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에서 한국 기성용이 우루과이 선수를 상대로 드리블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에서 한국 기성용이 우루과이 선수를 상대로 드리블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딘과 코아테스가 버틴 우루과이의 수비 라인은 예상대로 단단했다. 우월한 피지컬과 센스 있는 수비 능력에 대한민국 대표팀은 전반전 답답한 빈공만을 이어가는데 그쳤다. 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경기 흐름을 바꿨고, 이는 우루과이전 첫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후반 21분 황의조의 선제골과 후반 36분 정우영의 역전골에 힘입어 후반 26분 베시노가 한 골을 만회한 우루과이를 2-1로 꺾었다.

8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과 대한민국 대표팀은 지난 9월 평가전에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코스타리카와 칠레와의 경기에서 1승 1무로 선전했다. 경기력도 알찼다. 기존 대표팀에서 볼 수 없었던 빠른 템포의 패싱 축구와 간결한 역습이 주를 이루며 속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순조로운 스파링을 마친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이날 평가전은 진정한 시험대였다. 지난 평가전 상대였던  코스타리카와 칠레도 충분히 좋은 실력을 가지고 있는 팀이지만, 이날 경기의 상대인 우루과이의 실력은 한 단계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우선 대한민국은 성인 대표팀 역대 전적에서 단 한 차례도 우루과이를 이겨본 적이 없었다. 우루과이와 총 7번 맞붙어 1무 6패로 절대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에서는 1-2로 뼈아픈 패배를 기록하며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2014년 9월 고양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도 0대1로 패했다.

우루과이 선수단 면면도 만만치 않았다. 우루과이 최전방을 이끄는 수아레스가 아내의 출산으로 이번 원정길에 불참했고 주전 수비수 히메네스가 부상으로 빠졌다 하더라도 우루과이의 전력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바로 카바니와 고딘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최전방의 카바니는 현재 프랑스 리그1에서 5골(공동 7위)로 여전한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발군의 결정력을 뽐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고딘은 그야말로 우루과이 수비의 핵이다. 수비 간 간격 조정, 발밑 기술, 헤더, 대인방어 등 수비수가 가져야 할 모든 것을 갖춘 세계 최정상급 수비수로 평가받고 있다.     
 
 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에서 정우영이 전진패스를 하고 있다.

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에서 정우영이 전진패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대표팀에 있어서 이번 승부의 관건은 고딘이 버틴 우루과이의 중앙 수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무너뜨리나였다. 대한민국 공격수들은 이전 경기들과 유사하게 빠른 템포로 상대 수비진을 공략해갔다. 정우영과 기성용이 후방에서 무게를 잡는 동시에 정확한 패스로 1·2선 공격수들에게 공을 배급했고, 남태희는 중원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측면 공간을 만들어냈다. 좌·우 풀백인 이용과 홍철까지 공격적으로 이용하며 많은 크로스를 시도했다.

그러나 그들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 공격 진영까지 올라가는데 까지는 문제가 없었으나 마지막 패스와 크로스에서 세밀함이 부족했다. 높은 점유율을 잡고 경기를 주도하고도 위협적인 슈팅 찬스를 만들지 못했던 이유였다. 그리고 우루과이 수비수들은 선수 개개인의 역량으로 대한민국 공격수들의 개인기와 돌파를 사전에 차단했다. 고딘과 코아테스의 역할 분담도 착실히 이뤄졌다. 고딘이 중앙을 파고드는 황희찬과 황의조를 방어할 때, 코아테스는 앞·뒤쪽 공간 방어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날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첫 슈팅이 전반 33분에 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답답한 공격이 이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 중반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이는 집중력 향상과 그 궤를 함께 했다. 모두의 예상을 뒤로하고 선제골은 대한민국의 차지였다. 후반 21분 황의조가 돌파 과정에서 코아테스에 걸려 넘어졌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손흥민의 킥이 무슬레라 골키퍼에게 막혔으나, 황의조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세컨볼을 밀어 넣었다. 공에 대한 황의조의 집념이 만들어낸 득점이나 다름없었다.

한순간에 리드를 뺏긴 우루과이는 공격에 집중했다. 수비에 집중했던 그들이 라인을 풀고 올라섰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선제골을 넣은 지 5분 만에 베시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수비 과정에서 김영권이 미끄러지며 클리어링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우루과이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분위기를 순식간에 상대에게 넘겨줄 수 있는 위기의 상황이었다.

그때 대한민국의 집중력이 다시 한 번 빛을 냈다. 후반 36분 정우영이 코너킥 상황에서 득점을 만들어냈다. 석현준의 헤딩슛이 카바니의 발을 맞고 나온 것을 정우영이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스코어를 다시 벌렸다. 벤투 감독은 적절한 선수 교체를 통해 흐름을 대한민국 쪽으로 가져왔다.

벤투 감독도 이번 승리의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우루과이는 조직적으로 잘 갖춰진 팀이고, 선수 개개인의 능력도 출중하다. 훌륭한 팀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 값지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번 경기에서 집중력의 중요도를 느꼈다. 공격이 쉽게 풀리지 않더라도 집중력 있는 세트피스나 찬스를 만들 수 있다면 경기의 주도권을 돌려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FIFA 랭킹 5위 우루과이를 꺾고 자신감을 충전한 대한민국 대표팀의 다음 상대는 파나마다. 순도 높은 결정력이 이어지고, 공격 전개를 보다 쉽게 풀어낸다면 대승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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