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정 : 10월 18일 오전 11시 23분]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 국내 대표 뮤지컬 배우 매니지먼트사인 PL엔터테인먼트의 송혜선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준비로 여념이 없는 그. 국내 최초로 야외 뮤지컬 페스티벌을 시작한 게 2016년이었다. 그리고 올해로 3년째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 국내 대표 뮤지컬 배우 매니지먼트사인 PL엔터테인먼트의 송혜선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준비로 여념이 없는 그. 국내 최초로 야외 뮤지컬 페스티벌을 시작한 게 2016년이었다. 그리고 올해로 3년째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 곽우신

 
"매번 힘들어요! 처음에는 정말 막막했죠. 야외에서 공연을 한다는 게 어떤 건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하나하나 준비해야 했으니까요. 하다못해 쓰레기통 준비라든가. 이제 세 번 하니까 어떻게 준비하면 되겠다는 게 있기는 한데, 그래도 할 때마다 천장이 없는 데서 무대를 하니까 날씨가 추우면 어떡하나. 날씨가 더우면 어떡하나. 더우면 벌레가 또 많으면 어떡하나. (웃음)"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을 일주일 앞두고 사무실에서 만난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바빠 보였다. 책상 위에는 정리가 안 된 채 페스티벌 타임테이블을 포함한 각종 서류가 가득 쌓여 있었다. 직원들은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사무실에 배우들은 아무도 없었다. 연습실에서 각자 페스티벌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한다.
 
2016년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 2017년 서울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에 이어 2018년에도 뮤지컬 페스티벌이 열린다. 재작년 국내 최초의 야외 뮤지컬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치른 PL엔터테인먼트는 올해도 어김없이 관객들과 함께하는 무대를 만들고 있다. 뮤지컬 배우와 관객을 아우르는 축제의 장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3년째 꾸준히 열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기적일지 모른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일 것임을 알기에.
 
"지나고 보면 다 추억인데, 진행하는 입장에서 너무 힘들죠. 특히 '내가 이러면서까지 이걸 해야 하나'할 정도로 직원들이 너무 고생했어요. 악보만 해도 밤새도록 복사하고…. 미안하죠. 그런데, 우리 직원들한테 제가 또 물어봤어요. '올해 할래?', '너무 힘들어서 안 하는 게 낫겠지?' 했더니 '하세요'라고 하더라고요. '재밌잖아요'라면서. (웃음) 다들 즐거웠다고 하니까 힘들었던 걸 다 잊어버리는 거야. (웃음) 그래서 또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또 한참 준비하느라 힘들죠. 그러면서 매번 일해요.
 
관객들이 좋아해주시고 또 추억해주시니까요. 공연장에서 만난 관객께서 '그때 페스티벌 너무 좋았다'는 얘기해주시면 막 도취돼서 '또 해야 하나 보다' 싶고…. 얼마 전에도 어떤 관객이 '좋은 추억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해주셨어요. 좋게 얘기해주시니까 오히려 제가 너무 감사하죠."
 

뮤지컬 배우 매니지먼트를 넘어서 페스티벌 기획사로 발돋움하고 있는 송혜선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뮤지컬 페스티벌을 하는 이유... "좋아서"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 국내 대표 뮤지컬 배우 매니지먼트사인 PL엔터테인먼트의 송혜선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준비로 여념이 없는 그. 국내 최초로 야외 뮤지컬 페스티벌을 시작한 게 2016년이었다. 그리고 올해로 3년째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 함께 만드는 페스티벌 “페스티벌의 시작은 제가 하지만, 이건 뮤지컬 배우, 오케스트라, 우리 스태프들 그리고 많은 제작사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이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면서 이렇게 많은 곡을 부르는데, 서로 양해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할 수 없어요. 이 분들이 다 좋아서 십시일반 해주시는 덕분에 할 수 있는 거거든요.” ⓒ 곽우신


