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Utd-인천현대제철, 수원 FC-수원도시공사, FC서울-서울시청

인천 유나이티드(아래 인천)와 수원 삼성의 K리그 28라운드가 펼쳐진 지난 15일, 조금 특별한 손님들이 인천 축구 전용경기장을 찾았다. 바로 인천과 함께 연고지를 공유하는 여자 실업축구 WK리그의 인천현대제철(아래 현대제철) 선수단이었다. 이날 현대제철 선수들은 하프타임에 경기장으로 내려와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고 사인볼 증정 행사도 진행했다.

이날 이벤트의 백미는 경기 시작 전 열린 현대제철 선수들의 팬싸인회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동메달리스트인 김혜리, 심서연, 임선주, 장슬기, 한채린이 선수단 대표로 팬싸인회를 진행했고, 현대제철 미드필더 이영주는 이 현장을 인스타 라이브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인천현대제철이 손을 잡았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인천현대제철이 손을 잡았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공식 페이스북

 
인천 유나이티드와 인천현대제철의 이 같은 '콜라보레이션'은 물이 들어올 때 제대로 노를 저으려는 인천 유나이티드 마케팅의 일환이다. 월드컵의 문선민과 아시안게임의 김진야가 연이어 대표팀에서 활약을 펼치며 관중몰이에 힘을 보태자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대제철과도 손을 잡으며 '방점'을 찍었다.

이처럼 같은 지역에 연고를 둔 K리그와 WK리그 구단 사이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수원 FC-수원도시공사, 우리는 홈구장도 함께 쓰는 '남매 구단'
 
 수원FC와 수원도시공사가 함께 사용하는 수원종합운동장. 두 팀의 엠블럼이 모두 걸려 있다.

수원FC와 수원도시공사가 함께 사용하는 수원종합운동장. 두 팀의 엠블럼이 모두 걸려 있다.ⓒ 청춘스포츠

 
대한민국의 축구 수도를 자처하는 수원에 자리잡은 두 남녀 구단이 이 방면에서는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수원 FC의 전신인 수원시청 축구단은 2003년 창단 이후 줄곧 수원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2008년 수원시시설관리공단 여자축구단이 창단되며 한지붕 식구가 된 것이다.

그렇게 남매가 된 두 팀은 2010년 나란히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경사를 누렸다. 먼저 수원시청은 2010 대한생명 내셔널리그 후기리그 준우승 및 통합 순위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뒤 준결승과 결승에서 강릉시청과 대전 한국수력원자력을 차례로 쓰러뜨리며 사상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수원시시설관리공단은 리그 출범 2년차인 2010 WK리그에서 20경기 12승 3무 5패로 현대제철에 이어 6팀 가운데 2위에 올라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그리고 1차전 0-1 패배를 2차전 2-0 승리로 뒤집으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수원시시설관리공단의 2010년 우승은 지난해까지 총 아홉 차례 챔피언결정전을 치른 WK리그 역사에서 인천현대제철(5회)과 이천대교(3회) 이외의 팀이 거둔 유일한 우승 기록이다.

이후 수원시청은 2012년 프로화를 확정짓고 수원 FC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나 2013시즌부터 K리그에 참가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조덕제 전(前) 감독의 지휘 아래 K리그 클래식 승격을 이뤄내기도 했다.

수원시시설관리공단은 2010년 이후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두다가 수원도시공사로 이름을 바꾼 2018시즌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전력을 끌어올려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FC서울-서울시청, 우리는 유니폼도 같이 입는 '남매 구단'
 
 FC서울과 서울시청 엠블럼이 함께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한 서울시청 여자축구단 선수들

FC서울과 서울시청 엠블럼이 함께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한 서울시청 여자축구단 선수들ⓒ FC서울 홈페이지

 
지난 2013년, FC서울은 서울시청 여자축구단에 FC서울 선수들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유니폼을 지원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청은 2013 WK리그 개막전부터 FC서울과 서울시청, 그리고 유니폼 제조사 르꼬끄 엠블럼이 함께 새겨진 유니폼을 선보일 수 있었다. 당시 서울시청 소속이던 전(前) 여자축구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박은선도 이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2012 K리그 챔피언 FC서울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서울시청은 그 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리그 출범 이후 줄곧 중하위권을 맴돌던 서울시청은 2013시즌 24경기 11승 7무 6패 승점 40으로 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리그 3위에 오른 고양대교를 플레이오프에서 1-0으로 꺾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으나 현대제철과 1차전 1-1 무승부, 2차전 1-3 패배로 챔피언 등극에는 실패했다.

2013시즌 준우승은 현재까지도 서울시청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으로 남아 있다. 이 시기 기록한 11승과 40승점 역시 구단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었으나, 2017시즌 배우 박한별의 아버지이기도 한 박채화 전(前) 감독이 12승 5무 11패 41승점을 올리며 이를 경신했다. 하지만 팀은 시즌 막판 화천KSPO에게 밀려 리그 4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서울시청과 달리 FC서울은 데몰리션 콤비를 앞세워 리그 정상에 올랐던 2012년의 좋은 기세를 계속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2013시즌 리그 4위, FA컵 8강에 그쳤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광저우 헝다에게 원정 다득점에서 밀리며 우승컵을 넘겨줘야 했다.

현재는 유니폼 지원 협약이 종료되어 두 팀 모두 각자의 유니폼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K리그와 WK리그 팀들의 행보는 장기적으로 K리그뿐 아니라 WK리그까지 윈-윈할 수 있는 마케팅이다. K리그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통해 높아진 축구 열기를 리그에까지 옮겨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내년 프랑스 여자 월드컵을 앞둔 여자축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들이 돌아오고, 현대제철이 기다리는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할 티켓의 주인공을 가리는 싸움이 절정에 오른 지금이 관중들을 불러모을 최적의 시기다.

한국축구의 두 근간, K리그와 WK리그의 상생이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서로를 발전시켜 나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6기 윤지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스포티즌이 운영하는 청춘스포츠 기자단들이 함께 콘텐츠를 생산합니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