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얼굴, 그 맞은 편>의 한 장면.

영화 <얼굴, 그 맞은 편>의 한 장면.ⓒ DMZ국제다큐영화제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아래 DMZ영화제) 한국경쟁부문 초청을 받은 <얼굴, 그 맞은편>(이선희 감독) 온라인예매 중지 건에 대해 영화제 측이 입장을 밝혔다.

디지털 성폭력을 소재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해당 작품에 대해 디지털성폭력클린센터 공동대표 2인은 지난 9월 7일 의정부지법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14일 기각하면서 법적인 부분은 일단락된 상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DMZ영화제 측이 일방적으로 온라인예매 중지 결정을 했다는 게 이선희 감독의 주장이었다. <얼굴, 그 맞은편>은 소가 제기된 이후인 11일부터 14일 오전까지 온라인예매가 막혔고, 기각 직후 다시 열려 지난 16일 공식 상영일정을 소화했다.

그간 이선희 감독은 SNS에 DMZ영화제 측의 대처를 공개하며 세 가지를 짚었다. '민사소송 판결 전 감독에게 주어진 권리를 침해했다'며 이 감독은 영화제 측에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규정 마련, 운영의 독립성이 보장될 규정 마련을 요구했다.

17일 이선희 감독은 <오마이뉴스>에 "온라인예매 중지 전 어떤 상의도 없었다. 영화제 측은 부산영화제 <다이빙벨> 사례를 들며 소가 제기됐으니 일단 온라인예매를 막은 것이라 들었다"며 "DMZ영화제 내부에도 정확한 규정이 없다는데 그럴수록 감독과 상의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고, 관례로도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공론화한 것"이라 전했다.

이어 이 감독은 "제 영화 경력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이번 건은 절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감독은 주체로서 그런 과정에서 함께 논의할 수 있게끔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약 4일간 중지됐던 온라인예매의 결정 과정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한 것. 
 
"시스템 미숙 인정, 그 부분 사과할 수 있어" 

이에 대해 정상진 DMZ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은 "11일 오후 사무국장을 통해 감독에게 집행부 회의 결과를 전했고, 감독이 이를 통보로 받아들인 것 같다. 통화 이후 예매를 중지했다"며 "이선희 감독은 홍형숙 집행위원장이 예매를 (다시) 열겠다고 했고, 부집행위원장은 판결 전까진 열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오해가 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선희 감독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집행위원장과 부집행위원장 모두 소가 제기된 이상 온라인예매 중지 결정을 중지로 모았다는 게 정상진 부집행위원장의 말이었다. 정 부집행위원장은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제기된 이상 영화제 입장에서도 피신청인이 되기에 법률 자문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며 "신청을 무시하고 손해배상을 하더라도 끝까지 갈 것인지 일단 중지를 시켜야 하는지 자문을 구했고, 프로그래머들과 회의 결과 그렇게 내린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예매 중지 건에 대해 변영주 감독 또한 입장을 보탠 상황이다. 변 감독은 16일 자신의 SNS 계정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누군가 제기하면, 일단 예매는 중단하는 것이 맞다"며 "<공범자들> <다이빙벨>이 그런 경우다. 이미 개봉 준비를 하고 있고, 광고도 시작한 상황이지만 예매는 중단된다. 그게 룰"이라 적었다. 이어 그는 "그걸 알기에 시시껄렁이들이 이용하는 것. 하지만 만약 가처분 신청을 한 사람들이 소위 우리편이라면? 예매를 막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싸움인 것"이라며 "대신 상영 주체(영화제 측)는 법원에 신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다만 변 감독은 "이번 일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많은 것은 소통과 연대의식 부족이라 생각한다"며 "가처분 신청을 알게 됐을 때 영화제 측은 통보가 아니라 감독, 제작자와 함께 의논했어야 했다. 적어도 개막식에서 그 상황을 모두와 공유하고 이 영화가 상영되길 바라는 어떤 결의가 필요했다"고 절차상 아쉬움을 표했다. 동시에 그는 "그러나 이 부족함이 사과의 근거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얼굴, 그 맞은 편>이 많은 이들에게 향유하길 바람에도 불구하고 이선희 감독의 적은 적어도 영화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련의 공론화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정상진 부집행위원장 역시 "본래 12일 오후에 판결이 나온다고 (법원 측에서) 했는데 기각될 거라고 봤다"며 "24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바로 다시 온라인예매를 열 수 있다고 판단해 따로 영화제 홈페이지 등에 공지를 하지 않았다. 감독을 배려하려는 의도였는데 그 과정에서 혼란을 일으킨 건 운영의 미숙이다. 심각하게 생각하고 사과할 수 있다. 감독이 오해를 푸셨으면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선희 감독이 요구한 사과의 범위에 있어서 그는 "올해 영화제에서 상영금지 가처분에 대한 부분은 어느 영화나 같은 기준으로 예매 중지할 것이기에 공식 사과는 할 수 없다"며 "감독과 영화제가 물리적 합이 안 맞은 것에 대해선 사과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건에 대해 영화제 측은 오는 19일 예정된 'DMZ국제다큐영화제 10주년 포럼' 자리에서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이선희 감독 역시 "영화제가 누구의 편에 서야 하는 것인지 공론의 장에서 논의하겠다"며 참가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일각에서 제기한 성별 프레임, 즉 '부집행위원장이 남성이기에 해당 영화 온라인예매를 중지시켰다' 혹은 '영화 속 주인공들이 힘없는 여성이기에 피해를 보게 됐다' 등의 비판에 대해 이선희 감독은 직접 "사실이 아니"라며 "DMZ영화제 집행위원회 운영에 그런 프레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 영화를 경쟁에서 제외하거나 상영금지 조치를 취한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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