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가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정상화 된 것에 대해 뉴커런츠 심사위원들은 한 마음으로 기뻐했다. 4일 개막식 역시 열정이 가득한 무대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특히 일본 배우로 심사위원에 참여한 쿠니무라 준은 최근 제주 해상 관함식을 앞두고 일본 자위대 함정이 욱일기를 게양하고 입항하려는데 반발이 심한 국내 분위기를 "이해한다"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해 주목을 받았다. 이날 오후 일본 해상 자위대는 제주 국제관함식 불참을 통보했다.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전양준 집행위원장(왼쪽부터)과 라비나 미테브스카, 시 난순, 김홍준,  쿠니무라 준, 나센 무들리가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전양준 집행위원장(왼쪽부터)과 라비나 미테브스카, 시 난순, 김홍준, 쿠니무라 준, 나센 무들리가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성호

 
뉴커런츠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적 경쟁부문이다. 비경쟁 영화제를 표방하지만 유일하게 아시아 신인감독들을 발굴하는 뉴커런츠 부문은 부산영화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2년 동안 선택받은 감독들이 국내외적으로 크게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뉴커런츠는 칸영화제와 비교하면 경쟁부문과 비슷하다. 올해는 아시아 전역에서 골고루 선정된 10편이 상영된다.
 
개막 이틀째를 맞은 5일 오전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진행된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홍준 감독은 "그간 심사위원으로 많이 참여했지만 심사위원장은 처음이라며 이 기회를 통해 많이 공부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부산영화제가 어려운 시기를 벗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시기에 그간 쌓아온 성과들을 잘 잇겠다"는 마음 가짐을 나타냈다.
 
김홍준 감독은 "올해 심사위원 구성은 최상"이라며 "의견이 부딪히겠지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중요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스윙보터 역살을 해서 결과에 누구나 동의할 수 있고, 심사위원들이 웃으면 나올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김홍준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김홍준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유성호

  
열정 가득했던 개막식, 김지석 정신 이을 것
 
홍콩의 시 난순 프로듀서 역시 "부산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마음이 안 좋았다"면서 "어제 개막식이 너무 좋았고, 이번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재능 있는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며 심사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심사 기준에 대해 "개인적인 취향이 중심이 될 것"이라면서도 "예산 등의 부수적인 부분 등을 볼 수 있지만 영화 자체로 생각해야 한다"며 "감독이 하려는 말과 감정을 느끼려는 영화를 찾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마케도니아의 배우이자 프로듀서인 라비나 미테브스카 역시 "부산에 대한 이야기 많이 들었다"며 "새로운 영화들과 최근 젊은 감독들 흐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라비나 미테브스카는 또한 좋은 영화의 기준에 대해 "어릴 적 공산치하 국가에서 자라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독서였고, 성장하면서 최고의 예술은 책이라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영화"라며 "이미지와 사운드의 결합체로서 독특한 시각적인 언어" 등을 꼽았다 이어 "감독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중요하게 본다"면서 "아시아영화는 유럽과는 다르게 거장 감독들의 언어를 계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영화관을 나왔을 때 느낌으로 남는 영화와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덧붙였다.
 
이들 여성 심사위원들은 최근 미투 등으로 인해 여성 영화와 여성 영화인에 대한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흐름에 대해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 시간이다. 어떤 공정함 속에 여성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려줄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면서 "보편적인 가치를 묻히게 하려거나, 편견을 가지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15년간 프로듀서로 활동한 라비나 미테브스카는 '발칸에 마초적인 문화가 있어 초창기 언니와 영화 촬영 현장에서 일하며 매일 울었다"며 "여성들은 영화뿐만 아니라 투쟁을 해 왔다. 더 많은 활동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시드니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센 무들리 심사위원은 "부산이 다른 영화제와 다른 점은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는 점"이라며 "개막식은 열정을 잘 보여줬다.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겨왔고, 정상화 된 것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나센 무들리는 또한 "부산영화제는 아시아의 영화인들과 재능 있는 감독들을 뉴커런츠 경쟁을 통해 찾아왔다. 고 김지석 프로그래머 정신을 계승하고, 김지석 정신을 이어 나가겠다"며 지난해 타계한 김지석 전 부집행위원장을 언급했다.
 
 배우 쿠니무라 준이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 참석해 최근 제주 해상 관함식을 앞두고 일본 자위대 함정이 욱일기를 게양하고 입항하는 것에 대해 "자위대는 욱일기가 자신들의 전통이라 굽힐 수 없다고 하겠으나, 한 번쯤 과거사를 생각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며 "사실 일본 아베 정권은 욱일기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갖고 있고, 여러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우 쿠니무라 준이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 참석해 최근 제주 해상 관함식을 앞두고 일본 자위대 함정이 욱일기를 게양하고 입항하는 것에 대해 "자위대는 욱일기가 자신들의 전통이라 굽힐 수 없다고 하겠으나, 한 번쯤 과거사를 생각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며 "사실 일본 아베 정권은 욱일기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갖고 있고, 여러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성호

  
일본은 과거사 생각해야
 
일본배우로 참여한 쿠니무라 준은 한국 사회의 여론을 들끓게 하는 일본 자위대 함정의 욱일기 게양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쿠니무라 준은 기자가 개인적인 입장을 묻자 일본 자위대 욱일기 게양을 잘 모르고 있었던 듯 재차 상황 설명을 요청했다.
 
설명을 듣고 난 쿠니무라 준은 "욱일기라고 하는 것이 일본 해상 자위대의 전통 깃발이라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보다 더 앞선 세대, 특히 한국 분들은 이 깃발에 대해 남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 또한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한국의 욱일기 반대 여론에 동감을 나타냈다.
 
쿠니무라 준은 "자위대는 욱일기가 자신들의 전통이라 굽힐 수 없다고 하겠으나, 한 번쯤 과거사를 생각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며 "사실 일본 아베 정권은 욱일기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갖고 있고, 여러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서는 배우로서보다도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일본의 자제를 요청했다. 일본 영화인들의 아베 정권 우경화 반대 흐름과 결을 같이 하는 모습이다. 
 
쿠니무라 준은 "심사위원으로 첫 경험이라 부담스럽다"면서 "기본적으로 관객의 시각에서 영화를 보려고 하지만 현장의 배우로서 시각도 중요하기에 현장에 있다는 생각으로 여러 관점들을 고려해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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