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대표팀 김연경(192cm)과 김수지(187cm)

여자배구 대표팀 김연경(192cm)과 김수지(187cm) ⓒ 박진철


여자배구 대표팀이 올해 가장 중요한 국제대회를 앞두고 진천선수촌에서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29일부터 10월 20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2018 여자배구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한다. 그에 따라 27일 격전지인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훈련 기간이 불과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세계선수권이 중요한 이유는 2020 도쿄 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 출전권과 조편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세계랭킹 점수가 가장 많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세계선수권에서 획득한 랭킹 점수가 다음 대회가 열리는 4년 동안 유지되는 것도 큰 혜택이다.

세계선수권에 출전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한국 배구가 세계적 수준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최고의 대회에서 세계 정상급 팀들과 직접 대결해보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크다.

문제는 한국이 1라운드에서 '죽음의 조'에 편성됐는 점이다. 2라운드(16강 리그)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지막 연습경기, '엔트리 전원' 경기력 점검

여자배구 대표팀은 21일 진천선수촌에서 남자 고교 팀인 제천산업고와 연습경기를 실시했다. 제천산업고는 지난 11일 끝난 CBS배 전국 남녀 중고배구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경기 결과는 대표팀과 제천산업고가 세트 스코어 2-2(25-23, 25-22, 15-25, 23-25)로 비겼다.

대표팀은 주전급 선수들이 1~2세트를 소화했고, 3세는 일부 주전 선수를 교체했다. 4세트는 고교생 3인방을 모두 투입하는 등 비주전 선수 위주로 경기를 치렀다. 대회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주전과 비주전 선수 전원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점검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을 중점적으로 훈련하는 모습이었다. 선수단의 분위기는 진지하면서도 활기차 보였다.

세계선수권 대표팀의 포지션별 선수 구성을 살펴보면, 레프트는 김연경(31세·192cm), 이재영(23세·178cm), 이소영(25세·176cm), 오지영(31세·170cm)이 발탁됐다. 오지영은 리베로 출신이지만, 후위 수비 강화를 위해 '서베로'(서브와 리베로 역할)로 뛸 예정이다. 라이트는 박정아(26세·187cm)와 장신 고교생 정호영(18세·190cm)이 맡는다.

센터는 양효진(30세·190cm), 김수지(32세·188cm)와 고교생 박은진(20세·188cm), 이주아(19세·186cm)가 책임진다. 세터는 이효희(39세·173cm), 이나연(27세·173cm), 리베로는 김해란(35세·168cm), 나현정(29세·163cm)이 나선다. 국가대표 단골 멤버인 김희진, 강소휘, 배유나 등은 부상과 재활 때문에 세계선수권에 합류하지 못했다.

한국 속한 C조... '16강 티켓' 놓고 대혈전 예고
 
 여자배구 2018 세계선수권 대표팀 선수들(진천선수촌, 2018.9.21)

여자배구 2018 세계선수권 대표팀 선수들(진천선수촌, 2018.9.21) ⓒ 박진철


2018 여자배구 세계선수권 대회는 1라운드에서 24팀이 6개 팀씩 4개 조(A~D조)로 나뉘어 풀리그로 경기를 펼친다. 각 조 4위까지 2라운드(16강 리그)에 진출한다. 

세계선수권에서는 특히 주의해야 할 대목이 있다. 1라운드의 성적이 16강 진출 여부만 가르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모든 경기의 승패가 중요하다. 1라운드 같은 조에 속했던 팀들과의 승패·승점을 2라운드의 순위 계산에 그대로 합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라운드에서는 1라운드 같은 조 팀들과는 다시 경기를 치르지 않고, 다른 조에서 올라온 4팀과만 경기를 한다.

2라운드는 16강 크로스 리그다. 1라운드 A조 1~4위와 D조 1~4위가 E조(8팀)로 편성되고, B조 1~4위와 C조 1~4위가 F조(8팀)로 편성된다. 1~2라운드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매긴 뒤, 각 조(E·F)의 3위까지 3라운드(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1라운드 조편성을 살펴보면, 한국은 '죽음의 조'인 C조에 포함됐다. A조는 일본(개최국, 세계랭킹 6위), 네덜란드(8위), 아르헨티나(11위), 독일(13위), 카메룬(18위), 멕시코(26위)가 편성됐다. B조는 중국(1위), 이탈리아(7위), 터키(12위), 불가리아(17위), 캐나다(19위), 쿠바(25위)로 구성됐다.

C조는 미국(2위), 러시아(5위), 한국(10위), 태국(16위), 아제르바이잔(24위), 트리니다드토바고(34위)로 이뤄졌다. D조는 세르비아(3위), 브라질(4위), 도미니카(9위), 푸에르토리코(13위), 카자흐스탄(21위), 케냐(33위)가 들어갔다.

한국이 속한 C조는 만만한 팀이 한 팀도 없다. 미국과 러시아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정상급 팀이다. 태국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한국이 1-3으로 패한 바 있다.

아제르바이잔도 지난해 9월 유럽선수권에서 4위에 오른 강호다. 2014~2015시즌 현대건설 외국인 선수로 맹활약했던 폴리나 라히모바(29세·195cm)를 비롯해 공격진이 195~199cm에 달하는 장신 군단이다. 트리니다드토바고도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포함돼 있어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초반 2연전' 사활... 국내 방송사, 한국팀 '전 경기 생중계'

한국은 2라운드에서도 첩첩산중이다. 죽음의 조를 통과할 경우, 2라운드에서 B조에서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는 4개 팀과 맞대결한다. B조에서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는 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중국·이탈리아·터키 등 최근 가장 경기력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세계 정상급 팀들이다.

반면, 일본이 포함된 A조와 D조는 일본과 한국 대표팀을 기준으로 볼 때 이길 가능성이 있는 팀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한국은 29일 태국전을 시작으로, 아제르바이잔(9월 30일), 미국(10월 2일), 러시아(10월 3일), 트리니다드토바고(10월 4일) 순으로 맞대결한다. 2라운드(16강 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태국, 아제르바이잔을 상대하는 초반 2연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어야 한다. 

그러나 미리부터 지나치게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한국 여자배구가 런던 올림픽 등 큰 국제대회에서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예상을 깨고 좋은 경기를 펼친 전례도 많았다.

한편, 국내 종편(종합편성채널) 방송사인 TV조선은 이번 세계선수권 한국 팀의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또한 스포츠 전문 채널인 SPOTV는 한국 팀의 경기를 재방송할 예정이다. 해설은 여자배구 레전드인 장윤희 위원이 맡는다.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자배구의 여정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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