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중국 편>의 한 장면.

tvN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중국 편>의 한 장면. ⓒ tvN


요즘 자영업자는 참 어렵다. 많은 사람이 은퇴자금을 투자해 자영업에 뛰어들지만,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서 함께 망해가는 길로 접어들고 있다. 한 집 건너서 경쟁 업체가 있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늘어나면서 초기 투자 비용도 늘고 있다.

이익을 내기 어렵다보니 아르바이트생에게 최저임금조차 주지 않거나 밑반찬을 재활용하는 일도 생긴다. 사정이 급한 사람들은 당장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려고 한다.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면 '끝장'이지만 들키지 않으면 된다고도 생각한다. 맛이 없고 신선하지 않으면 손님이 찾아오지 않고, 악순환은 반복된다.

tvN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 편에서 이연복 셰프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법을 간단하게 제시했다.

"항상 그걸 알아야 해. 업주들이 재료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막 그러는데, 백날 그렇게 눈 가리고 아웅하면서 아끼려 해도 소비자들은 그걸 알아."
  
 tvN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중국 편>의 한 장면.

tvN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중국 편>의 한 장면. ⓒ tvN

 
그의 말처럼 업주들은 손님 모르게 재료비를 아끼려고 하지만 소비자들은 다 안다. 지난 13일 방송분에서도 이연복 셰프는 장사의 기본에 대해 말했다.

중국 연태 펑라이 놀이공원에서 '멘보샤' 팔기에 나선 이연복 셰프와 출연자들은 예상외 난관에 부딪혔다. 짜장면은 많이 팔리는 데 반해 멘보샤는 거의 팔리지 않았기 때문. 시간이 지나면서 새우의 수분을 빵이 흡수해서 젖어버리자 이연복 셰프는 "버리자"고 과감한 결정을 한다. 서은수는 이연복 셰프의 결정에 자신도 모르게 "아까운데"라고 중얼거렸다. 아마 보통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다 서은수와 같을 것이다.

이연복 셰프 역시 아침부터 열심히 새우와 빵을 다듬고 재료를 준비한 만큼 본인 역시 아쉬운 마음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연복 셰프는 "일단 매출보다는 먹는 사람이 걱정이니까"라고 말하며 멘보샤를 과감히 버리기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맛과 신선도를 보장할 수 없는 음식을 손님에게 팔 수 없다'는 요리의 기본을 몸소 보여준 셈이다. 사소해 보여도 이런 게 진짜 프로의 모습이 아닐까.

혹자는 "방송이라서 그런 것 아니냐"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 여러 방송에서 이연복 셰프의 철저한 원칙을 엿본 사람들은 그가 자신의 원칙을 고수하는 셰프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매출과 재료값을 아쉬워하지 않고 자신의 원칙을 지키는 태도가 오늘의 이연복 셰프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tvN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중국 편>의 한 장면.

tvN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중국 편>의 한 장면. ⓒ tvN

 

이나모리 가즈오는 그의 저서 <일심일언>에서 이렇게 말한다.

"결과를 내기 위해서라면 웬만큼 부정한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랬다가는 언젠가 자신도 그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일을 진행해가는 과정 역시 '사람의 길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나는 믿는다."(본문 169쪽)

성공한 사람들은 다들 자신만의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은 전혀 다른 분야에 있더라도 서로 비슷하기 마련이다. 일본에서 살아있는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원칙과 중화요리의 대가 이연복 셰프의 원칙. 분야는 전혀 다르더라도 두 사람이 고집한 원칙은 무척 닮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지난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 6회분 방송 막바지에 이연복 셰프는 '칠리-크림 새우 장사'가 성공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뭔가 행동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게 무슨 행동이었는지는 다음 20일 방송분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과연 '장사가 안 될 때' 이연복 셰프가 개척할 새로운 활로는 무엇일지 무척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노지현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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