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시청률 10%'를 넘어선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마의 시청률 10%'를 넘어선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tvN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의 기세가 대단하다. 첫 회부터 5%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깜짝 흥행을 예고한 <백일의 낭군님>은 방송 5주 만에 '마의 10%' 시청률을 넘어서면서 탄탄한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동안 주중 드라마의 흥행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tvN으로선 예상치 못한 대성공이다. 이 쯤 되면 'tvN 전성시대'가 열렸다고 할 만하다.
 
2018년 지상파와 비지상파를 통틀어 최고의 대중적 기대를 받은 작품은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었다. 한류스타 이병헌과 영화 <아가씨>로 충무로의 신데렐라가 된 김태리가 주연을 맡았고, 400억이라는 천문학적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온에어>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태양의 후예> <도깨비>로 연타석 홈런을 쳐 온 '시청률의 여왕'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니 당연한 기대였다.
 
기대만큼이나 시청률과 화제성은 폭발적이었다. <미스터 션샤인> 마지막회 평균 시청률은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 기준 18.129%(닐슨코리아)이었고, 최고 시청률은 20.0%였다. 지상파 포함 전채널 동시간대 1위였던 동시에 타깃 시청층인 2049 시청률로도 그야말로 압도적인 성적을 낸 셈이다.
 
완전히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드라마시장

<미스터 션샤인>의 종영이 아쉬울 틈도 없이 tvN의 성공가도를 월화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이 그대로 이어 나가고 있다. 배우 도경수와 남지현의 찰떡 호흡, 희극과 비극을 넘나드는 탄탄한 구성과 연출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이 작품은 지난 9일 방송된 10회에서 평균 시청률 10.3%, 최고 시청률 11.4%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 같은 기록은 tvN 월화드라마 중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한 <또 오해영>의 마지막회 시청률 9.991%를 뛰어 넘는 수치이자, 근래 tvN 화제작들과 비견해도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 대대적이고 공격적인 홍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깜짝 놀랄만큼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이다.
 
특히 지상파 드라마들의 '대반격'이 만만치 않았던 월화 드라마 시장에서 <백일의 낭군님>이 독보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단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SBS는 신우철 PD와 강은경 작가, 연기파 배우 이제훈을 주인공을 내세운 <여우각시별>로 1위 탈환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차태현-배두나 주연의 KBS <최고의 이혼>, 장혁의 연기가 돋보이는 MBC <배드파파>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 같은 현상은 tvN 드라마에 대한 대중적 충성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선명한 단면이다. 한때 지상파 3사가 주름 잡은 '드라마 시장'이 완전히 새롭게 재편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뿐 아니라 예능에서도 tvN의 인기는 무서울 정도다. '나영석 사단'이 이끄는 tvN 예능은 <꽃보다 할배> <알쓸신잡3> <현지에서 먹힐까-중국편> <신서유기 시즌5>로 이어지며 5%대 시청률을 가뿐히 넘기고 있음은 물론이고 예능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여기에 <둥지탈출> <유 퀴즈 온 더 블록> <인생술집> <놀라운 토요일> <짠내투어> <코미디 빅리그> <대탈출> 등 탄탄한 예능 라인업이 구축 되어 있는 것도 tvN으로선 든든한 일이다.
 
tvN 전성시대, 언제까지 계속될까 
 
 <백일의 낭군님> 스틸 컷

<백일의 낭군님> 스틸 컷ⓒ tvN


이 쯤에서 궁금해진다. 도대체 무엇이 'tvN 전성시대'를 열게 만든 것일까. 가장 확실한 첫 번째 이유는 역시 과감한 투자다. 유연하고 열린 제작 방식과 성공할 만한 작품에 통 크게 쏟아 붓는 경영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드라마의 경우 대부분이 외주제작사가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보니 방송사의 지원과 투자가 많고, 제작 여건이 편한 쪽으로 좋은 대본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좋은 대본에는 당연히 좋은 작가와 톱 배우들이 포진되어 있기 마련이고, 이는 성공 확률을 높이는데 주요한 영향을 끼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상파 3사에 밀리던 tvN 드라마가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유연한 제작 방식과 편성 전략도 큰 몫을 차지한다. 빡빡한 방송 편성 일정을 지속해야 하는 지상파와 달리 tvN과 같은 케이블 채널은 재방에, 삼방까지 가능한 구조다. 때로는 아예 'OO데이'로 잡아 상승세를 달리는 작품을 장시간 TV에 노출시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도 구사한다. 덤으로 쏟아지는 광고수익 역시 지상파와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tvN 예능의 성장세는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상파의 예능 프로그램 대부분은 매 주 1시간 이상의 방송 분량을 뽑아내야 하는 부담감에 시달리는 반면, tvN의 예능들은 시즌제가 이미 안정적으로 정착되어 있다. 이에 대해 KBS에서 tvN으로 자리를 옮긴 나영석 PD는 "tvN으로 옮겨 가장 좋은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할 수 있다"는 말로 에둘러 지상파의 경직성을 비판한 바 있다.
 
어렵사리 지상파가 좋은 드라마 대본을 먼저 받았다고 하더라도 제작이 쉽지 않은 경우도 많다. 가장 좋은 예가 <미스터 션샤인>이다.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를 연이어 놓친 뒤 분루를 삼켰던 SBS는 이번에도 400억 원대 제작비에 대한 제작사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김은숙 드라마를 코앞에서 놓치는 불운을 겪었다. 부가적인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 지상파 방송으로선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제작비였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A급 대본이 케이블(CJ E&M)→종편(JTBC)→지상파순으로 전달되는 흐름이 가속화 되고 있다. 양질의 작품을 만드는 제작사들이 지상파보다 비지상파를 더욱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미디어 권력이 통째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990년대 초반 시작된 다채널 시대에도 굳건해 보였던 지상파의 위상이 불과 4~5년 만에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관심은 tvN의 성장세가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인가다. 드라마와 예능이라는 양대 축을 모두 잡은 tvN에게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현재의 페이스를 어떻게 유지해 나가느냐다. 영향력이 높아지고, 덩치가 커질수록 처음 시작할 때의 유연성과 창의성을 발휘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방송제작 노하우에서 여전히 앞서 있는 지상파의 견제를 꾸준히 극복하는 것도 관건이다. 개국보다 어렵다는 수성의 묘를 tvN은 발휘할 수 있을까.
 
"지상파의 시대는 끝났다"는 tvN 본부장 이명한의 말이 과연 사실이 될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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