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연기했던 모 배우로부터 "곽동연이 배려심이 깊어 주변에서도 칭찬이 자자하다"는 말을 듣게 됐다. 19일 오후 서울 삼청동에서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아래 <강남미인>) 종영 인터뷰 차 만난 곽동연에게 '촬영장에서 배려를 잘 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던데'라고 운을 뗐다. 곽동연은 민망했는지 한참동안 '으허허허'하며 특유의 웃음 소리를 한참 냈다. 그러더니 한 마디를 덧붙였다.

"나는 재미 없고 긴장되고 많이 처진 현장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일을 하더라도 즐겁게 했으면 좋겠고 다른 이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현장 분위기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편안하고 즐겁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없는 농담도 하고 스태프들에게 장난도 치고 그랬다. 소문이 자자하게 났나? 다행이다."

"신인 배우들, 도울 수 있는 만큼 돕고 싶어"

2012년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7년차 배우가 된 곽동연은 상대적으로 신인 배우들이 많았던 <강남미인> 현장에서 선배 축에 속했다. 그는 16살 때 첫 드라마의 첫 신을 촬영하던 때가 기억난다면서 "그냥 걸어가면 되는데 왼손과 왼발이 정말 같이 나가더라"라고 답했다. 그는 그의 데뷔 때만큼 긴장했을 <강남미인> 속 신인 배우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내가 도울 수 있는 만큼은 도와야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곽동연은 "그냥 장난도 치고 맥주 한 잔 하면서 작품 이야기도 했다"면서 "(신인인) 단계에서는 스태프들이랑 연기적인 의견을 주고받는 것도 힘들어한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경험에서 비롯된 말들을 해드리고 연기를 맞춰보는 정도였다"고 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이제는 의식적으로 움직이려고 한다. 의도적으로 더 주변을 신경 쓴다. 점점 더 많은 분들이 나를 보고 계시니까 예전보다 책임감이나 무게감이 더 생겼다. 거기에 잘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 다 같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내 주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그런 기운이 내 주변의 주변 사람에게도 조금씩 퍼져 나가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새싹이 피어나지 않을까.

조진웅 선배님이 '흰 눈밭을 걸어가더라도 앞서가는 사람이 발자국을 곧게 잘 남겨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씀처럼 나도 선배로서 내가 먼저 걸어온 길을 남들도 잘 갈 수 있도록 해주고 엇나갈 것 같으면 조언해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화학과 조교'이자 '완벽한 선배'인 연우영 캐릭터와 곽동연은 흔히 말하는 '싱크로율'이 높았다. 그는 "나와 접점이 많은 인물이었다"면서 "가끔 팬 분들이 '배우님, 왜 연기 안 하고 곽동연 본인의 모습으로 나오느냐'는 말을 많이 했다"면서 또 '으허허허' 웃었다.

그는 이어 "나는 아직 내공상 100% 내 자신을 배제시키고 캐릭터만 갖고 플레이(연기)를 할 수가 없다"면서 "그럼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청자 분들이 '연우영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면 내 실수가 되는 거니까"라고 답했다.
 
"실제로 연상을 많이 만나기도"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곽동연은 <강남미인>에 출연했던 배우들과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6월부터 시작해 올해 그 무덥던 여름을 통째로 <강남미인>에 할애했다. 드라마 종영 소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곽동연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속이 시원하다. 날아갈 것 같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더웠고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곽동연은 할 일이 많았다. 그는 연우영 캐릭터도 감독과 상의하면서 조금씩 만들어나갔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설정은 그가 "빈틈이 없고 완벽해 보이지만 허당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해서 받아들여졌고, 기타를 치는 신이나 스크린 야구장에 가는 신도 추가됐다.

