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김제동> 포스터

<오늘밤 김제동> 포스터ⓒ KBS


지난달 10일 KBS 1TV의 일일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이 처음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과거 KBS 1TV는 일일 시사프로그램의 '강자'로 불려왔다. 그러나 보수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로 낙하산 사장이 내려왔고, 결국 일부 시사프로그램의 연성화는 물론 폐지로까지 이어졌다. <오늘밤 김제동>은 KBS 1TV 일일 시사프로그램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격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그 출발은 쉽지 않았다. 당초 방송인 김제동씨가 프로그램의 '앵커'를 맡는다고 잘못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후 제작진이 나서서 "<오늘밤 김제동>은 과거 엄숙하고 어려운 정통 시사프로그램의 틀을 벗고,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오늘의 이슈를 쉽고 재밌게 풀어나가는 색다른 포맷의 시사토크쇼가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곧 방송 한 달을 맞는 <오늘밤 김제동>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프로그램 제작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오늘밤 김제동>의 팀장인 강윤기 PD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강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오늘밤 김제동>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다 되어 갑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저희가 9월 10일 방송을 시작해서 한 달이 되어가지만, 실질적으로 방송한 건 10회 정도입니다. 방송 시간이 시청률이 잘 안 나오는 시간대라... 첫 주 방송은 2%대에서 시작했는데, 한 주 지나니 3%대로 올라갔어요. 특히 저희가 관심 있게 본 것은 1TV 시청자 중 나이 드신 시니어 계층 외에 젊은 층이 늘었다는 점이에요. 9월 10일 첫 방송할 때 전체 시청층에서 젊은층이 차지한 비율이 35%였어요. 그런데 17일 즈음에는 절반 이상이 3050세대였어요. 시청률도 올랐고 시청 층도 넓어져서, 내부에선 조금씩 프로그램 안정화 돼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 같아요. 입소문이 나면서 매일 지켜보시는 시청자도 늘었고요."

- 초반에 탄력을 받다가 연휴로 인해 흐름이 끊겨서 아쉬울 것 같아요.
"맞아요. 힘들긴 하지만 계속 이어왔다면 좋았지 않았을까 해요. 왜냐면 상승세를 탔기 때문에요. 그러나 추석이 있었고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이슈가 통합합되었기 때문에 (흐름이 끊기는 것은) 불가피했고요. 그런 아쉬움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재정비하는 시간이 되었어요. 몇 년 만에 데일리 생방송을 준비한 거라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그 때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은 이유는 뭘까요?
"저희로선 반응이 좀 더 좋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죠(웃음). 원래 1~2% 시청률이 나오는 시간대거든요. 좀 더 높여야 하는 건 당연한 거고요. 다만 저희가 보기에 저희가 걱정한 것보단 시청률이 잘 나오고 있어요. 또 젊은 시청자가 많은데, 아무래도 시청자들이 그동안 이런 프로를 보고 싶어 하지 않았나 해요. 특히 김제동씨가 KBS라는 지상파에 오랜만에 복귀했고, 편안하게 소통하고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장점이 있으신 분이잖아요. 그런 게 시청자들 눈에 익으면서 시청자가 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희 프로그램은 조금 다른 형식의 프로그램이잖아요. 그게 처음에는 어색하고 낯설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특파원들이 나오는 코너가 있어요. 그리고 역스타그램이라고 역사를 들여다보는 코너인데 재밌다고 해요. <김제동의 오늘밤>은 그동안 정형화된 프로그램들과 다른 느낌을 주는데, 거기에 김제동씨 특유의 소통+재밌는 진행이 결합되면서 점점 좋아지지 않나 생각해요. 또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PD 중심 데일리 시사는 8년만, 실수 있었지만..."
 
 강윤기 KBS PD

강윤기 KBS PDⓒ 이영광


- <오늘밤 김제동>은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이잖아요.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은 8년 만에 부활한 것인데 어떠세요?
"PD들이 중심되어 만드는 데일리 시사프로그램은 8년 만이죠. 사실 초반엔 많이 힘들었어요. 데일리 시사프로그램은 업무 자체가 상당히 타이트하고 아주 정신없이 돌아가거든요. 그걸 오랜만에 하다 보니까... 오디오 기술상의 실수라든지 흔히 말하는 사고가 몇 번 있었어요. 말씀드린 대로 초반의 혼란, 시행착오 그리고 오랜만에 하니 '이런 게 있었지'라는 것들을 하나씩 수정해 가고 있어요. 그걸 토대로 더 안정화 시키면서 더 생생한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끼리는 이제 어느 정도 틀과 감이 잡혔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틀이 아니라 내용을 잘 만들어서 시청자들에게 선택받으려 해야겠죠."

