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만 만나면 작아지는 LG LG 선수들이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두산과의 경기에서 3-10 대패한 뒤 고개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LG는 서울 라이벌 두산을 상대로 올 시즌에 13연패를 기록, 한 번도 두산을 이기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따지면 15연패.

▲ 두산만 만나면 작아지는 LG LG 선수들이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두산과의 경기에서 3-10 대패한 뒤 고개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LG는 서울 라이벌 두산을 상대로 올 시즌에 13연패를 기록, 한 번도 두산을 이기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따지면 15연패. ⓒ 연합뉴스

 또 다시 두산 베어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맞대결 연패도 계속 이어졌다. 게다가 위태롭게 지켜왔던 5위 자리를 빼앗기면서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새롭게 선임한 사령탑과 함께 야심차게 시즌을 출발했지만, 그 기억은 잊혔다. 여러모로 걱정거리가 많아진 LG 트윈스의 이야기다.

LG는 20일과 21일 양일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두산과의 홈 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며 5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헨리 소사와 차우찬, 팀 내에서 믿을 만한 선발 투수들을 내보내고도 단 1승도 수확하지 못한 것은 매우 뼈아프다. 이번 2연전을 통해 2패 이상의 충격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점 길어지는 두산전 연패, 선수들의 자신감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마운드, 타선, 수비 등 모든 요소에서 두산이 LG보다 앞선다는 것이 이미 11번의 맞대결로 증명됐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다보니 LG로선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고, 이는 2연전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로 그대로 나타났다. 어이없는 실책이 연이어 나오고 주루 플레이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적잖게 나왔다. 위축된 상태로 경기에 나선 선수들의 자신감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21일에는 2회말 두산 선발 린드블럼을 상대로 네 타자 연속 출루에 성공했음에도 무득점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머금었다. 선두 타자 가르시아가 좌익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만들어내고도 2루에서 태그 아웃 된 이후 채은성의 내야안타, 양석환의 볼넷, 정주현의 우전 안타로 1사 만루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유강남의 1루수 파울플라이 아웃, 김용의의 헛스윙 삼진으로 한 명의 주자도 홈을 밟지 못했다. LG 타선의 현주소를 한 이닝에 다 보여줬다.

물론 두 경기에서 공식적으로 기록된 실책은 1개(21일, 5회초 오지환)에 불과하지만 스스로 자멸하면서 경기의 흐름이 두산으로 넘어갔다. 쉽게 말해서, 두산전 연패가 계속된 이유 중 하나였던 디테일이 또 다시 LG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다른 팀들과 경기를 치르면 크게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유독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나마 올 시즌 두산전에서 매 경기마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김현수도 없는 가운데서 경기를 치렀다. 공-수 모두에서 그의 빈 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현재 김현수의 몸 상태로는 정규시즌 잔여 경기 출전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LG는 남은 맞대결도 김현수가 없는 전력으로 임해야 한다. 설마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 셈이다.

매년 두산전에서 호투를 펼친 소사도, 4년 연속 10승을 기록한 차우찬도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소사는 5이닝, 차우찬은 4.2이닝을 소화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소사의 경우 20일 두산전이 끝난 이후에 오른쪽 고관절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21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여러모로 두산전이 남긴 상처는 컸다.

아직 세 번이나 남은 맞대결... 두산전 전패도 걱정해야

두산전이 다 끝나지 않았다. 오는 29~30일 2연전, 10월 6일에 추가로 편성된 경기까지 총 세 경기가 LG를 기다리는 중이다. 결코 적은 경기 수가 아니다. 21일 두산전까지 132경기를 소화했고, 두산전을 제외하면 남은 경기는 9경기밖에 없다. 연패를 끊고 최소한의 소득을 챙겨야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남은 경기에서도 이기지 못한다면 역대 KBO리그 특정 팀 상대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금까지 최다 연패 기록은 롯데의 KIA전 18연패(2002년 9월 27일~2003년 9월 13일)로, 단일 시즌 특정 팀 상대 최다 연패 기록은 1982년 삼미의 OB전 16연패(4월 15일~9월 16일)다. 두산이 추석 연휴를 전후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다면 비교적 여유롭게 라인업을 운영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LG의 연패가 끊긴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역대 특정 팀 최다 연패를 기록한 팀들이 대부분 그 해 시즌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G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존심을 구겼을 뿐만 아니라 팀 성적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5위 KIA에 비해 분위기가 다소 침체됐고, 잔여 경기도 많이 남았다고 볼 수 없다. 아직 레이스가 끝나진 않았더라도 냉정하게 판단한다면 가능성만 놓고 볼 때 KIA가 유리한 게 사실이다.

언제쯤 두산전 트라우마에서 벗아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되도록이면 빠른 시일 안에 연패를 탈출하는 날이 찾아오길 바라는 게 LG의 바람이다. 그러나 연이은 악재에 선수단의 사기까지 떨어진 상황을 감안한다면 최악의 새드엔딩을 마주해야 할 준비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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