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지가 세 번째 미니앨범을 발매했다. 앨범명은 <혜화>. 직업으로 가수를 해야 겠다고 처음 생각했던 고등학생, 그의 청춘의 시작점을 기리며 모교의 이름을 따왔다.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첫 솔로 앨범의 타이틀곡인 '하늘바라기'와 이어지는 일관된 정서가 보인다. 결국 이번에도 정은지다운 음악인 것이다. 그의 새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가 16일 오후 서울 논현동 플랜에이 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열렸다.

직접 프로듀싱, 더 정은지다운 앨범    
 
정은지 정은지가 세 번째 솔로 미니앨범 <혜화>를 발매하고 컴백했다. 타이틀곡은 '어떤가요'다.

▲ 정은지 정은지가 세 번째 솔로 미니앨범 <혜화>를 발매하고 컴백했다. 타이틀곡은 '어떤가요'다. ⓒ 플랜에이 엔터테인먼트

 
- 타이틀곡 '어떤가요' 뮤비를 보니 이번에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담겼다.
"많은 분들이 향수, 그리워하는 대상을 갖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그게 장소일 수도 있고 고양이일 수도 있고 모두 다를 텐데 저의 경우는 가족이 그 중 하나다. 아기 때, 사랑해본 적이 없으니까 노래 연습할 때면 그리움의 대상에 부모님을 이입해서 부르곤 했다. 엄마와 떨어지면 어떤 마음일까 상상하면서. 이 곡도 그런 그리움이다."

- '어떤가요'를 엄마가 듣고 뭐라고 하셨는지.
"엄마가 듣고는 "노래가 짠하다, 불쌍하다" 하시더라. 그냥 듣고는 잘 모르셔서, 내가 엄마 생각해서 썼어 하고 설명해주니까 막 울다가 또 좋아했다가 참 소녀 같다."

- 이번에 전곡을 직접 프로듀싱했다.
"마스터링할 때도 신경을 많이 썼다. 요즘은 자극적인 소리가 많아서 따뜻한 소리로 만들려고 했고, 귀에 자극이 오지 않게 소리가 나오게 했다. 전곡에 다 참여한 첫 프로듀싱이라 더 떨렸다. 준비하면서 에너지도 더 넘쳤던 것 같다."

- 뮤직비디오는 고향으로 훌쩍 떠나는 이야기다.
"시나리오를 제가 썼고 촬영도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보기에 편하시라고 풍경이 담기게 풀샷으로 많이 찍었고 전체적인 색감도 직접 의견을 냈다. 제가 기차를 자주 타서 뮤비에도 제가 기차타는 게 나온다."

- 떠나고 싶은 욕구가 늘 있나 보다.
"그렇다. 일을 하든 안 하든 누구나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저도 항상 떠나고 싶다. 지금 상황을 못 버텨서 떠나고 싶은 그런 건 아니고, 훌쩍 여행가고 싶은 마음. 저는 고향이 부산이라서 너무 좋은 것 같다. 해야할 일이 있으면 쉽게 못 떠나는 스타일이지만 그래도 잠깐 쉬고 싶을 때 부산으로 떠난다. 부산이 너무 좋다."

쓸쓸하고 그리운 것에 대해 쓰는 정은지
  
정은지 정은지가 세 번째 솔로 미니앨범 <혜화>를 발매하고 컴백했다. 타이틀곡은 '어떤가요'다.

▲ 정은지 ⓒ 플랜에이 엔터테인먼트


- 벌써 솔로 3집인데, 1집 때부터 본인이 표현하고 싶은 걸 온전히 표현해온 건가.
"솔직히는, 아니다. 1집부터 타이틀곡 후보가 다 사랑노래였는데, 대표님과 이야기해서 타이틀곡 만큼은 제가 원하는 '위로'란 테마로 갈 수 있게끔 했다. 그래서 '하늘바라기'를 타이틀곡으로 한 거다. 1집부터 작사에 참여해서 두 곡 정도 썼는데, 이번 앨범에는 전곡을 내가 작사했으니 점점 더 내가 표현하고 싶은 걸 하고 있는 셈이다."