- 포맷이 라디오에 가까운 것 같던데 TV로 하는 이유가 있나요?
"저희는 라디오에 가깝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일부에선 열린 포맷, 그리고 팟캐스트처럼 느껴진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왜냐면 세트 자체를 좀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기존의 정형화 된 TV 프로그램 중엔 출연자들과 시청자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것들이 많은데 <김제동>은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했죠. 방송을 보시면 음악 감독도 현장에 있고 출연자들도 편안하게 앉아서 마이크를 대하거든요. 

팟캐스트의 편안함과 그 포맷이 가진 장점에 저희가 중간중간 VCR, 르포나 다큐 등 TV만 가진 강렬한 힘을 주는 효소를 결합시켜서 시너지를 내고 싶은 게 저희 욕심이고 목표죠. TV, 라디오, 팟캐스트 등의 모든 장르 장점을 넣어 <오늘밤 김제동>을 늦은 시간대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오늘밤 김제동>의 장점은 뭐라고 보세요?
"저는 <오늘밤 김제동>이라는 제목에 프로그램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KBS에는 <추적 60분>, <심야토론>, <다큐3일> 같은 시사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어제나 오늘 발생하거나 내일 발생할 것 같은 중요한 소식을 그때그때 대응하지 못한다는 반성과 고민이 있었습니다.

<오늘밤 김제동>의 장점은 오늘 밤에 방송한다는 거예요. 오늘 아침 일어났던 뉴스를 며칠 뒤나 몇 주 뒤가 아니라 오늘 바로 소화할 수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 지난주 같은 경우 뉴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한 것에 대해서 바로 그날 특파원 연결도 하고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 비서관이 나와서 그걸 소화하는 거죠. 즉 어제, 오늘, 내일의 이슈를 바로 오늘 밤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요.

둘째는 김제동이라는 MC가 가진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제동씨는 소통과 공감에 있어 대한민국에서 손꼽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가진 분이잖아요. 그런 분이 저희 프로의 얼굴이고 장점인 거죠. 시사라면 딱딱하고 왠지 어려운 단어를 쓰고 왠지 그들만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편안하고 위트 있게 얘기해 줄 수 있는 게 김제동씨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연자들도 이에 공감하시더라고요."

- 김제동씨의 장점은 알지만, 어느 정도 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란 예상은 하셨을 것 같은데요.
"솔직히 저희가 생각한 것과는 다른 논란이 벌어지더라고요. 일단 그 논란 자체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고요. 많은 연예인이나 방송인이 자기 생각을 표현할 방법은 있거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같이 일해보니 김제동씨는 다른 기자나 PD, 아나운서 등 전문가들처럼 세상에 관심 많으신 분이더라고요. 거기 초점을 맞췄습니다.

같이 이야기해 보니까 어떤 사안에 대해 자신만의 고민을 갖고 있었고 또 소통하고 싶어 하는 지점도 있더라고요. 그 장점을 최대한 살려주고 그것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논란을 제가 굳이 언급하자면... 다른 의도를 가지신 분들에 의해서 필요 이상의 논란이 만들어지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그 논란의 핵심도 제가 보기에는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 김제동씨는 타 방송 아침 라디오 DJ를 하고 있어서 섭외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맞아요. 근데 다행인 게, 저희가 접촉하다 보니까 본인도 이 프로그램 기획안을 좋아했고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소속사에서 체력적으로 되겠냐고 했는데, 한 번 만들어 보자고 하셨대요. 저희는 고맙죠. 아침 프로나 심야 프로 진행자로 선택된 건 그만큼 능력이 있는 분이라는 이야기니까... 그분이 그걸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저희가 같이 노력해서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기계적 중립 지킨다? 이슈 따라 다양한 의견 듣는 것 뿐"

- 일부에선 김제동씨가 너무 기계적 중립을 지키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어요.
"저희가 일부러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건 아니고요. 이슈에 따라서는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위 말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런저런 시각도 있다는 걸 다양하게 보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시사 이슈를 쉽게 공감하고 소통하고 시청자들과 얘기를 나누는 게 목표라고 했잖아요. 시청자들의 의견은 다양할 수 있으니까요. 합당한 이유와 출연의 명분이 있는 분은 누구든 초대해 모시는 것이지 기계적 중립을 의식하지는 않습니다."

