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발 박세웅 10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대 KT 위즈의 경기, 1회 초 롯데 선발 박세웅이 역투하고 있다. 2018.10.10

▲ 롯데 선발 박세웅10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대 KT 위즈의 경기, 1회 초 롯데 선발 박세웅이 역투하고 있다. 2018.10.10ⓒ 연합뉴스

 
kt와의 더블헤더에서 2승이 필요했던 롯데가 오히려 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조원우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위즈와의 더블헤더 경기에서 각각 1-10, 0-7로 허무하게 패했다. 만약 더블헤더에서 연승을 거뒀으면 단독 5위 입성까지 가능했던 롯데는 kt에게 하루 동안 두 번이나 덜미를 잡히면서 KIA 타이거즈는 물론 삼성 라이온즈에게도 반 경기 뒤진 7위로 떨어졌다(66승2무72패).

9일 KIA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11-10으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둔 롯데는 이날 2경기에서 고작 1점을 뽑는 극심한 빈타에 허덕였다. 이제 롯데는 KIA와의 잔여 3경기에서 전승을 노려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롯데 입장에서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기선을 잡아야 할 1차전 선발로 등판했던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2이닝을 채 버티지 못하고 조기 강판 됐다는 점이다.

착실히 선발 경험 쌓아온 박세웅

대구 출신의 박세웅은 경북고 시절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연고구단 삼성의 유력한 1차 지명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삼성은 박세웅 대신 한 경기 26탈삼진 기록을 세운 상원고의 좌완 이수민을 선택했다. 결국 박세웅은 신생구단 kt의 1차 지명을 받으며 대구가 아닌 수원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당시 kt는 나머지 구단이 우선적으로 1차 지명을 한 후 전국 단위로 1차 지명 선수를 선발할 수 있었다).

2014 시즌부터 퓨처스리그에 참가한 박세웅은 9승 3패 123탈삼진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하며 kt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당시 kt가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성균관대 야구장이 중앙 펜스가 110m에 불과한 극단적인 타자 친화적인 구장임을 고려하면 박세웅의 활약은 더욱 눈부셨다. 박세웅은 2014년 경찰야구단의 이형범(NC다이노스)과 함께 북부리그 공동 다승왕에 오르며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박세웅은 kt가 1군에 입성한 2015년에도 시즌 초반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지만 5경기에서 4패 ERA 6.86에 그치며 1군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래도 박세웅이 KT의 미래를 이끌어갈 에이스 후보 1순위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kt는 미래의 에이스를 키우는 일보다 눈앞의 1승이 더 급했고 2015년 5월 박세웅을 포함한 4명의 선수를 롯데로 보내고 '즉시전력감' 장성우를 비롯해 5명의 선수를 받아오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박세웅은 롯데 이적 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5경기에 출전해 2승7패 ERA 5.76을 기록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연승을 챙기기도 했지만 KBO리그 전체가 주목하는 우완 유망주의 성적으로는 다소 아쉬웠다. 박세웅은 조원우 감독이 부임한 2016년 시즌에도 풀타임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7승 12패 ERA 5.76을 기록했다. 경험이 부족한 젊은 유망주에게 2년 연속 풀타임 선발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자산이었다..

그리고 박세웅이 쌓은 경험들은 작년 시즌의 결과로 이어졌다. 작년 28경기에 등판한 박세웅은 171.1이닝을 던지며 12승 6패 ERA 3.68로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시켰다. 실제로 박세웅은 작년 시즌 팀 내 선발 투수 중에서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고 다승과 이닝, 탈삼진에서는 브룩스 레일리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롯데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다. 롯데 팬들은 그런 박세웅에게 최동원과 염종석의 뒤를 이어 '안경 에이스'라는 자랑스런 별명을 붙여줬다.

프로 입단 후 4년 동안 500이닝, 예견된 부진?
 
박세웅 '고개 푹' 10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대 KT위즈의 경기, 2회초 KT 공격 때 4점을 연속으로 내준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이 강판 되고 있다. 2018.10.10

▲ 박세웅 '고개 푹'10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대 KT위즈의 경기, 2회초 KT 공격 때 4점을 연속으로 내준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이 강판 되고 있다. 2018.10.10ⓒ 연합뉴스

 
작년 시즌 1억 원의 연봉을 받았던 박세웅은 올 시즌을 앞두고 150% 인상된 2억5000만 원에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게다가 박세웅은 KBO리그 전체에도 흔치 않은 우완 선발 요원이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도 매우 유력해 보였다. 그야말로 선수 생활에 탄탄대로만이 열릴 것처럼 보였던 박세웅이기에 올 시즌의 추락은 더욱 낯설고 아쉽다. 

박세웅은 작년 시즌 전반기(9승3패 ERA 2.81)에 비해 후반기(3승3패 ERA 5.07)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 시즌 동안 5kg을 찌우며 체력을 키웠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도중 팔꿈치 통증이 찾아왔고 이 때문에 5월까지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나마 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는 점이 롯데 팬들을 안심시켰다.

박세웅은 6월 9일 KIA와의 경기를 통해 1군 무대에 복귀했지만 작년 시즌에 보여준 '안경 에이스'의 위용은 찾기 어려웠다. 박세웅은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8번 선발 등판해 1승 4패 ERA 8.10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퀄리티 스타트는 딱 한 번(7월26일 NC전)뿐이었고 5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경기는 무려 5번에 달했다.

9월에도 5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1.93에 그쳤던 박세웅은 팀의 운명이 걸린 10일 kt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로 낙점됐다. 하지만 박세웅의 구위로는 '탈꼴찌'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는 kt 타선을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박세웅은 아웃카운트 4개를 잡는 동안 5점을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 왔다. 선발 싸움에서 완전히 기선을 제압 당한 롯데는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더블헤더에서 허무한 연패를 당했다.

이에 대해 박세웅이 지난 3년간 너무 많은 이닝을 던졌기 때문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세웅은 지난 3년 동안 1군 무대에서 424.1이닝을 던졌다. 2014년 퓨처스리그에서 던진 이닝(118)을 합치면 프로 입단 후 4년 동안 542.1이닝을 던진 셈이다. 물론 KBO 투수의 한 시즌 규정이닝이 144이닝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무리한 부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고졸신인으로 2015년 프로 입단 이후 매년 꾸준히 던져온 박세웅에게는 적잖은 부담이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2018년은 지친 박세웅에게 '안식년'을 줬어야 할 시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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