- 그리움에 대한 노래를 많이 쓰는 것 같다.
"저는 쓸쓸한 거, 그리운 걸 많이 쓴다.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다보면 누구에게나 향수가 있는 것 같다. 다들 어떤 그리움을 가지고 있구나 싶다."

- 이번 앨범의 핵심은.
"이번 앨범의 메시지는 '혼자가 아니야'다. 많은 분들이 고민을 할 때 '나만 이런가', '나만 이상한가'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데 사람들은 어쩌면 비슷한 부분에서 행복이나 슬픔을 느끼는 것 같다. '나도 다르지 않고 똑같아요'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 청춘으로서 가지고 있는 고민이 있나.
"물론이다. 지금 내 청춘이 영원하지 않을 거란 생각을 자주 한다. 모든 사람이 자기의 미래를 모르잖나. 제가 사주를 봤는데 80세까지 일한다더라. 이게 큰 위로가 됐다. 너무 행복했다. 아이돌로 시작해서 불안한 것도 많은데, 아이돌에겐 생명의 마지노선이 있잖나. 그런 편견을 내가 잘 깨나갈 수 있을까 고민이다."  

중요한 건 의미... 나에게 노래란 '위로'
  
정은지 정은지가 세 번째 솔로 미니앨범 <혜화>를 발매하고 컴백했다. 타이틀곡은 '어떤가요'다.

▲ 정은지 ⓒ 플랜에이 엔터테인먼트


 - 앨범이 늘 따뜻한 느낌이다.
"저는 아티스트적인 느낌을 내야겠다는 생각보단, 노래로 '위로'를 주고 싶다. 어릴 때부터 해온 생각이다. 사람마다 노래를 듣는 동기가 다 다른데 저한테는 노래가 위로다." 

- 따뜻함 외에 다양한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은 없는지.
"그런 건 없다. 저는 의미 있는 걸 좋아해서 항상 의미가 중요하다. 신나는 곡이라든지 다른 걸 보여준다고 해도 그 안에서 항상 의미를 먼저 챙길 것이다."

- 은지씨 솔로앨범 노래들에선 특기인 고음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결국 '의미' 위주라 그런 것 같다. 고음이 노래의 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음을 내면 소리를 듣지 가사를 듣는 건 아니다. 가사를 통해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내겐 더 중요하다."

- 가사를 어떤 식으로 쓰는지.
"짬짬이 메모하려고 한다. 이번 앨범 안에 엽서를 넣었는데 거기 제가 쓴 시가 적혀있다. 가사를 쓰기 전에 함축적으로 메모해서 시처럼 쓰곤 한다. 저는 책보단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더 아이디어를 많이 받는다. 영상물을 무척 좋아한다."

- 은지씨 노래엔 중장년층도 공감하는 감수성이 있는 것 같다. 그 원천이 무엇일까.
"라디오인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설거지하면서 라디오를 많이 틀어놓아서 산울림 같은 7080 노래를 많이 들었다. 제가 어릴 때부터 TV를 좋아해서 너무 많이 보다보니 엄마가 유선을 빼서 못 보게 하셨다. 그래서 라디오 영향을 많이 받았다."
  
정은지 정은지가 세 번째 솔로 미니앨범 <혜화>를 발매하고 컴백했다. 타이틀곡은 '어떤가요'다.

▲ 정은지 ⓒ 플랜에이 엔터테인먼트

정은지 정은지가 세 번째 솔로 미니앨범 <혜화>를 발매하고 컴백했다. 타이틀곡은 '어떤가요'다.

▲ 정은지 ⓒ 플랜에이 엔터테인먼트

정은지 어떤가요 혜화 에이핑크 계절이바뀌듯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