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상중인 25호 태풍 콩레이. 주말 부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얘보되고 있다.

북상중인 25호 태풍 콩레이. 주말 부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얘보되고 있다. ⓒ 기상청

 
정치적 탄압으로 인한 영화인들의 보이콧으로 지난 2년 간 파행을 겪은 부산영화제가 개막을 하루 앞두고 북상하는 태풍과, 영화제 기간 중 해운대에서 열릴 예정인 퀴어축제 찬반대립 논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의 파행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행사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 영화제에 돌발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영화제 측은 "대비책을 세워놨다"며 "행사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관객들의 안전과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태풍 비상...영화의 전당으로 장소 이동
 
 지난 2016년 당시 개막전 태풍으로 인해 크게 훼손된 비프 파빌리온

지난 2016년 당시 개막전 태풍으로 인해 크게 훼손된 비프 파빌리온 ⓒ 유성호

 
북상 중인 25호 태풍 '콩레이'가 관객인 가장 많이 몰리는 주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보되면서 부산영화제는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지난 20년 간 영화제 기간 중 태풍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았는데, 2016년의 경우 개막을 앞두고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비프 파빌리온이 모두 망가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13년에도 태풍 '다나스'가 부산 인근을 지나치면서 주최 측은 해운대에 설치된 시설물들을 예정보다 일찍 해체했다.
 
올해도 태풍 예보에 따라 해운대에 설치된 파빌리온을 철수하고 예정됐던 행사는 영화의 전당 광장으로 옮긴다는 방침이다. 부산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행사 진행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혹시라도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어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주말 야외상영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간 폭우가 내리는 경우에도 야외상영은 진행돼 왔다. 개폐막식이 열리는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은 지붕이 있어 우천에도 상영에 지장을 받지 않는 곳이다. 다만 강풍이 불 경우 위험요소가 생길 수 있기에, 상영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주말 상영 여부는 개막 직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남포동과 중앙동 등에서 올해 첫 시작하는 '커뮤니티 BIFF'의 경우도 실내 행사라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무관계자는 "야외에서 계획된 파티 행사의 경우는 비가와도 어딘가에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5일 저녁 런칭 행사 진행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영화제 대부분의 상영은 실내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야외행사의 안전 문제나 이동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 외에는 관객들이 영화제를 즐기는데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 퀴어축제 찬반 대립 주시
 
 
 해운대해수욕장 앞 구남로에서 6일 개최 예정인 부산퀴어문화축제

해운대해수욕장 앞 구남로에서 6일 개최 예정인 부산퀴어문화축제 ⓒ 부산퀴어문화축제

 
태풍보다 영화제가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6일 해운대에서 열릴 예정인 퀴어축제다. 이 축제를 반대하는 종교계가 방해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충돌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프 파빌리온 바로 앞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부산영화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자칫 행사에 차질은 물론 관객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퀴어문화축제는 6일 오전부터 해운대 지하철역에서 해수욕장로 가는 구남로에서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해운대구청은 집회를 불허했고, 부산퀴어문화축제 측은 강행을 예고했다. 그러자 지역 보수단체들이 같은 장소에서 맞불집회를 열기로 하면서 주말 해운대의 혼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대구와 인천, 제주 등지에서도 행사를 강행하려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심하게 충돌했다. 영화계는 일반적으로 퀴어축제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영화인들이 행사에 참여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과 영화인들이 몰리는 거리에서 자칫 퀴어축제 찬반을 놓고 극한 대립이 생겨 영화제로 불똥이 튀지 않을지 마음 졸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오거돈 시장 개막식 못 와... 서병수 전 시장도 참석 안 해
 
 지난 9월 10일 서울에서 영화인들을 만나 부산영화제 사태에 대한 사과와 함께 지원을 약속하고 있는 오거돈 부산시장

지난 9월 10일 서울에서 영화인들을 만나 부산영화제 사태에 대한 사과와 함께 지원을 약속하고 있는 오거돈 부산시장 ⓒ 부산시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며 부산영화제 정상화에 역할을 한 오거돈 부산시장은 올해 방북일정이 급하게 생기면서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부산시는 "오거돈 시장이 10월 4일부터 6일까지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10·4 11주년 민족통일대회'에 남측 방북단 공동대표단장 자격으로 방북한다"고 2일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2일 오전에 방북 일정이 확정됐다"며 "부득이 3일의 부산영화제 전야제와 4일 개막식에 참석을 못한다"고 전했다. 이어 "부시장이 참석할 예정이고 시장은 영상 인사를 통해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거돈 부산시장이 이용관 이사장, 영화인 대표와 함께 10월 4일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개막식에서 '2018, BIFF 정상화 원년'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부시장이 대신하게 됐다.
 
당초 부산영화제 내부에서 초청 가능성을 언급했던 서병수 전 부산시장도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개막을 앞두고 화합을 위해 그간 부산영화제를 반대한 인사들까지 초청하기로 하면서 서 전 시장 참석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영화인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영화제 파행의 주범으로 어떤 조사도 처벌도 받지 않은 서 전 시장이 영화제에 발을 들여놓게 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일부 독립영화인들도 서 전 시장을 초청할 경우 관객과의 대화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결국 서병수 전 시장은 개막식에 안 오는 것으로 정리됐다.
 
주요 영화사 파티 재개
 
 국내외 영화인들이 교류하는 부산영화제 파티 현장

국내외 영화인들이 교류하는 부산영화제 파티 현장 ⓒ 부산국제영화제

 
올해 영화제가 정상화되면서 주요 투자배급제작사들의 프로모션 행사 등도 재개된다. 영화제 측 관계자는 지난 2년 간 중단됐던 CJ, 롯데, NEW, 쇼박스 등 주요 영화사들의 파티가 다시 열린다고 밝혔다.
 
이들 영화사들은 해마다 부산에서 경쟁적으로 파티를 열었는데, 영화계의 보이콧과 김영란법 등으로 인해 지난 2년 간은 행사를 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영화제가 정상화되고 관련법 규정이 구체화되면서 행사를 다시 개최하게 됐다.
 
보이콧을 주도했던 한국영화감독조합역시 올해 참여를 결정하면서 지난 2년 간 중단했던 '한국영화감독조합상'도 부활시켰다.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가운데 2편을 선정해 각 5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영화제 후반부에 '한국감독조합의 밤' 행사도 따로 가질 예정이다.
 
부산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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