 잃었다. 19일 대전구장에서 펼쳐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2-3으로 석패했다. 

이날 한화의 패인은 타선에 있었다. 12안타 3사사구에 상대 실책 4개를 묶어 고작 2득점에 그쳤다. 잔루는 무려 13개를 남발했다. 1개의 도루자와 3개의 주루사까지 겹쳐 공격 흐름은 번번이 끊어졌다. 포스트시즌 경험 부족을 우려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이 고스란히 적중할 정도로 한화 야수진은 평정심을 상실한 모습이었다. 자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번 타자로 공격 첨병 역할을 맡은 정근우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타수 1안타 2삼진으로 타선의 활로를 뚫지 못했다. 외야로 나간 타구는 단 1개였다. 

1회말 첫 타석에서 바깥쪽 패스트볼에 루킹 삼진으로 되돌아선 정근우는 3회말 무사 1, 2루 선취 득점 기회를 맞이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베테랑 정근우를 믿고 특별한 작전을 지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근우는 상대 배터리의 집요한 바깥쪽 승부 뒤 갑작스러운 6구 몸쪽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정근우가 진루타초자 치지 못한 뒤 뒤이어 이용규와 호잉마저 각각 좌익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물러나 한화는 선취 득점에 실패했다. 곧바로 4회초 박병호의 선제 2점 홈런이 나왔고 결과적으로 결승타가 되었다. 

한화가 0-2로 뒤진 5회말 선두 타자 정은원이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으나 정근우는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되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한화는 또 다시 무득점에 그쳤다. 6회말 최재훈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만회해 1-2가 된 뒤 2사 3루 동점 기회가 정근우에 돌아왔지만 3루수 땅볼로 물러나 이닝이 종료되었다. 

▲ 한화 정근우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이날 정근우에게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 2-3으로 뒤진 8회말 1사 1, 2루에서 3유간 깊숙한 타구를 쳤다. 외야로 빠져나갈 경우 2루 주자 송광민이 홈으로 파고들어 동점을 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유격수 김하성의 다이빙 캐치에 걸려 내야 안타에 그쳤고 송광민은 3루에 멈춰 섰다. 계속된 1사 만루 역전 기회는 이용규의 3루수 뜬공, 호잉의 1루수 땅볼로 무산되었다. 한화는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해 올해가 14년차인 정근우는 2013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해 한화로 이적했다. 통산 158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5로 3할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타격 능력은 자타가 공인하기에 충분하다. 정근우는 현재 기록만으로도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2루수로 꼽힌다.
    
정근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출전 경기 수가 무려 53경기에 달할 정도로 가을무대 경험이 충분했다. 금메달의 쾌거를 이룩했던 베이징 올림픽을 비롯해 국가대표 단골이기도 했던 그다. 

하지만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첫 번째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선 탓인지 정근우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한화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야수진이 1차전의 타격 및 주루 부진을 털어버리는 것이 급선무다. 리드오프 정근우가 풍부한 큰 경기 경험을 발휘해 한화의 2차전 승리를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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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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