- 예전엔 오직 TV 수상기로만 방송을 봤는데 지금은 볼 수 있는 게 다양하잖아요. 그만큼 미디어 환경이 달라진 건데 이런 부분 어떻게 보세요?
"이런 부분이 힘들어요. 많이 바뀌는 사이 KBS는 뒤처졌더라고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떠났고 내용도 외면 받았어요. <오늘밤 김제동>을 알찬 내용으로 채워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받게 만들어야지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미디어 환경상) 더 이상 KBS가 시청자들에게 '이 시간에 이 프로그램 봐달라'라고 할 입장이 아니라고도 생각해요.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시간대에 저희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해줘야 하고 그걸 위해 노력하는 게 'KBS가 달라졌구나, 공영방송다워졌구나' 인정 받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거기에 맞춰 가고 있죠. <오늘밤 김제동>은 어떻게 보면 그런 걸 해보려고 시작한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저희 홈페이지에 들어 오시면 전날 방송 중 일부 내용을 다시 편집해 올린 비디오 클립을 보실 수 있어요. 그런 것들이 KBS가 다시 젊어지고 변화하고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하고 있는 노력 중 하나라고 봐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그런데 많이 힘들어요(웃음)."

- 아이템 선택은 어떻게 하세요?
"아이템 선정은 다른 언론 보기도 하고 제보받아요. 요즘에 워낙 미디어가 많다 보니 그런 걸 통해 듣기도 하고요. 중요한 건 저희 제작진이 본인만의 생각들이 있다는 점이죠. 예를 들면 지지난 주 방송분에 가리봉동 중국 교포들의 애환을 다룬 5분짜리 VCR이 있었는데, 그건 담당 PD가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거예요. 매일 매일의 아주 첨예한 시사 이슈부터 현안과 조금 떨어져 있지만, 우리 이웃이 사는 모습 등을 폭넓게 담으려고 해요. 그런 걸 제작진의 경험과 개인적인 고민, 또는 다른 미디어를 통해 생기는 인사이트들, 제보를 가지고 만들고 있습니다. 데일리다 보니 회의를 계속 하는데, 토론하다 보면 이런 거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막상 방송할 땐 바뀌어 있기도 하고 계속 변화하죠."

"예상치 못한 곳에서 김제동과의 케미 만들어졌다"
 
 KBS 1TV <오늘밤 김제동>의 한 장면

KBS 1TV <오늘밤 김제동>의 한 장면ⓒ KBS


- 특별한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아요.
"김제동씨가 출연자와 나름의 케미를 만드는 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케미가 만들어졌어요. KBS에는 5명의 PD 특파원이 있어요. 미국에 2명이 있고 나머지는 일본, 중국, 프랑스에 있어요. 이분들과 현안을 가지고 연결하다 보니까 각 PD 특파원의 개성과 부임지의 특성이 어우러지며 김제동씨와 각 특파원간 재미난 상황이 만들어져요.

이 코너가 유명세를 탔어요. PD 특파원들 존재도 잘 알려지고... 보통 뉴스에서 특파원들은 아주 근엄한데 이분들은 편안히 농담도 하고, 김제동씨가 던진 특유의 농담이 의외의 케미를 만드는 거예요. 저희가 보기엔 잘 만들어졌어요. 저희가 짠 건 아닌데 재미난 상황이 만들어졌어요."

- 화상 연결 잘 안 된 부분도 재밌던데.
"초반 많이 공감하고 소통하는 장치로써 화상연결을 시도했어요. 초반에 욕심을 낸 거죠. 데일리 생방을 하려면 많은 게 준비됐어야 했는데, 기술적으로 그게 되지 않아서 오디오가 잘 안 들리는 사고가 몇 번 있었거든요. 시청자들은 '오늘은 잘될까'라고 재밌게 말씀하시지만, 저희는 하루하루가 무섭고 긴장됐어요. 그래서 좀 더 준비하고 기술적인 것도 보완하려고 노력했어요. 특히 귀한 시간 내주셨는데 오디오가 잘 안 나와서 하시고 싶었던 말씀이 전달 안 된 부분은 죄송하죠."

- <오늘밤 김제동>이 어떤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기를 바라세요?
"<오늘밤 김제동>을 보면 오늘 우리나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시청자들이) 현안을 쉽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면 해요. 그리고 다음 날 학교나 회사에 가서 어제 일어난 일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해요. 시청자들이 쉽고 편안하게 접할 수 있는 시사프로가 되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저희가 이제 틀은 어느 정도 갖췄고 내용을 좀 더 풍성히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이 봐주시고 소문도 내주세요.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댓글 써주시고 그렇게 해서 <오늘밤 김제동>이라는 공간에 모여서 일어난 일을 얘기하고 의견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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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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