경기도 가평군의 제안으로 처음 기획하게 된 '2016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은 송혜선 대표에게도 여러모로 도전이었다. 많은 뮤지션과 음악 팬들에게는 페스티벌의 성지나 다름없는 '자라섬'이지만, 송 대표에게는 낯설었다. 애초에 뮤지컬이라는 장르 특성상 실내 극장을 벗어나 관객을 마주하는 자리가 굉장히 드물다. 그런데 그 무대를 '축제'로 확장하겠다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처음에 상상해봤어요. '이렇게 야외무대에서 우리 배우들이 노래하면 얼마나 멋질까'하고요. 관객들과 맥주 마시면서, 즐기면서, 소리 지르면서.... 극장과는 다르게 그날만은 좀 풀어져서, 1년에 한 번 정도 만났으면 좋겠다. 하루만큼은 같이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회, 2회 때는 그 분위기가 있었죠. 관객들께서 낮부터 저녁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고 하시고. 외국에서 다른 제작자분들 오셔서도 이런 거 처음 봤다고 하고, 이렇게 많은 곡을 연주하는 우리 오케스트라도 너무 대단하다고 해주시고….

결국 '좋아서' 이 페스티벌을 하는 것 같아요. '이걸 왜 할까'를 자꾸 생각해봤는데 제가 좋아하는 것 같아요. 관객과 배우가 무대와 잔디밭에 앉아 있는 모습이 너무 좋아요. 그 모습을 제가 놓지 못하고 있는 게 걱정이라면 또 걱정인데. (웃음) 다들 너무 행복해보이고 즐거워 보여요. 준비하는 건 항상 힘들지만, 그 기쁨이 자꾸 이걸 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2016년 페스티벌이 끝난 이후, 송 대표는 의욕적으로 지속가능한 축제의 장을 그리기 시작했다. 공연을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 평소에 뮤지컬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이들에게는 이 장르에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곳, 배우와 관객의 거리를 조금 더 좁히는 곳…. 이 페스티벌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예를 들어, '부산영화제'라고 하면 꼭 영화 마니아가 아니어도 한번쯤 다들 들어보셨잖아요. '아, 영화계는 저런 축제를 하는구나'라고 인식하게 되고요. 뮤지컬 페스티벌을 통해 뮤지컬의 대중화에 조금 더 기여하는 게 꿈이라면 꿈이에요. 많은 분께 뮤지컬이 편하고 즐거운 거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뮤지컬 배우 중에 이렇게 유능한 사람이 많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무슨 뮤지컬 공연을 봐도 재능 있고, 잘하는 배우들이 많잖아요. 우리에게 이런 콘텐츠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예전에는 뮤지컬 시장이 오리지널 투어 위주였다면, 이제는 라이선스 위주로 바뀌었고, 또 창작 뮤지컬도 많이 성장했잖아요. 저는 이렇게 뮤지컬을 기적적으로 해내는 나라가 없다고 봐요. 프로듀서, 작가 같은 창작진들이 어렵게 어렵게 하나씩 해내고 있고, 그걸 알아봐주는 마니아 관객 분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그래서 감사한 일이고요.
 
저는 일반 관객분들 그리고 해외에서도 그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우리 창작진이 어떻게 해나가고 있고, 또 우리 배우들이 얼마나 잘하는지를요. 페스티벌에 창작뮤지컬 프로그램을 계속 집어넣는 것도 그런 이유에요. '뮤지컬'하면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도 잘한다는 걸 더 알리고 싶은 게 꿈이거든요. 영화도 예전에는 극장에 외국영화만 걸려 있던 시절이 있잖아요. 그랬던 걸 영화인들과 관객들이 함께 지금의 영화계로 만든 거니까, 저는 뮤지컬도 할 수 있다고 믿어요."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선녀와 여왕의 듀엣 지난 2016년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 당시 배우 조정은과 김선영이 무대 위에 올라 손을 맞잡고 있다.