"감독님께서 쓸모 있는 신들을 얹어주셨다. (웃음) 악기를 할 줄 아느냐고 물어보시길래 아무 생각 없이 '취미 생활로 기타를 친다'고 했더니 기타신을 넣어주시면서 '널 위해 준비했다'고 말씀해주시더라. 갑자기 화학과 조교가 이렇게 해도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또 단막극에서 야구 선수 역할을 한 적이 있는데 청춘물이니 스포츠 관련된 신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스크린 야구장에 가는 신도 만들어졌다. 야구? 원래 진짜 못한다. (웃음)"

곽동연이 맡은 연우영은 신입생 강미래(임수향 분)를 짝사랑하는 역할이었다. 극 중에서는 연우영 역할이 훨씬 나이가 많지만 실제로는 배우 임수향이 곽동연보다 나이가 7살 더 많다. 곽동연은 "조금 걱정했다. 누나가 내가 어른인 척 한다고 느끼거나 설레지 않으면 실패니까. 투정을 많이 부렸지만 워낙 연기를 잘 하니 잘 해주실 거란 믿음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게 차이고 집에 가는데 시간도 딱 동틀 무렵이고 마음이 허하더라"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곽동연은 "고백신에서 미래가 거절을 하고 울지 않나. 수향 누나가 해준 연기가 아니었다면 납득이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래가 사람을 얼마나 아끼는지 설명이 잘 되게끔 연기를 너무 잘 해주시니 연기하는 입장에서 너무나 편했다"고 답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강남미인> 속에서 연우영은 이상형이 확실한 캐릭터이다. 그렇다면 실제 곽동연의 이상형은 어떨까. 그는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하는 사이가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어려운 결정인 만큼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대였으면 한다"라며 "외모도 중요하지만 내적인 성향과 가치관이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사실 연상이랑 더 잘 맞는다. 지금까지 호감을 가졌던 분들을 생각해보면 대부분 연상이었다. 만났던 분들도 연상이 더 많았다. (웃음)"

이제 <강남미인>을 비롯한 짝사랑 연기는 그만하고 주연으로서 사랑이 맺어지는 연기도 해야 하지 않을까. 곽동연은 "아직 무섭다"고 했다. 그는 "온전히 한 작품의 주인공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아직 부담스럽고 무섭다. 다행히 지금 단계적으로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고 많은 경험이 쌓인 후에 하고 싶다. 몇 년은 숙성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서른까지는 애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성장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해봐야"

<강남미인>은 외모지상주의적 세태를 비판하는 메시지가 뚜렷한 드라마였다. 어릴 적 못생겨서 놀림을 받은 주인공 미래가 성형을 하고 대학 생활을 시작하지만, 성형을 했다는 이유로 또 다른 편견에 시달리게 된다. 미래는 주변의 폭력적인 시선들을 딛고 성장해간다.

곽동연은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던 드라마라 더 좋았다"며 "극 중에서 미래도 그렇고 수아(조우리 분)도, 다른 친구들도 외모지상주의에서 파생됐던 다양한 피해자"라고 말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그는 "자기도 모르게 폭력을 휘두르고 있던 불특정 다수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 게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면서 "친구와 주고 받는 이야기 속에서 외모 평가나 비하 같은 것들이 주변에 넓게 깔려있다는 것들을 요즘 느낀다. 이제는 이를 인식하고 신경써서 점점 줄여나가고 예방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이어 "이런 것들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을 해봐야할 것 같다. 우영 또한 본인 생각을 올곧게 정립돼 있는데 해결 방안에 대해서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아마 우영처럼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알고는 있지만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하는지 모를 것이다. 그 방법을 다 같이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라고 제안했다.

진지하게 말을 이어가던 곽동연은 강아지 '절미' 이야기가 나오자 '으허허허' 하면서 웃었다. '절미'는 최근 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강아지의 이름. 얼마 전 곽동연은 우연히 '절미'와 인증샷을 찍어 단숨에 화제에 올랐다. 곽동연은 '(드라마 속) 인기를 체감하느냐'는 말에 '절미'를 언급했다. 그는 "얼마 전에 동네 카페에 갔는데 (어떤 손님이) 날 보더니 '헉' 하시는 거다. 갑자기 '절미 만나신 분 아니냐면서 사진 좀 찍어주면 안 되겠느냐고 하시는 거다!"라면서 웃었다.

"물론 드라마를 보고 알아봐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말이다. 그래서 잠깐 소속사 사람들이랑 연기자로서 내 정체성은 어디로 흘러가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으허허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배우 곽동연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배우 곽동연이 19일 오전 서울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곽동연 절미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구르미 그린 달빛 외모지상주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