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진행된 <미스 마>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김윤진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진행된 <미스 마>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김윤진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SBS

 
"진짜 대한민국 파이팅입니다."

할리우드에서 10여 년 만에 한국 드라마로 돌아온 배우 김윤진이 드라마 촬영현장의 현실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윤진은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된 SBS 새 토요 드라마 <미스 마>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오는 6일 첫 방송되는 <미스 마>는 전 세계에서 사랑 받는 추리소설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원작을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김윤진은 9년 전 딸을 살해한 범인으로 몰려 치료 감호소에 갇혔다가 탈출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미스 마'로 변신한다.

2004년 미국 ABC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하며 미국으로 진출한 김윤진은 오랜 기간 할리우드에서 활약했다. <세븐데이즈> <하모니> <시간 위의 집> 등 그간 틈틈이 한국 활동도 해왔지만 모두 영화였다. 이번 <미스 마>로 김윤진은 1999년 방송된 <유정> 이후 19년 만에 안방극장 관객들을 만난다. 당시 조연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미스 마>가 그의 한국 드라마 첫 주연작인 셈이다.

늘 센 캐릭터만 맡는다? 수동적이면 매력 못 느껴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진행된 <미스 마>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배우 김윤진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진행된 <미스 마>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배우 김윤진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BS

 
김윤진은 <미스 마>를 선택한 이유로 가장 먼저 대본을 꼽았다. 그는 "누구나 한번쯤 애거서 크리스트 책을 읽어보지 않았나. 나 역시 애거서 크리스티의 팬이었다. 이를 한국적으로 재구성한 박진우 작가님 대본을 4부까지 받았는데 단숨에 읽었고 너무 재미있었다. 원작의 주인공 '미스 마플'은 원조 걸크러시 같은 캐릭터인데 한국 버전은 좀 더 따뜻한 이야기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억울한 일을 겪은 후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19년 동안이나 한국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대본이 마음에 안 들었다기 보다는 스케줄 때문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미니 시리즈에 출연하려면 4개월이 넘는 시간이 필요한데 미국에서 활동하다 보니 그 정도 시간이 없었다. 영화는 비교적 제 스케줄에 맞춰줄 수 있었고 그래서 선택했다. 감사하게도 꾸준히 드라마 제의를 받았지만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윤진은 가부장적인 남편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여성으로 성장하는 캐릭터(로스트)나 100% 승률을 자랑하는 변호사(세븐데이즈) 등 카리스마 있고 '센' 역할을 주로 선택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미스 마'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늘 센 역할만 맡는다'는 주변의 시선에 대해 김윤진은 "능동적인 캐릭터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꼭 남자가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자도 할 수 있는데 왜 (작품에서) 남자한테 기대야 하나. 그런(수동적인) 캐릭터에는 개인적으로 매력을 못 느낀다"고 털어놨다.

할리우드를 경험하고 돌아온 김윤진, 그가 놀란 이유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진행된 <미스 마>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김윤진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진행된 <미스 마>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김윤진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SBS

 
"드라마 촬영을 하다 보니 대한민국 파이팅입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 20신을 찍는 것은 (미국에서는) 정말 상상도 못했다. 현장에 나갈 때마다 스케줄 표를 보면 '이걸 다 못 찍지, 어떻게 찍어' 생각하지만 다 찍더라. 10년 조금 넘게 미국 드라마 촬영을 했는데, 하루에 많이 찍어봤자 9개 신, 그것도 짧은 신 2개 정도 있어야 가능했다. 그런데 한국에서 매일 20신을 찍는 스태프들 너무 대단하다."

19년 만에 한국 드라마를 촬영하는 소감을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한국 드라마 촬영현장이 열악하고, 급박하게 돌아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비교적 환경이 잘 갖춰진 할리우드를 경험한 김윤진은 한국 드라마 촬영현장에 혀를 내둘렀다고.

그는 "휴식시간부터 달랐다. 미국에서는 12시간 근무제도가 있고 주말은 반드시 쉰다. 일주일에 4일만 촬영하고 나머지는 청소 등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미스 마> 촬영을 시작하고 나서 빨래를 돌려본 적이 없다. 가끔 들어가서 설거지만 한다"며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우리나라 스태프와 배우의 힘을 느끼고 매일 감탄한다"고 고백했다.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진행된 <미스 마>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배우 김윤진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진행된 <미스 마>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배우 김윤진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BS

 
김윤진은 특히 드라마 배우들의 연기력에 감탄했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한 번만 찍고 오케이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데 매번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한 번의 기회를 살려서 대단한 연기를 해낸다. 영화는 거의 두 번 이상 테이크를 찍고 미국 역시 그랬다. 텔레비전에 출연하면서 연기를 잘 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몸소 체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스 마>에 임하는 김윤진의 각오는 남달랐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드라마 대표작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미국 드라마와 한국 영화로 오랜 기간 활동했는데 대한민국 배우인데도 한국 드라마 중엔 대표작이 없다는 게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촬영도 잘 하고 좋은 반응을 얻어서 <미스 마>가 김윤진의 드라마 대표작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윤진 미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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