▲ 선녀와 여왕의 듀엣 지난 2016년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 당시 배우 조정은과 김선영이 무대 위에 올라 손을 맞잡고 있다. 뮤지컬 페스티벌의 묘미 중 하나는 평소 무대 위에서 볼 수 없는 조합과 구성이 가능하다는 거다. 송 대표는 "올해도 관객들께서 좋아하실 만한 걸 이것저것 준비했다"라며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 곽우신

 
세 번째 뮤지컬 페스티벌에는 앞선 페스티벌과는 달라진 점들이 있다. 우선 자라섬에서 서울 올림픽공원을 거쳐 올해는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열린다. 자라섬이나 올림픽 공원 모두 나름의 일장일단이 있었다. 파라다이스 시티는 관객의 안전, 편의시설, 교통, 공간의 자유도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했을 때 나름의 타협점을 찾은 곳이다.
 
또한 올해는 무대를 이원화하지 않는다. 2016년에는 무대 두 개를 설치해 대극장 작품 위주의 라인업과 소극장 작품 위주의 라인업으로 분리해 다른 분위기로 꾸렸다. 2017년에도 작은 별도의 무대를 만들어 생중계나 관객과의 대화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하지만 2018년에는 관객이 이동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공간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한 무대에서만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송 대표는 "페스티벌에 정답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라면서 "이번엔 이렇게 해보고, 다음에는 또 다르게 해보면서 여러 시도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각의 장단점을 비교해가며 가장 잘 맞는 걸 찾아나가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뮤지컬 페스티벌의 노하우는 아직 축적해가는 과정에 있는 셈이다.
 
이전의 페스티벌들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마지막 바캉스를 가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페스티벌은 완연한 가을의 느낌이 물씬 나는 시기에 열린다. 이번 페스티벌은 '여행'이라는 콘셉트에 맞추어 계절감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마침 10월이니 20일 토요일은 핼러윈데이 느낌도 내면서 흥겨운 파티 분위기를 낼 계획이다. 21일 일요일은 로맨틱한 콘셉트에 맞추어 무대 위 배우들이 오른다.
 
송 대표는 <지킬 앤 하이드> 모니터링 하다가 '입덕'해버린 이후 자신도 '뮤덕'이 되어버렸다며 웃었다. 20년 가까이 뮤지컬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송 대표에게 뮤지컬 그리고 뮤지컬 페스티벌은 노동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여행을 준비할 때 설레는 것처럼, 페스티벌에 올 준비를 하며 설렐 관객들의 기대를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더 신경 쓰고 있었다.
 
"1년 내내 공연 보시느라 애쓰셨는데 1박 2일 이틀 동안 피로를 풀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배우들과 최대한 신나고 즐겁게 놀고 가셨으면 해요. 작년, 재작년에 이어 올해도 또 한 번의 좋은 추억이 되게끔 작업하고 있어요. 지금도 모든 스태프가 페스티벌 준비하느라고 애쓰고 있어요. 페스티벌과 관계된 모든 사람이 조금이라도 빈틈이 없게 하려고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데, 혹시 조금 있더라도 너그러이 봐주시면 더 좋겠고요. 작년, 재작년에 피드백 받은 것들 다 메모해서 가지고 있거든요.
 
관객 분들이 가족들 모시고 왔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0세부터 어르신까지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목표예요. 스태프들도 그렇고, 배우들도 가족이랑 함께 왔으면 좋겠어요. 지난번에도 배우들이 아기랑 와이프랑 맥주마시면서 무대 봤던 게 정말 좋았어요. 극장에서는 아이들한테 작품 못 보여주잖아요. 1년에 한 번 이렇게 가족 여행 오는 것처럼, 소풍 오는 것처럼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아, 오실 때 롱패딩 꼭 챙겨 오셨으면 좋겠어요. 뛰다가 더우면 벗으면 되는데, 안 갖고 왔다가 추워지면 어떻게 해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 inter:view 다른 기사

  • 옆으로 쓸어 넘길 수 있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