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76승 67패를 기록 중인 한화 이글스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다. 11일 기준 리그 3위인 한화는 4위 넥센 히어로즈에 1.5경기 차로 앞서 있다. 13일로 예정된 NC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면 한화는 자력으로 3위를 확정 지으며 준플레이오프로 직행한다.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대다수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지난해 8위에 그친 한화는 2년 반 동안 지휘봉을 잡아 온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투수들의 혹사로 부작용이 속출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 초보 사령탑 한용덕 감독의 역량도 입증이 된 바 없어 최하위 후보로 지목되기도 했다.
 
 부임 첫해 예상을 깨고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한화 한용덕 감독

부임 첫해 예상을 깨고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한화 한용덕 감독 ⓒ 한화 이글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은 시즌 개막 이후 철저한 투수 관리에 입각해 리그 최강의 불펜을 구축했다. 한화 불펜은 평균자책점 4.25,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48로 모두 리그 1위에 올라섰다. 선발진과 타선의 약점을 불펜의 위력으로 상쇄한 셈이다. 

다만 한화의 돌풍이 가을 무대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확실한 믿음을 주는 선발이 없다는 약점과 포스트시즌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에 출전했던 경험이 있는 선수는 김태균, 송광민, 안영명이 전부다. 베테랑 정근우, 이용규, 정우람, 권혁 등이 타 팀에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했지만 한화 이적 후 포스트시즌은 처음 치른다.  
 
 10월 11일 기준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10월 11일 기준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한화는 지난해까지 10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었다. 2003년을 기점으로 2012년까지 10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 트윈스와 불명예 타이기록이다. 

2013년 11년 만에 가을 무대를 밟은 LG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정규 시즌 최종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5-2로 역전승해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과 5차전까지 혈투를 벌이고 플레이오프에 올라와 LG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였다. 

하지만 LG는 플레이오프에서 경험 부족을 노출하며 두산에 1승 3패로 패퇴했다. 타 팀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 이진영, 정성훈 등도 위축된 팀 분위기를 바꾸지는 못했다. LG 타자들은 기본적인 선구안 약점을 노출하며 숱한 득점권 기회를 무산시켰고 무리한 주루 플레이마저 속출해 자멸하고 말았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김태균

한화 유니폼을 입고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김태균 ⓒ 한화 이글스

 
이듬해인 2014년에는 NC 다이노스가 포스트시즌 경험 부족을 노출하며 첫 번째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NC는 1군 데뷔 2년 차 만에 정규 시즌 3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하지만 2년 연속 가을야구를 치르는 LG를 만나 마운드와 수비가 동반 붕괴해 1승 3패로 패퇴했다. 

당시 NC 김경문 감독은 물론 손민한, 이호준, 이혜천, 이종욱, 손시헌 등 타 팀에서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코칭스태프와 베테랑들도 큰 경기에서 위축된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NC는 3차전 4-3 신승으로 창단 후 포스트시즌 첫 승에 만족하고 물러나야 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맞이하는 한화는 2013년의 LG, 2014년의 NC와 유사점이 있다. 부담감과 과욕을 극복하고 평정심을 유지해야만 한다. 가을야구 숙원을 푼 한화가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을 넘어 류현진이 활약하던 2006시즌 이후 12년만의 한국시리즈에도 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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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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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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